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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 잃은 고양이가 찾아온다고 글 올렸었는데요

그리운너 조회수 : 2,229
작성일 : 2012-09-25 22:01:05
지금 한 열흘쯤 지난 것 같네요.
흰색 페르시안(?)으로 추정되는 흰색 고양이가 저희 동네에서 배회했어요.
첨에는 겁이 많아서 숨기 바쁘고 먹을 걸 주면 정말 며칠 굶은 아이마냥 허겁지겁 먹었어요.
그 모습이 안되어서 고양이 사료를 사다놓고 시간 맞춰 주곤 했는데
얼마 전에 서재 정리하다 깜빡한거예요.
멀리서 "냐~~~~~옹 냐아아아아아앙옹!!!!" 하는 소리에
아 맞다. 싶어 헐레벌떡 나가보니
요녀석이 제가 밥을 안 주니까 대문에 얼굴만 쏙 내밀고 냐냐냐아아아아옹 울어댄거였어요 ㅡㅡ;;;;

어쨋든, 요녀석 첨봤을 땐 작은 줄 알았는데 다른 길고양이에 비해 등치가 꽤 크더라구요.
얘가 베짱이 있는지. 길고양이가 먹는 밥도 주춤주춤하면서 슬쩍 가서 같이 먹어요.
물론 길고양이는 기겁을 하고 털 세우고 온갖 난리를 쳐도 천연덕스럽게 냠냠 먹더라구요;;

거기다 저 말고 이 동네분들도 이 고양이 보고 밥을 주시더라구요.
한번은 어떤 동네분이 안됐다고 참치를 사다 멕이는 걸 보고
(오늘은 밥 안 줘도 되겠다) 했는데
거기서 1차 먹고 2차로 고깃집이나 그 근처 중국집가서 울다가
3차로 저희 집 오더라구요 ㅡㅡ 꾀만 늘어서가지고
처음 며칠은 심하게 울더니 이젠 울지도 않고 이 동네에서 활보하며 다녀요.
잠은 저희 앞집에서 자는 거 같더라구요
(정확히 어딘지는 모르고 구석 어디서 자는 거 같아요)
진짜 첨봤을 땐 새끼고양이 보고도 도망치던 녀석인데....

또 요즘 신기한건 이 고양이가 다른 길고양이 쫄래쫄래 따라다녀요.
그 길고양이가 밥 다먹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 먹으면 둘이 붙어서 동네 활보해요;;
첨엔 둘이 싸우는 줄 알았는데 둘이 노는거더라구요.
밥은 같이 안 먹고 놀기만 하고. 어떨땐 이 고양이가 먼저 먹기도 하고
어떨땐 길고양이가 먼저 먹기도 하고.
확실한 건 누군가 먹을 때 같이 먹는 게 아니라 옆에서 주변만 살피고 그러네요.
이건 왜 그러는 걸까요? 궁금해요. ㅋㅋ


IP : 110.70.xxx.25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리운너
    '12.9.25 10:07 PM (110.70.xxx.250)

    아쉬운건 주인이 안 나타난다는 거네요.
    지역신문, 커뮤니티, 벽보 등등
    이 지역에서 애완동물 잃어버렸을 때 공고내는 곳은 딱 정해져있는데
    지금 며칠이 지났는데도 안 나타난다는 것은
    1. 유기했다던가
    2. (가능성은 낮지만)이 고양이가 아주 먼 타지역에서 여기까지 왔던가
    3. (이 역시 가능성은 제로지만) 주인이 찾는 방법을 몰라서 아무 공고도 안내고 맘 속으로만 걱정하는 것
    요 세가지 뿐이거든요.
    지역커뮤니티에는 지금 제 목격담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 목격담도 계속 올라오는데 왜 주인은 안 나타나는지 ㅠㅠ
    이제 곧 겨울인데. 길고양이를 위한 겨울준비는 뭐가 있을까요?

  • 2. ,,,
    '12.9.25 10:08 PM (119.71.xxx.179)

    단독주택이면 마당냥으로 키우시는건 어때요?

  • 3. ..
    '12.9.25 10:21 PM (220.78.xxx.239)

    고양이 키울 여건 되시면 그냥 키워 보세요
    솔직히 그런 고양이 비싸기도 하고 ^^;;;
    또 한 생명 거둔 다고 생각 하세요

  • 4. .........
    '12.9.25 10:24 PM (112.151.xxx.134)

    사람 손을 탄 냥이군요.ㅠㅠ......
    페르시안은 버려지면 나쁜 사람에게 해꼬지 당하지 않더라도
    오래 못살아요.
    이유는 그 긴 털이 엉켜서 떡이 되면서 피부가 상하거든요.
    움직일때마다 엉켜서 떡 된 털이 피부를 잡아당기고..피부가 상하고
    공기가 안통하니 피부가 썩어들어가구요.ㅠㅠ....
    안타깝네요.
    잡으실 수 있으면 붙잡아서 큰 고양이까페에
    유기묘로 올리면 혈통냥이라서 새주인 찾는게 어렵지는
    않으실거에요.새주인 찾을때까지 보살피는게 힘들다면
    붙잡기 전에 까페에 글올려서 임시로 새주인 나타날때까지
    맡아줄 사람을 먼저 구하시는게 현명하구요.
    유기묘 임시탁묘해주는 분들이 많거든요.

  • 5. 그리운너
    '12.9.25 10:26 PM (110.70.xxx.250)

    아... 전 못 키워요 ㅎ
    안 키우는 게 아니라 이녀석이 밥 달랠때 빼고는 저한테 안 와요.
    밥달라고 울기나 하지 제가 다가가면 내빼고 숨어있다가
    제가 밥 놓고 멀리 있어야 와서 밥먹어요.
    그나마 제가 쳐다보는 걸 허락한 것도 최근이고
    그 전엔 쳐다만 봐도 밥도 잘 안 먹었어요 ㅎㅎ

  • 6. 그리운너
    '12.9.25 10:31 PM (110.70.xxx.250)

    저한테 오면 임보 후에 재입양하던가 최후엔 제가 키울 생각했는데 안와요. 얘가 ㅠㅠ
    그리고 요 녀석 보니까 그루밍도 자주 하던데. 그래도 털이 뭉치나요?
    아직까지 뭉치는 건 못 봤는데...
    생각같아선 보호센터에 얘기해서 포획(?) 후에 저희 집에 데려올까 생각했는데 그러면 이 녀석 스트레스가 심할 것 같아서 그냥 친해지려고 계속 얼굴 보여주고만 있어요. 문젠 그래도 저한테 안와요 ㅡㅡ

  • 7. 다행
    '12.9.25 10:42 PM (125.186.xxx.63)

    저번에 글보고 그 뒤로 소식이 없기에
    그 고양이가 이제는 안오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다행이네요. 반가워요.
    원글님한테 좀 오지... 곧 겨울인데, 올겨울 냥이들 엄청 추울텐데.
    혹한이라던데 벌써부터 냥이들이 걱정이네요.
    그리고 원글님 계속 거둬주셔서 감사드려요.

  • 8. ...........
    '12.9.25 10:43 PM (112.151.xxx.134)

    원글님 좋은 분이세요.
    고양이 먹이 챙겨주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 냥이가 그래도 조금씩 원글님께 마음을 열어서 다행이네요.
    털엉키는건 저도 페르시안 유기묘들 사진과 글읽고
    안거지 실제로 본 적은 없어요. 그루밍 열심히 하는 아이라면
    그래도 오래 버티겠지요....

  • 9. 전따른 고양이
    '12.9.25 11:07 PM (182.208.xxx.161)

    옆집 옥상에 잠자는 고양이 한테 간식주는 사람이요.
    사료주고 싶지만 던져 줄수없어 육수빼고난 멸치줍니다.
    이고양이가 제가 불르면 대답을 합니다..
    길에서 한번 만났는데 제가 암호를 대니--부르는 소리가 있슴- 주춤하는데 가까이 가면 잡히지는 않으면서..
    떨어진 상태에서 바라봅니다.
    계속 옥상에다 멸치를 던져주고 싶지만,, 그집옥상주인이 자주 옥상에 출몰해서 지접분한 멸치가루에 청소를 하니 싫어하는 것 같아서 던져줄수도 없고.. 우리집에 오면 좋으려만.. 그렇치도 않고..
    계속 줄수도 없고 심란합니다.

  • 10. 울 동네 길냥이 아줌마
    '12.9.25 11:24 PM (175.208.xxx.105)

    아파트 단지 내에서 부동산 하시는 분들이 퇴근 할때 꼭 길냥이 밥을 챙겨 놓고 가시는 건 알고 있었어요.
    오늘은 오전에 그 앞을 지나는데 낭창하니 여리여리게 생긴 처녀티 나는 길냥이가 너무 자연스럽게
    부동산 사무실을 향해 밥 달라 얘~~ 거리니 아주머니가 나와 밥을 주며 이리 저리 말도 걸고 하네요.
    근데 그 냥이가 아주머니 발목에 얼굴을 부비부비하며 애교를 부리고-제 딴엔 감사 인사-
    다시 밥을 먹어요.
    전 강아지 키우는데 정말 그 애교가 너무너무 예쁜 거예요.
    그 냥이만 와서 밥을 먹는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 냥이가 처녀가 아니고
    새끼를 세번이나 출산한 아줌마 라고 하더군요.
    에휴 새끼 냥이들은 다 어디 갔는지...
    겨울 무사히 잘 보낼수 있었으면..
    부디 그 페르시아 냥이랑 친해져서 함께 살수있었음 좋겠네요..

  • 11. ...
    '12.9.25 11:32 PM (221.138.xxx.244)

    가끔 소식 알려주세요..
    궁금하고 재미있네요 ^^

  • 12. 고양이들
    '12.9.25 11:42 PM (14.200.xxx.248)

    당연한 거겠지만 고양이들이 성격이 천차만별이라 참 재밌어요.
    부비부비거리며 쫓아오는 아이도 있고 시크하게 볼 일 있을 때만 아는척하는 아이도 있고요 ㅎㅎ
    가끔 또 소식 들려주세요~

  • 13. 그리운너
    '12.9.25 11:49 PM (110.70.xxx.250)

    겨울쯤 되면 요녀석이 추워서라도 어쩔 수 없이
    저희 집에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추석 지나고 나서는 밤에 스터디 나가야 해서 밥만 놓고 나가야 하는데
    그래도 제가 주는 걸 알아주어서
    겨울엔 저희 집 문을 두들기길 바랄뿐입니다 ㅎㅎ

  • 14. ㅎㅎㅎ
    '12.9.26 12:13 AM (110.8.xxx.109)

    녀석 다행히 적응력이 좋네요. 페르시안은 털 때문에 길생활 오래 못해요. 겨울전에 꼭 잡아서 데리고 사시던지 분양해주세요~~! 지금 속도면 금새 친해지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15. 우유좋아
    '12.9.26 12:25 AM (115.136.xxx.238)

    유기견,묘 보호하는 혐회에 도움요청 하시면 통덫과 함께 포획 도움을 받으실수 있을꺼에요.
    키우시겠다는 결심이면 도와달라고 해보세요.

  • 16. 긴 털, 짧은 코..
    '12.9.26 8:59 AM (218.234.xxx.76)

    개나 고양이나 털이 길고 코가 짧을수록 사람의 욕심 때문에 인위적으로 품종 개량을 많이 거친 것이라고 해요.
    야생에서 털이 길면 당연히 문제가 되는데, 그걸 사람이 보기 좋으라고 오랫동안 털이 긴 품종으로 바꿔놓죠..

    그래서 원글님께서 키우시지 못하면 차라리 동물자유연대 같은 단체(동구협은 안되고요)에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와서 구조해 가고, 페르시안이면 입양하겠다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나타날 거 같아요.

  • 17. ...
    '12.9.26 11:44 AM (119.200.xxx.23)

    고양이가 넉살좋게 잘 지낸다면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네요. 성격도 재밌고 친구와 동네를 활보한다니 좋아보여요.
    집고양이를 봐도 서열과 상관없이 먹을 것 가지고 싸우지는 않더라구요.
    저녀석들은 한놈이 먹고 한놈이 망 봐주는 것처럼 보이네요.

  • 18. 예의 바른 고양이...
    '12.9.26 12:37 PM (121.130.xxx.99)

    길고든,집고든...
    왠만해서는 한그릇밥 같이 먹지않아요.
    따로 주면 동시에 먹지만,
    대부분 순서대로 먹더군요.
    한마디로 가정교육 잘 받은 예의바른 고양이...
    저도 가끔 울집 뚱고가 저한테 대들면...(ㅋㅋ 대들어요.~~~)
    "니 엄마가 그렇게 가르키디?"하고 혼내요.
    알아먹거나,말거나,
    조용조용하고,항상 털 손질을 깨끗이하고...
    쥔이 볼땐,넘 나대서도 않되고...(무심한듯 쉬크하게...)
    파리를 놓쳤을땐,안그런척...
    모르는 고양이를 마주 쳐도 눈 깜빡이고 인사하기...
    요정도?
    그녀석도 교육 잘받은 양가집 괭이인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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