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은 외동딸인데 아이 둘 이상 낳으신 분 있으세요?
네 저는 외동딸이에요.
그 시절 아버지가 가난이 지긋지긋해서 저 8개월때 아버지 28세...그때 그 어린 ㅠ나이에 정관수술 해서 끝내셨다네요.
지금 생각하면 대학 복학생정도 나이에 남들은 애 낳을 나이에 정관수술하는 심정이 어땠을까 싶고 그렇네요.
의사도 안해준다고 (아빠가 워낙 동안이기도 했거든요.) 잘 생각하라고 후회한다고 말렸는데
그 의사한테 당신이 그럼 대책없이 낳으면 내 애 돈 대서 다 키워줄거냐고 난 능력이 없어 못낳는다고 그랬다네요...
그러니 의사가 이 잘난 사람이 아까운 인물에 더 낳지 ㅉㅉㅉ 고시랑 고시랑 하며 수술했대요...
아무튼 각설하고...;
저는 뭐 덕분에 살림 좀 핀 집에서 별로 부족한 것 없이 잘 지내다가 결혼했어요.
그리고 어릴때부터 아버지의 자식 하나 이상 무용론
(뭐 예로 들자니 좀 또 편견을 조장하는 바가 많아 생략...)을 하도 들어서 애 하나 이상은 저도 싫어요;;;
근데 남편은 결혼 전에는 제가 나는 애 별로 안좋아해서 하나만 낳고 말거야 했는데
그때는 소 귀에 경읽기마냥 응 응 뭐 알아서 해. 하더니
결혼해서 애 지금 딸 하나 낳았는데 갑자기 애를 더 낳자고 둘째는 꼭 있어야한다 그런 식으로 막 우기는겁니다;
정작 본인은 매일 야근에 늦어 육아 도움 하나도 안되면서;;
(있을때는 애 좋아하고 잘 보긴 하는데 워낙 바쁜 직장이라 매번 늦습니다.)
돈은 뭐...미래 보장은 꽤 되는 편이고 수입도 그 나이 평균은 되는 편이지만..뭐....;;(공무원이에요.)
아무튼 객관적으로 재산이 많은건 아니라도 돈때문에 남편 능력때문에 애를 안낳겠다가 통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제가 체력도 약하고 애도 별로 썩 막 좋아하지 않고 양육체질도 아니고......
애 하나는 어떻게 어떻게 이뻐하며 키우겠는데 애 하나 이상 집에 돌아다니는게
저 혼자 크다보니 상상이 안돼요. 남편이 바쁘다보니 아빠 역할도 거의 없어 제가 다 해야하는데;;
우리 친정엄마는 얌전하고 난리 안피우는 저 키우며 정말 우아하게 공주같이 사셨거든요.
명절에도 제사 없는 집에 시집가셔서 정말 곱게곱게 사세요.
외할머니가 아빠 직장 오지로 갈때 엄마 따라갈때 저도 한 3년 아예 외갓집 데려가서 키워주셨고....
(제가 몸이 약해서 병원 근처에 살았어야했거든요 지금은 아주 튼튼하지만..ㅎ
저는 글쎄요 그닥 결핍감도 없고 외할머니 집에서 호강한 기억밖에 없네요 ㅎㅎ;;사람 나름인가봅니다.)
근데 저는 모르고 시집가서 제사 6번에 명절 두번에 뭐...그렇네요 하하하;;;
(우리 엄마도 우리 애 짬나면 많이 봐 주시긴 해요.)
근데 여기서 애 하나 더 낳을 생각하니 그 옛날 우리 엄마보다 더 고생하며 살 생각하니 솔직히 눈앞이 아득해져오네요..;
엄마도 어유 야. 나 애 하나 키워봤는데도 니 할머니 손 빌려가며 키웠고 힘든데 니가 애 둘을 어떻게 키우니.
집에 애 하나 이상 있으면 정신없을거야. 그냥 하나만 낳고 치워라 애 하나는 왔다갔다 하며 내가 도와주는데
애 하나 이상은 엄마도 정신없어서 못들여다본다..하고 ㅎㅎ
저도 애 하나 이상 집에 있는게 클때 형제도 없으니 상상도 안될 뿐더러
형제가 있는 사람은 애 키울때 아 우리 엄마처럼 해야지 아 이건 우리 엄마처럼 안할거야 그런게 있겠지만
전 그런것도 없고.
지금 두돌 안된 아기 집에 돌아다니니 이애 하나 따라다니며 사고 안치나 안깨지나 보는것도 힘든데
얘+ 큰애 하나 더 있는것도 상상 안되고...그래요.
근데 남편하고는 전혀 타협이 안되네요.
남편은 둘째가 있어야한다! 나는 둘째는 힘들다! 못키운다!
이건 뭐...
다른 문제는 대화와 타협으로 원만히 타결이 되어서 지금껏 살아왔거든요. 진짜..나름 사이 좋은 부부인데
이건 애를 1.5명을 낳을 수도 없고;;;;
이 문제만 밤에 자기 전에 나오면 남편 토라지고 저도 표정 굳어지고.
진짜 안싸우려면 제가 몰래 피임시술이라도 하고 애 안생기네 어떡하지 해야할 판입니다.
진짜 농담 좀 섞어 말하면 둘째 문제때문에 싸우다 이혼하게 생겼습니다.
제가 양보를 해야 하나 생각하게 된 시점이기도 한데
문제는 엄마도 외동딸만 키워봤고 그래서 저한테 롤모델이 없어요...;;
그래서 더 막막...
다른 외동딸분들은 아이 둘 이상 낳으신 분 계세요?
그런 분들은 엄마나 자기 형제 관계에서 얻지 못한 노하우를 어떻게 얻어가며 사시나요?
명절날 또 다른 분들이 외동은 외롭다 외롭다 해서 고민이네요.
저는 30년 살아와도 부모님과 관계도 더 돈독하고 안외롭던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