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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님도 늙어가시네요.

sue 조회수 : 2,436
작성일 : 2012-10-03 00:52:49

올해 칠순이신데, 많이 기력이 약해지신 것 같아요.

 

본인 몸이 그러니 이런저런 일들 하기 싫으시겠죠.

 

여러 다른 시어머님들과 비교하면 적당히 정많고 철은 좀 없으시고,

유일한 단점이라곤 노후준비 안되어 있으신 거, 그 때문에 자식에게 온전히 기대어 살고 계신데

살짝 사치스러우신거...그러나 마음만은 비단결, 한말씀, 한말씀 하셔도

사랑받고 자라고 살아오신 태가 나서 정이 넘치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얄밉고 밉다가도, 그 천진함에 헛웃음을 치게 만드는 그런 분입니다.

 

이분의 사랑은 맞아들인 첫째 아들, 바로 남편인데요.

 

다른건 몰라도 아들 생일 만은 본인이 챙겨주셔야 했더랬죠.

그래서 직장때문에 외국으로 온 지금 5년동안 계속 EMS로 냉동해서 전이며 잡채며 갈비며

국까지 전부 냉동해서 보내셨어요.(물론 아들 모르게 제게 EMS비며, 재료값은 받아내셨단 건 비밀..ㅋㅋㅋ)

 

늘 하시던 말씀이 내 아들 생일은 내가 차려준다!! 였는데,

올해 아들 생일이 다가오는데도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연락해보니, 올해부터는 니가 해라~ 하십니다.

 

연세도 드시고, 오랫동안 잘 못보는 아들 마음도 멀어진 것 같은데.........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전화하는 거

보니 그건 아닌거 같고, 이젠 기력이 달리시는 것 같아요.

 

처음엔 살짝 부담도 되고, 얄밉기도 했던 어머님의 아들 바라기...세월엔 장사없다는 말이 확 와닿으니

어머님 연세들어가시는 거에 안쓰러움도 더해가고, 가까이 모시지 못하는 거에 대한 아쉬움도 커져갑니다.

좀 철이 없으시고 가끔 사고를 치셔도 왜 그있잖아요. 미워하지 못하게 천성은 착하고 해맑으셔서

좋으신 분이요...흐흐흐....

 

오해하실지 모르는데 결혼해 5년동안은 매주 두번씩 맞벌이 하면서도 시댁 가서 지내다 왔고,

결혼하고 첫해부터 맞벌이 하면서 시부모님 생활 봉양해왔어요. 못된 며느리 도리 못하는 며느리는 아닙니다.

 

이래저래 영양가 없는 횡설수설이 되었는데,

그!!!!! 시어머니가 그!!!! 사랑하는 아들 생일 챙기는거에 이젠 손을 놓으신다고 하니..........

많이 기력이 쇠해지셨구나...싶어 참 마음이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그냥 오늘 통화하고 나서 갑자기 든 생각이라 주절주절 써봤어요.

IP : 124.24.xxx.9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3 6:50 AM (116.41.xxx.66)

    아, 우리 엄마가 생각이 나는 글이예요.
    다만 적당히 사치스러운 것 좋아하는 성품이지만
    자식들 생각해서 구두쇠시라는 것.
    자식들에 온전히 기대어 사시지만
    용돈이나 기름값도 주시고.. 마음만은 여유롭고
    비단결이시고 살짝 소녀 같으신 엄마.
    이젠 기력이 퍽 쇠하셨는데, 건강하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요.

  • 2. ^^
    '12.10.3 8:00 AM (220.86.xxx.167)

    외국에서 떨어져 사시니 그런 맘이 드시는 거, 아시죠?
    오셔서 하루만 같이 살아보시면..-_-
    초쳐서 죄송하지만..

  • 3. 윗님은
    '12.10.3 9:43 AM (39.120.xxx.11)

    친정엄니라고생각해보슈

  • 4. ㅎㅎ
    '12.10.3 10:01 AM (175.113.xxx.251)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약간 푼수같지만 자식사랑은 넘쳐서 내가 비집고 들어가 마구 큰소리치고 하던...
    할머니는 멋적게 웃으시고...
    기력이 떨어지시는게 안쓰럽게 느껴지는게 당연하다고 봐요.
    우리 어머님도 어디 안가신데요. 나들이인데도. 기력이 많이 떨어지셔서.
    그래서 요즘 궁리중입니다. 어찌 해야 할까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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