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 언니와 그래도 곧잘 놀더니.. 이제는.. 올것이 왔습니다.
첫째는 아기때 아픈이후로 발달지연이 있는 아이입니다. 전반적으로 늦기 때문에 나이보다 어린 행동이 많고 이해심과 양보는 가끔. 고집은 매번 피우는 힘든 언니입니다.
언니입장에서 동생에게 양보란 거의 없고, 대단히 까칠하고 고집도 대단한 편입니다(집에서만. 밖에선 조신). 가뭄에 콩나듯.. 챙기는 모습이 있긴 합니다.
요근래 그전처럼 자주 놀지 않습니다. 보드판(파티션처럼 접는)을 펼쳐서 자기공간을 만들어놓고. 1인용 자그마한 소파를 가져다 놓고는 그 안에 둘째본인의 중요한 물건들을 선반에 올려놓고는 혼자놀기를 한 지 2주쯤 된듯한데.. 그때부터인것 같아요. 동생이 언니에게 다가가기를 애쓰지 않는것이요. 동생은 호기심도 많고 발랄해서 항상 재미있게 놀자고 언니에게 조르고 또 잘 놀던 아이였어요. 언니의 힘든 기질 다 맞춰주며, 애교부리며 지내다가. 때로는 상호작용이 잘안되거나 동생에 대한 배려를 못받을 때 그렇게 서럽게 울곤 했고 그러고는 또 잘 놀던 아이였어요.
바빠서 유심히 못보다가 요근래 살펴보니.. 첫째는 혼자 그림그리다가 동생의 아지트(?) 를 찾습니다. 별거없고 그냥 한번 보고.. 동생이 반응이 없으니(동생은 항상 언니에게 놀이를 제안하곤 했고, 고집센 언니를 곧잘 맞춰주기도 하길래 성격좋다라고만 생각했어요) 더는 아무말도 않고 그대로 갑니다. 서로 따로놀기가 되었어요..
둘째는 그 전에도 놀이터에 언니랑 함께 가서 놀면서도. 눈으로는 놀만한 친구를 검색합니다. 그래서 맘맞는 친구가 있으면 둘이 뛰어다니며(큰애가 자연스레 어울리질 못하니 따가 되는 상황-?) 재미있게 놀고. 그 와중에 갑자기 동생을 빼앗긴(?) 언니는 어중간하게 함께 어울리려 애쓰지만 재미없어하는 눈치이고 한참 신난 동생을 소심하게 방해합니다. 동생은 놀기 바빠 신경도 안쓰죠..
이젠 이 아이가 다른 생각을 하나봅니다.
유치원에서 가면(6세인데 티오가 안나서 이제 다니기 시작) 친구들도 많고. 또 미술학원에 가서도 단짝친구가 있고..
이제는 집안보다는 바깥생활에 더 흥미가 진진한 모양인게 보입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왜 이리 복잡할까요..
큰아이는 안밖에서 제가 케어해야 하고, 그때마다 늘 함께했던 둘째인데.. 이제 엄마랑 언니는 자기생활에서 비중을 뺀것같아 이 상황이 속상해요.
언니가 정말 언니답고, 그래서 동생을 챙기고 했으면 이런 상황은 없을텐데..
그리고 동생은 언니가 우리집의 관심대상1호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큰아이에 맞추니까요.
이제는 동생도 살펴줘야 하겠어요.
이 아이가 친구를 찾는거야 당연한 일이지만.. 집에서 자신의 아지트를 건드리지도 못하게 하고 그곳에 자주 가있는 이 아이에게 해줄 말은 어떤걸까요?
우리가족끼리도 재미있을때가있었는데. 이제 이 아이가 너무 훌쩍 커버린것 처럼 행동해요,
별의별 생각,말도 다 하구요. 때로는 입 꾹 다물고 있고,, 오늘은 잠간 예민한 사춘기 딸 대하는 느낌이 살짝들었어요.
첫째만 걱정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둘째는 또 그대로 염려가 되네요. 밖으로 도는 아이가 되진않을까, 우리 가족이 이대로 따로놀진 않을까..
물론 똘똘한 둘째가 잘 놀고 잘 어울리고 하는건 당연하고 대견한 일이에요.
그런데 또 언니에겐 동생이니까.. 잘 어울렸음 하는게 제 마음이에요. 너무 속상하지만.. 언니랑 함께 있는 동안엔, 집 안에서만은 안타까운 첫째가 마음 편히 지내게 하고 싶어요.
의견 많이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