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대한민국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뉴스로 들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내 주변의 여성주의자들은 하나같이 복잡미묘한 표정이다.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를 둘러싼 정치담론을 지켜보며 페미니스트들이 괴로운 이유는, '여성'의 이름으로, 여성 존재를 젠더 경험만으로 환원시키고자 하는 진보와 복수를 막론한 가부장제 기획에 반대하면서도, 여성 정체성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논의의 장을 만들면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국가/사회가 어떤 것인지를 질문하는 민주주의 정치를 시작해 나가야 하기 때문일 테다. 필요한 일이지만..
박근혜 후보가 왜 여성을 대표할 수 없는지 혹은 누가 '여성'을 대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그 기준이 '진짜 여자다운 여자', 그래서 '진짜 국민'이라는 정상성의 규범을 구축하는 것에 맞추어져있기 때문에 발생한 효과이다. 그리고 그 정상성의 규범은 다른 사회적 주체들인 비혼 여성, 불임 여성, 레즈비언, 트랜스젠더와 같은 성소수자, 국제이주 결혼여성 등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배제되고 차별받는 것으로 ...
결혼한 동료 페미니스트에게 "너도 가족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가족에 대해서 잘 알아야해"라는 말을 들은 경험을 소개하면서 여기에서 가족과 여성은 어떤 가족, 어떤 여성인지를 질문한다.
여성이 가족제도와 맺고 있는 관계는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뭘 얼마나 여자로 살아봤는지, 집안일을 도와보지도, 취업에서 차별을 받지도, 혼수와 시집살이에 설움을 겪어보지도 않았다, 가슴 달렸다고 다 대한민국 여자로 산 건 아니다'라는 비판에 공감하기 바쁘다. 지난 대선 전 "나처럼 애를 낳아 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 수험생을 은 키워 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는 그 유명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