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애 얘기입니다 중학생 여자아이에요
영수학원을 다니고 있고 성적은 300명중 200~250등을 왔다갔다 합니다
시험때는 학원에서 바짝 시키니 좀 합니다 어쩔수 없이..
근데 평상시에 공부 거의 안하구요
글타고 껌씹고 애들 패고 다니거나, 화장하고 죽어라고 돌아다니는것도 아니고, 연예인 팬질을 하는것도 아니고..일본 애니메이션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행여나 지능이 안되는 아이를 제가 엄마라는 이름으로 욕심으로 사교육현장에 몰아 넣는건 아닐까 싶어 학습지능 검사도 받아보고 아이큐 검사도 받아보고 했습니다
그런 사람 있다면서요
다른 지능은 다 괜찮은데 학습지능이 보통 사람보다 낮거나 혹은 수학적, 언어적 지능이 평균치보다 낮아 아무리 노력해도 그 부분은 개선이 안되는 사람...
저희 아이가 혹시나 그런 아이라면 제가 과감히 부족한 부분은 포기하고 우수한 부분은 살려줘서 뭐든 애가 좋아하거나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자 싶었습니다 근데 정상이랍니다
게다가 공부잘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높대요
왜 공부를 잘 하고 싶니? 하고 상담선생님이 물었더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답니다
뭐가 되고 싶은데? 하고 물었더니 선생님 같은 상담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했답니다
지금은 학원을 다니고 있지만 전에 영어는 과외를 다니고 수학은 과외를 받았더랬습니다
수학 과외 선생님을 일년사이에 네분이나 그만두게 했습니다 저희애가요
선생님한테 싸가지 없는 소릴하거나, 버릇없이 굴거나, 수업시간에 대놓고 핸펀을 하거나 하는거라면 저도 과외선생님 보기 쪽팔*서라도 못 시켰을거에요
근데 과외선생님들 그만 두는 이유가 모두 똑같았어요
애가 성의가 없대요 배우려는 의지 없는 애를 억지로 끌고 가는게 젤 힘든데 그게 저희애랍니다
수업시간에 뭘 딴짓을 하는게 아닌데 숙제를 예를들어 10문제를 내주면 8~9문제를 모른다고 표시합니다
한두문제 아주 쉬운것만 푸는거죠
모르는건 아예 한줄도 안 쓰는거에요
보통 과외의 패턴이 개념설명- 문제풀이- 숙제 내주고 그다음 시간엔 숙제중에 질문이나 못 푼 문제들 설명하느라 30분정도 하고 개념설명- 문제풀이-숙제 내주기...이게 반복인데 저희애는 숙제 내주고 그 다음시간엔 숙제 해설하느라 선생님이 진도를 못 나가요
정말 몰라서 애가 못하나 싶어서 제가 조금 알려주면 좀 풀어요
개념 숙지가 다 안된거 같기도 해요 해서 제가 설명해주고 숙제 틀린부분 같이 고치고 공부도 같이 했어요
선생님들이 이런애 첨 봤대요 대체 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대요
걍 수업이니까 듣고 숙제니까 하는거지 본인걸로 만들려는 의지가 없다는거에요
저도 그걸 느끼는게 한두번이 아니었고 저희애랑 왜 그러냐고 심도 있는 대화도 해봤습니다
힘들대요...노력하는게 너무 힘들고 너무 힘들어서 자긴 못하겠대요
너 상담선생님한테도 공부잘하고 싶다고 했고 엄마한테도 잘하고 싶다고 해서 과외선생님 오시라고 한거고 엄마도 과외선생님도 그걸 도와주려는 사람이다
네가 네 수레를 끌고 가면 엄마랑 과외선생님은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하는건데 이건 반대로 되서 엄마랑 과외선생님이 앞에서 당기고 너는 힘들어서 더이상 수레를 못 밀겠다고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으니 우리가 어찌 끌고 가느냐?
너 공부 잘하는 애들 부럽다며? 걔들 고스톱치고 한가하게 너처럼 맨날 컴터나 보면서 그 점수 맞는거 아니다
남들 안할때 공부하고 남들 할때 더 하니 그 점수 맞는거지 그건 거저 얻어지는게 아니다
했더니 내 인생이니 냅두랍니다
그래놓고 시험망쳐오면 속상하다고 또 울기는 왜 이렇게 울어대는지요
학원은 곧잘 다닙니다 대형 학원에 다니면 관리도 안될거 같아서 한반에 서너명 많아야 대여섯명 있는 학원에 다닙니다
친구들 만나러 다닌다고 보면 될듯해요
저희집이 재산이 많아서 크게 한 몫 떼어주지도 못할거고 특별히 예체능계에 소질도 없으며 공부도 그닥 아니고 애를 어쩌야 할 지 모르겠어요
공부로 성공하는 애는 몇% 안된다며 저도 저 자신을 위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예체능계에서 무슨 특별한 소질을 보인다면 혹시 또 모를까 것도 아니고...
딴거 특별히 하고 싶은거 있냐고 해도 없다고 하고...
그저 매번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보고 만화책만 보고 ...그렇게 살고 싶답니다
계속 그렇게 살고 싶다니 얘기하는데 엄마아빠 다 죽고도 계속 그리 살고 싶을텐데 그럼 그때 돈 없으면 어쩔래?
돈 없으면 전기도 끊겨 그것도 못 볼텐데....했더니 거기까진 생각 안해봤답니다
저희애를 어찌 해야 할지요
연휴 시작하느라 다들 정신없는데 참 제가 생각해도 답이 안나와서 이리 글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