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냥이 새끼들

gevalia 조회수 : 837
작성일 : 2012-09-26 13:33:10

떠날 날이 다가오니, 한국에 있는 가족 만날 생각에 기쁘긴한데 나비, 보미..그리고 특히 새끼들은 아마도 다시 못 볼 거란 생각을 하니 오늘 하루 몇번씩이나 울컥 울컥 하네요.

이 놈들은 한 달 내로 이 곳을 떠나야 할텐데 그것도 모르고, 나와서 실컷 놀다 냥냥대며 올라와 제 품에 기대서 잠이들구요. 특히 흰발태비 '시' 이녀석은 요즘 부쩍 제 팔에 턱을 고이고 잠들기를 즐겨해요. 이 예쁜것들을 떠나보내려니..참..그것도 새주인이 누가 될지도 모르니요.

오후엔 이곳 동물보호소 관련된 임원, 자원봉사자 등등 모두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주변을 좀 살펴달라구요. 냥이 데려갈 사람이 있는지..그리고 오늘 하루 여러 동물 보호소에 연락을 해 봤는데, 모두 더 이상 동물들을 받을 수 없이 꽉 찼다고  하구요..그래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한 곳에서는 25불씩 한 마리당 내면 받아준다고 해요. 동료는 저곳에 몇 번 다녀온 적 있다고 하면서, 이전부터 저 곳에 연락해 보라고 했었거든요.

제가 떠 난 후 2주간 더 기다려보고, 연락이 아무 곳에서도 안 오면 동료가 매주 몇마리씩 데려다 주겠다고 그러네요. 제가 다시 이 곳에 도착하면 새끼냥이들은 없을거 같아요. 차라리 그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제가 없는 동안 직장 동료 둘과 이웃 두분, 캐나다 있을때 돌봐준 지니 그리고 보미가 새끼들을 물어올때 처음 발견하신 옆집 할머니께서 나비, 보미, 새끼들 그리고 레오까지 번갈아 돌봐주시기로 했어요. 레오야 밖에 먹이랑 물을 떨어뜨리지 않고 주는거구요.  이젠 부디 좋은 새 주인을 만나기만 바라는 수 밖에는 없을거같네요.

제가 이렇게 감정적으로 엮이는 걸 싫어해서, 도와야 할 곳은 차라리 조금씩 기부를 하는데요..그리고 용케 잘 피해왔는데 어쩌자고 이런일이 벌어졌네요.

IP : 108.67.xxx.6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혀...
    '12.9.26 2:12 PM (222.111.xxx.155)

    매번 올려주시는 글 잘읽고 있어요.. 근데 정말 이제는 이별의 시간이 가까운 듯 해서 읽는 저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동안 돌보던 새끼들과 헤어지는 심정이 정말 어떠실런지...ㅜㅜ

    근데 묘연이란 정말 묘하죠.. ^^; 저도 감정적으로 얽히는게 싫어서 동물도 안키우려고 했는데 우연히 찾아온 첫째 냥이와의 인연때문에 그 후로 여러마리를 품에 안게되었어요. 정말 예전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는데, 지금은 이놈들 없으면 어찌 살까 싶다는... 그만큼 제게 반려동물이 주는게 많네요.

    구속없이 자유롭게 살면서 여행을 즐기던 라이프스타일도 많이 바뀌었고, 이제는 돈이 생기면 먼저 냥이들 사료와 간식과 장난감을 사요 하하.. 집도 넓혀 이사하고..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지요.

    원글님은 정말 보미와 새끼들에게 아낌없이 애정을 베푸셨어요.. 이제는 헤어져야 하는 것이 슬프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예견을 하셨던 일이니 너무 힘들지 않게 그 과정을 잘 이겨나가시기 바랄께요.. 가까이 계시면 도움이 되드리고 싶은데, 너무 멀리 계시네요...

    곧 한국에 다녀가신다니 오랜만에 가족분들과도 좋은 시간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2. 그린 티
    '12.9.26 2:36 PM (220.86.xxx.221)

    예.. 그놈의 정때문에... 저도 길냥이 밥 주기 시작한 후부터는 어디 가서 1박이라도 하고 오기가 내키지 않아요.올해 2월에 고3 아들 대학 합격하고 같이 모임하는 엄마들과 1박 하러 가서도 집에 있는 아이들한테 밥 챙겼냐, 물그릇 깨끗이 헹구었냐 하고 전화해대는 통에..ㅎㅎ가족 전체 여행은 해본지가 꽤 되네요. 수험생이 있어서도 그랬지만... 내 손길에 조금의 따스함이라도 전해질것 같은 아이들(길냥이들) 한 끼밥을 그냥 외면할 수가 없어요. 진작부터 정해졌던 앞 날을 어쩌시겠어요. 고 이쁜것들 눈에 선해서 힘드시겠지만 세상의 길냥이들 다 품을 수 없으니 다음 번 인연 기약하시고 서운한 마음 추스르시길...

  • 3. 줄리엣
    '12.9.26 2:55 PM (202.79.xxx.91)

    저도 "시"가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ㅠㅠ 부디 다들 행복하길. 원글님한테 사랑받은 운 좋은 녀석들이라 행운이 오래도록 함께 할거라 믿습니다.

  • 4. gevalia
    '12.9.26 3:15 PM (108.67.xxx.65)

    그러게요. 제가 일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면 꼭 며칠은 그곳에 머물면서 구경하기를 좋아했는데요..나비가 생긴후로는 멀리 여행을 가도 왜그런지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빨리 집에 가고 싶단 생각마져드는 특이한 현상이..

    그리고, 큰 도시에가면 쇼핑하는 걸 즐겼는데요. 이젠 대도시에가면 애완용품점부터 들리게 돼요.

    다 떠난후 작은방에 들어가면 이리저리 콩콩대면서 뛰어다니던 녀석들이 눈에 선할거 같아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딱 필요한 숫자만 태어나 잘살다 죽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 5. ..
    '12.9.26 4:14 PM (118.33.xxx.104)

    한국 오시면 요즘 한국에서 냥이계의 잇 아이템인 카샤카샤 붕붕(이나 카샤카샤 스틱)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아가들은 좋은 곳으로 잘 갈꺼라고 꼭 묘연 찾아 갈꺼라고 믿습니다.

  • 6. gevalia
    '12.10.1 11:47 AM (119.192.xxx.90)

    ...님 마음만이라도 고맙습니다.
    미국엔 일본 냥이 제품이 없는거 같아요. 저도 몇번 좋다고 하는 거 주문해 보려고 찾았는데 없더라구요.
    이것저것 주문해서 사 가야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1212 오차범위 내 지면 담판이고 문재인이 이겨도 조작드립 나오겠네.. 4 지친다 2012/11/23 836
181211 단일후보는 당연히........ 2 명분 2012/11/23 468
181210 교사와 8급공무원부부...중산층 힘들겠죠? 8 rndrma.. 2012/11/23 4,135
181209 원단사서 식탁보 만들려는데 좀 알려주세요. 4 어려워요 2012/11/23 1,126
181208 중딩 아들 별난 인후염땜에 아주 속상합니다..ㅜㅡ 9 에구ㅜ 2012/11/23 1,847
181207 박선숙은 제2의 전두환???? 12 )))) 2012/11/23 1,167
181206 안철수식 협상력은 많은 갈등을 유발 합니다. 3 .. 2012/11/23 710
181205 아이 병원을 오래 다녀도 차도가 없으면 4 ... 2012/11/23 796
181204 82에 검색창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1 핑아 2012/11/23 673
181203 애기두피에 몽우리가 만져지는데 어디과를 가야할까요? 4 걱정 2012/11/23 1,619
181202 주차가 너무 어려워요 13 초보운전자 2012/11/23 2,539
181201 대선 때 자원봉사하고 싶습니다. 8 ... 2012/11/23 944
181200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1 경남도지사 2012/11/23 931
181199 지치지도 않는 안철수에 대한 네거티브 2 ..... 2012/11/23 815
181198 교대역 근방 분위기 괜찮은 식당 있나요? sdg 2012/11/23 673
181197 산후조리 최소기간은 얼마면 될까요? 4 제비꽃 2012/11/23 1,357
181196 외쿡인의 지하철 자리 욕심 ㅎㅎㅎ 8 제주푸른밤 2012/11/23 1,784
181195 박근혜 대통령 에 대비해야하나요? 1 ㄱㄱ 2012/11/23 729
181194 문캠. 안캠에 고한다!! 6 버럭!! 2012/11/23 1,084
181193 1600매트리스 보호커버를 찾고있어요 ㅠㅠㅠ 1 1500 퀸.. 2012/11/23 821
181192 '사면초가' 빠진 검찰…"중수부 폐지 등 검토".. 2 세우실 2012/11/23 630
181191 보이 런던이란 브랜드 옛날 반짝 유행하던 브랜드 아니었나요? 2 패션 2012/11/23 1,154
181190 저에게 용기를 주세요! ㅎㅎㅎ(김장) 8 까이꺼 2012/11/23 1,274
181189 영어 질문입니다 3 ... 2012/11/23 547
181188 학교안가고 있는 딸 보니 울화가ㅠ 14 평정 2012/11/23 3,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