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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커피 폭탄

발랄한기쁨 조회수 : 5,133
작성일 : 2012-09-26 17:28:30
오늘 새로 원두도 사온김에 기분좋게 한잔 내려 마시려고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릴려다가 모카포트 폭탄을 터트렸어요.
제가 아무 생각없이 필터 플레이트를 빼먹고 가스캣만 장착했더군요. 정신 나갔나봐요. 
(모카포트는 가스불에 끓여서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주전자고, 필터 플레이트는 압력으로 추출 될때 
원두는 막아주고 커피원액만 나오게 해주는 건데 그걸 빼먹었어요;;;;)

평소엔 모카포트 뚜껑 안 열고 내리는데 오늘은 또 뭔 바람이 불어 추출장면 사진찍는다고 열어놓고.. 이제 추출될때 쯤 되었다 싶어서 추출구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원두가루가 툭~ 튀어나오길래 뭐지? 원두가 어디서? 하는 순간,
푸와아아아아아악악ㄱㄱㄱ슈슈슈슉ㄱㄱㄱ쿠아아아아아악ㄱㄱㄱ
ㅇㅁㅇ!!!!
... 우주까지 날아갈 기세로 뿜어져 나오는데... 엄마야; 웰컴 투더 헬~ 지옥의 문이 열렸네요;;; 
주방에 흩뿌려진 원두가루들을 보며 어이없어서 허허 웃었네요;;;
모카포트로 커피 백번도 더 내려 마셨는데 이런 실수를;; ㅠ_ㅠ 
근데 필터 플레이트 빼먹은걸 정말 완벽하게 잊고있었던거에 더 충격받았어요;;

그 앞에 카메라 들고 서있다 머리카락엔 그물에 멸치걸리듯 원두 가루가 걸려있고, 손등엔 원두가루 한덩이가 터억.
그래도 카메라엔 하나도 안 튀어 다행, 머리카락 덕에 얼굴엔 많이 안튀어 다행, 안경쓰고 있어서 눈에 안들어가서 다행, 
벽지가 실크라 잘 닦여 다행, 냉장고도 하이그로시라 잘 닦여 다행, 식탁의자도 통자 가죽의자라 한번에 슥 닦여 다행, 
집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다. 생각하며 삼십분동안 닦고 또 닦았네요.

행주로 시작해 걸레로 마무리되는 유종의 미를 거둔 노란행주에게 고맙다는 마지막 말을 전하며. 
안녕. 고마웠다. 넌 훌륭한 행주였단다.ㅋㅋ

그래도 글 적는데 온 집안에 커피향이 풍기니 커피숍 같고 아주 좋네요. ㅋㅋㅋ 커피 한 넉잔 마신 기분이에요.ㅋㅋ
IP : 175.112.xxx.97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나
    '12.9.26 5:33 PM (58.124.xxx.211)

    저는 모카포트에 커피 추출하다가 하필 그시간에 누가와서 문 열어주는 바람에......

    불꺼야 할 시점을 놓쳐서.....

    주전자 입구로 커피액이 용암과 마그마처럼 품어져서 .... 푸쉭~~ 푸쉭~~ 대면서....

    가스레인지와 타일을 다 커피얼룩으로.....

    향은 좋더라구요.... 커피마시면서 행주질과 걸레질을....ㅎㅎㅎ

  • 2. 그래도요..
    '12.9.26 5:33 PM (119.202.xxx.162)

    커피라서 참 다행이예요^^
    전 폭발은 아니지만, 전기밥솥에 갈비찜했다가 증기빠지는데로 미친듯이 뿜어나오는 갈비국물에 인근 벽이랑 천장 초토화..ㅎㅎ
    냄새 빠지지도 않고, 한동안 질려서 갈비 생각도 아나더라고요.

    아..저도 덕분에 갈비생각 안나서 식비 굳고, 다이어트 절로돼 다행인가요? ㅎㅎ

  • 3. 모카
    '12.9.26 5:39 PM (119.196.xxx.146)

    휴..모카포트 사용하다보면 꼭 한번씩은 크건 작건 사고가;;
    저도 예전에 스뎅 모카포트 쓰던때였는데 그날은 뭔 딴 생각을 하다가
    물을 넣지 않고 커피만 넣고 휙휙 돌려서 모카포트를 그냥 불에 올려 놓은거에요.
    아무리 기다려도 커피가 올라오지 않아서 얼른 불끄고 난리쳤던 게 생각나네요.
    아직도 그때 불에 그을린 자국이 있어서 볼때마다 한숨만 ㅠ

    그래도 가을되면 브리카로 뽑은 진한 커피가 그리워집니다.
    저도 추석 끝나고 브리카 꺼내 놔야겠어요.

  • 4. 발랄한기쁨
    '12.9.26 5:44 PM (175.112.xxx.97)

    어머나님은 그래도 커피는 마시셨네요~ 부러워요. 크흑 ㅠㅁㅠ
    전 다시 내릴까 하다가 오늘은 영~ 날이 아닌거 같아 참기로 했어요. 내일 새기분으로 내려마셔야겠어요.

    그래도요님.. 님에 비하니 전 다행이네요.ㅎㅎ 근데 전 육식인간이라 주방에서 갈비냄새 계속 났으면 계속 침 고였을것 같아요. 파블로프의 개처럼.ㅋㅋ 그럼 전 다이어트도 실패;; ㅋㅋ

    모카님 전 몇년째 쓰면서 이런적 처음이라 제 뇌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중이에요.. ㅠ_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카포트는 매력있지요?

  • 5. ..
    '12.9.26 5:45 PM (1.225.xxx.99)

    장면이 상상이 되어요.
    우짜쓰까~~

  • 6. yaani
    '12.9.26 5:52 PM (175.125.xxx.175)

    긍정적이세요.
    ㅋㅋ
    저는 예전에 한약 중탕으로 데우다가
    파우치가 터져가지고 천정까지 한약맛사지를
    다행히 시댁이었음 어머님한테 죄송하다고 백배사죄하고 천정까지는 못닦았네요.

  • 7. 음하하하..
    '12.9.26 5:56 PM (210.121.xxx.253)

    웰컴투더헬~
    굿바이 넌 좋은 행주였단다~

    영화제목 같아요. ㅋㅋ

  • 8. 전 무카 사용할 때 한번
    '12.9.26 5:57 PM (119.18.xxx.141)

    무카는 우유도 넣기 때문에
    그 비린내가 ㅡ,,,,,,,,,,,,,,,,,,

    그래도 언제 한번 집에서 커피 분수를 감상하겠어요 ㅋㅋ @@..

  • 9. 발랄한기쁨
    '12.9.26 6:00 PM (175.112.xxx.97)

    ..님. ㅋㅋㅋ 웃으thㅔ요~ 괜찮아요~ㅋㅋㅋ
    yaani님. 제가 제탓해봤자 남는게 있어야지요.ㅋㅋ 아이구 잘닦이네~ 실크벽지 조타~ 이런 헛소리 하면서 닦았어요ㅋㅋ

  • 10. 발랄한기쁨
    '12.9.26 6:06 PM (175.112.xxx.97)

    음하하하님 ㅋㅋㅋ 행주의 일대기에 대한 에니메이션같은거 나오면 재밌을것 같아요. 제가 사물이 의인화된걸 좋아해서ㅋㅋ
    전 무카..님. 오우, 우유 비린내는 싫으네요. 그건 괴로울 것 같아요.. 다행인거 하나 더 늘었네요. 커피라서 다행이다.ㅎㅎ

  • 11. 아직 사용전
    '12.9.26 6:06 PM (62.178.xxx.63)

    저는 네스프레소 캡슐 사용자인데요.
    몇일전 모카포트를 샀는데 아직 사용법도 몰라요.
    원래 정신머리 없는 사람이라 님글을 보니 마구 불안해지네요. ㅠㅠ

  • 12. 발랄한기쁨
    '12.9.26 6:15 PM (175.112.xxx.97)

    아직 사용전님. 님 글만 봤는데 저도 불안해져요. 꼭 꼭 유투브에서 모카포트 추출법 검색해서 동영상으로 보고 숙지하시고 하세요. 그리고 바쁘고 정신없을땐 하지마세요~ 지옥을 맛보게 됩니다.

  • 13. 아직 사용전
    '12.9.26 6:19 PM (62.178.xxx.63)

    ㅋㅋ 원글님 포기시켜주셔서 감사요.
    제가 해외라 이번에 6인용에 컵 6개까지 세트로 엄청 싸게 팔길래 충동 구매했는데
    연말에 친구한테 선물해야할듯해요.
    제가 눈떠있을 때는 90% 거의 정신이 없는 스타일인데다가 르쿠르제를 비롯해 안태워먹은 냄비가 없는 사람이라...
    자신이 없스므니다.

  • 14. 여기 동지 추가요
    '12.9.26 6:34 PM (122.38.xxx.218)

    ㅇㅎㅎㅎ 비알레* 무카 저도 폭발한 적 있어요.
    딴짓하다 그만...
    게다가 오래 썼는지 부품이 낡아서
    떨어질락말락 했거든요.
    여튼 폭발하며 주방 천장, 타일, 바닥에
    커피물이... 좌악좌악...
    이 충격으로 한동안 믹스커피 마셨어요. ㅎㅎ

  • 15. 발랄한기쁨
    '12.9.26 6:54 PM (175.112.xxx.97)

    아직 사용전님. 네스프레소는 참 좋은 기계에요. 모카포트는 친구 선물하시고 네스프레소 사랑해주세요. 근데 6인용 세트 엄청 싸게 파는 그 사이트는 어디에요? 한국에서도 구입가능한가요? 욕심나네.ㅋㅋ
    여기동지님. ㅋㅋㅋ 전 아직 덜 혼났나봐요. 내일 새기분으로 내려 마실 생각하는거보면.ㅋㅋ

  • 16. 푸헐
    '12.9.26 7:22 PM (39.121.xxx.190)

    님덕에 전 웃음폭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이 긍정이라 다행!!!!

    저도 모카포트 사려고 찔락거리고 있어요.커피 안 좋아했는데 애둘낳고나니 입맛이 바뀌네요?
    원글님 글 기억했다 모카포트 대할때마다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겠어요 ㅎㅎㅎ

  • 17. 우째요
    '12.9.26 7:51 PM (175.253.xxx.250)

    ㅋㅋㅋㅋㅋ 커피향은 징하게 맡으셨겠어요 ㅋㅋㅋ
    저같아도 어이없어서 그저 웃었으 듯 ㅜㅠ
    근데 모카포트로 커피 맹글면 맛이 훌륭한가여~?
    전 캡슐 머신밖어 안 써봐서요~~

  • 18. ㅎㅎㅎ
    '12.9.26 11:43 PM (116.33.xxx.151)

    원글님 넘 재미있으세요..글도 재밌게 쓰시고...
    긍정의 힘이 팍팍 뿜어져나오는글이네요.
    저도 반자동에쏘머신-캡슐머신-핸드드립으로 넘어오는중인데...
    이런저런거 보다보니 모카포트도 관심이 가요...얼마전에 코스트코 가니까 모카포트도 있더라구요.
    맛이 어떨지도 궁금하고 ..
    근데 요즘같은 정신머리에 모카포트 쓰다간..온 천장이 봉변당할것같네요.

  • 19. 발랄한기쁨
    '12.9.27 1:03 PM (175.112.xxx.97)

    푸헐님. 전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여놨어요. 다 챙겨서 조립했냐? 확실해? 이렇게요. ㅋㅋㅋ
    우째요님. 모카포트 자체가 훌륭한 것 보단 캡슐커피보다 원두를 신선한걸 사용하니까 아무래도 맛과 향이 더 좋지요.
    ㅎㅎㅎ님. 저도 핸드드립을 더 자주 마셨는데 요즘엔 그라인더로 가는게 너무 귀찮아서 모카포트로 갈아진거 사서 슉슉 해마시고 말아요.ㅋㅋ 핸드드립이랑 다른 매력이 있으니까 두가지 다 구비해놓고 기분따라 원두따라 사용하셔도 좋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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