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병원에서 2개월만 있다가 퇴원하래요.

도망 조회수 : 1,677
작성일 : 2012-09-24 17:35:29

아버지가 알콜중독이세요.

연세도 많은데 평생 알콜중독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내가 살아야 얼마나 더 살겠냐며 그냥 계속 드세요.

 

그걸 엄마는 참지 못하세요.

뭐 습관같은거 같아요.

매일이 싸움 싸움 싸움....지치지도 않았어요.

한쪽은 알콜중독, 한쪽은 잔소리+싸움 중독...

 

여튼 얼마전에 경찰까지 오고 그래서

알콜전문병원에 입원시켰어요.

 

워낙 성격이 불같아고

그 연세에도 (78세), 한 평생 알콜중독이었음에도 정말 짱짱하세요.

왜 고혈압에 당뇨까지 있는데도 전혀 안아픈지 모르겠어요.

 

진짜 죽을거 같아서 하루, 이틀만 술 마시지 않으면 다 회복하세요.

그냥 타고난 건강체력인가봐요.

 

병원에 있으니 술은 마시지 못하고

건강은 금방 회복하고...

 

병원을 완전 휘집고 다니나봐요.

멀쩡한 사람 입원시켰다고....환자들이 동요할 정도로요.

게다가 완전 다혈질의 성격이라서 여기저기 난리피우고 있나봐요.

 

사실 자꾸 집에 전화해서 퇴원시켜달라해서 전화선도 빼놨어요.

 

 

엄마가 전적으로 알콜중독인 아버지를 의지하는 상황이에요.

아니 알콜중독인 상황에도 의지하죠.

내가 돌봐줘야하고, 근데 홧병은 나고,

버릴수도 없고 살릴수도 없고...

어디 전쟁나서 죽지 않는 이상은 내가 먼저 끝낼수도 없고....

눈 앞에서 자식이 죽어도 남편이 술 마시러 나가나 안나가나...그게 더 중요할거 같아요.

여튼 정상적이진 않아요.

 

 

그러니 전화를 받으면 그야말로 광란 그 자체에요.

참지도 못하겠고

받아주지도 못하겠고

용납도 못하겠고

버리지도 못하겠고....

 

 

그래도 저는 병원에 좀 오래 있으면서 집안의 평화도 좀 찾고 (가정폭력도 당연히 있으셨죠)

엄마도 좀 떨어져 지내면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길 바랬어요.

알콜중독 가족 모임에도 나가고 계시거든요.

 

근데 병원에서는 그렇게 휘집고 다니니...

감당을 못하겠나봐요.

 

2개월만 지나면 퇴원하고..

나가서 그냥 술 드시게 하고.....좀 심하다싶음 다시 입원시키라고 하는데

담당의사가 그렇게 말하니

 

가뜩이나 명절이라 불쌍한 마음이 한가득이 엄마는

의사가 그러니 어쩌냐 데리고 와야지...이러고 있어요.

 

 

고작 한달되었어요.

한달....

 

이미 4번째 알콜중독병원에 입원하신거에요.

3번째 퇴원때..

제가 그토록 싫어했는데 "어차피 다 내가 감당할건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데리고 오셨어요.

 

퇴근하는 길에..

길바닥에서....

집에 가면 퇴원해 있을 상황을 생각하면서

눈물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졌었어요.

 

 

다시 입원할때

왜 아무도 안도와주냐고

부처님도 무심하시다고

이러다가 내가 미치겠다고....그러고 울며불며 입원시켰었어요. 엄마가...

 

 

 

이젠 제가 나가야할 시점인거 같아요.

너가 도와줘야지...나 혼자 이걸 어떻게 감당하냐고...발목을...발목을 감던 목소리가 들리는데...

아버지는 정말 이대로 100살은 살거 같아요.

 

저 연세에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하는 소리가 정말 무서운 소리인거 같아요.

퇴직할때 들었던 소리인데 그 뒤로 거의 20년을 더 사셨고....

앞으로 10년, 20년도 더 사실거 같아요........무섭죠. 끝이 안보여요.

 

 

저도 살아야죠.

뒷처리 하느라 아무것도 못해봤는데...

난 앞으로 10년을 살지, 5년을 살지...1년을 살지 아무도 모르는건데...

이제 제가 나가야겠어요....

IP : 211.217.xxx.2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구
    '12.9.24 9:00 PM (124.53.xxx.156)

    토닥토닥...

    님... 좀 냉정해지시고.. 님 생각만 하세요...
    님 몸과 마음만 추스리세요...

    님 말씀대로 이제 님이 그 집을 나와야 할 시간이예요...
    님부터 살고봐야겠어요..


    어머닌... 놔두세요..
    어쨌든 어머니가 선택하신 길이잖아요..
    원글님은 못하겠다 했는데도.. 어머님이 고집부려 선택한 길이잖아요..
    그럼... 어머님 혼자 감당하기라고 하세요... 하실 수 있어요...
    혼자 못하겠으면 다시 병원에 입원시키시겠죠..
    님이 자꾸 도우면... 님만 망가지고.. 아버지어머니는 그대로예요...

    어차피 내가감당할건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 하시며 선택한 길이라면...
    니가 도와줘야지 나혼자 어찌 감당하냐...소린 잊으세요...

    제발.. 님부터 사세요....

    독한년 소리 듣더라도... 손놓으세요...
    안그러면.. 원글님부터 죽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7653 양가 도움없이 아이 키우신 직장맘님들~ 6 예비맘 2012/09/25 1,868
157652 9월 2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세우실 2012/09/25 1,368
157651 싸이가 진정 애국자에요.. 47 언니마음 2012/09/25 13,767
157650 잘 모르는 사람집 첫 방문시 일 돕기 어떻게 하세요? 12 궁금해요 2012/09/25 1,438
157649 휴가관련 이런 부탁이 많이 민폐일까요 (무플절망 ㅠㅠ) 3 조심스럽게 2012/09/25 1,563
157648 3학년 5학년 여자조카들의 '읽기'때문에 언니가 많이 힘들어해요.. 4 중국국제학교.. 2012/09/25 1,283
157647 모싯잎송편 주문하려는데 생송편과 찐송편중 어느것이 더 낫던가요.. 1 몽이 2012/09/25 2,319
157646 제철잡이 꽃게, 들어보셨나요?~^^ 2 쿠쿠 2012/09/25 3,313
157645 4~5살 아이 책선물 추천좀 해주세요.. 3 2012/09/25 1,582
157644 안철수, 어느 할머니에게 받은 편지 공개 ‘화제’ 3 희망 2012/09/25 2,341
157643 어떤 마음이라 이렇게 행동하는걸까요? 7 고민 2012/09/25 1,155
157642 이별이 이렇게 죽고 싶은만큼 힘든건가요 7 딸기800 2012/09/25 3,944
157641 입시 갖고 엉터리로 이야기좀 안했으면 합니다. 스카이 정원 변화.. 45 가짜 수학강.. 2012/09/25 8,532
157640 9월 25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09/25 1,011
157639 전남 광주에서 김치 잘 담구는곳 있을까요 .. 2012/09/25 1,212
157638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하면... 1 부자살림 2012/09/25 1,463
157637 도움요청,(초6)수학문제 풀어주세요. 저는 돌인가봐요.당췌 모르.. 10 휴지좋아요 2012/09/25 1,622
157636 통신요금 할인되는 카드 추천좀 해주세요 2 **** 2012/09/25 1,489
157635 태권도 검은띠에 집착 5 질문 2012/09/25 2,257
157634 1년안에 토플55점에서 90점 받는거 가능할까요? 3 초딩6 2012/09/25 4,146
157633 박근혜가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 하는동안 새누리당은.... 욕나와 2012/09/25 1,411
157632 문재인 "그럼에도…" 안철수 "이제 .. 41 차이 2012/09/25 3,929
157631 대추나무 사서 심으려고 하는데 정보 부탁드립니다. 6 릴리안 2012/09/25 2,710
157630 코수술 예약했어요 2 샬를루 2012/09/25 2,086
157629 애니팡~사람이 다시보여요 29 궁디팡팡~ 2012/09/25 9,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