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병원에서 2개월만 있다가 퇴원하래요.

도망 조회수 : 1,636
작성일 : 2012-09-24 17:35:29

아버지가 알콜중독이세요.

연세도 많은데 평생 알콜중독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내가 살아야 얼마나 더 살겠냐며 그냥 계속 드세요.

 

그걸 엄마는 참지 못하세요.

뭐 습관같은거 같아요.

매일이 싸움 싸움 싸움....지치지도 않았어요.

한쪽은 알콜중독, 한쪽은 잔소리+싸움 중독...

 

여튼 얼마전에 경찰까지 오고 그래서

알콜전문병원에 입원시켰어요.

 

워낙 성격이 불같아고

그 연세에도 (78세), 한 평생 알콜중독이었음에도 정말 짱짱하세요.

왜 고혈압에 당뇨까지 있는데도 전혀 안아픈지 모르겠어요.

 

진짜 죽을거 같아서 하루, 이틀만 술 마시지 않으면 다 회복하세요.

그냥 타고난 건강체력인가봐요.

 

병원에 있으니 술은 마시지 못하고

건강은 금방 회복하고...

 

병원을 완전 휘집고 다니나봐요.

멀쩡한 사람 입원시켰다고....환자들이 동요할 정도로요.

게다가 완전 다혈질의 성격이라서 여기저기 난리피우고 있나봐요.

 

사실 자꾸 집에 전화해서 퇴원시켜달라해서 전화선도 빼놨어요.

 

 

엄마가 전적으로 알콜중독인 아버지를 의지하는 상황이에요.

아니 알콜중독인 상황에도 의지하죠.

내가 돌봐줘야하고, 근데 홧병은 나고,

버릴수도 없고 살릴수도 없고...

어디 전쟁나서 죽지 않는 이상은 내가 먼저 끝낼수도 없고....

눈 앞에서 자식이 죽어도 남편이 술 마시러 나가나 안나가나...그게 더 중요할거 같아요.

여튼 정상적이진 않아요.

 

 

그러니 전화를 받으면 그야말로 광란 그 자체에요.

참지도 못하겠고

받아주지도 못하겠고

용납도 못하겠고

버리지도 못하겠고....

 

 

그래도 저는 병원에 좀 오래 있으면서 집안의 평화도 좀 찾고 (가정폭력도 당연히 있으셨죠)

엄마도 좀 떨어져 지내면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길 바랬어요.

알콜중독 가족 모임에도 나가고 계시거든요.

 

근데 병원에서는 그렇게 휘집고 다니니...

감당을 못하겠나봐요.

 

2개월만 지나면 퇴원하고..

나가서 그냥 술 드시게 하고.....좀 심하다싶음 다시 입원시키라고 하는데

담당의사가 그렇게 말하니

 

가뜩이나 명절이라 불쌍한 마음이 한가득이 엄마는

의사가 그러니 어쩌냐 데리고 와야지...이러고 있어요.

 

 

고작 한달되었어요.

한달....

 

이미 4번째 알콜중독병원에 입원하신거에요.

3번째 퇴원때..

제가 그토록 싫어했는데 "어차피 다 내가 감당할건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데리고 오셨어요.

 

퇴근하는 길에..

길바닥에서....

집에 가면 퇴원해 있을 상황을 생각하면서

눈물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졌었어요.

 

 

다시 입원할때

왜 아무도 안도와주냐고

부처님도 무심하시다고

이러다가 내가 미치겠다고....그러고 울며불며 입원시켰었어요. 엄마가...

 

 

 

이젠 제가 나가야할 시점인거 같아요.

너가 도와줘야지...나 혼자 이걸 어떻게 감당하냐고...발목을...발목을 감던 목소리가 들리는데...

아버지는 정말 이대로 100살은 살거 같아요.

 

저 연세에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하는 소리가 정말 무서운 소리인거 같아요.

퇴직할때 들었던 소리인데 그 뒤로 거의 20년을 더 사셨고....

앞으로 10년, 20년도 더 사실거 같아요........무섭죠. 끝이 안보여요.

 

 

저도 살아야죠.

뒷처리 하느라 아무것도 못해봤는데...

난 앞으로 10년을 살지, 5년을 살지...1년을 살지 아무도 모르는건데...

이제 제가 나가야겠어요....

IP : 211.217.xxx.2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구
    '12.9.24 9:00 PM (124.53.xxx.156)

    토닥토닥...

    님... 좀 냉정해지시고.. 님 생각만 하세요...
    님 몸과 마음만 추스리세요...

    님 말씀대로 이제 님이 그 집을 나와야 할 시간이예요...
    님부터 살고봐야겠어요..


    어머닌... 놔두세요..
    어쨌든 어머니가 선택하신 길이잖아요..
    원글님은 못하겠다 했는데도.. 어머님이 고집부려 선택한 길이잖아요..
    그럼... 어머님 혼자 감당하기라고 하세요... 하실 수 있어요...
    혼자 못하겠으면 다시 병원에 입원시키시겠죠..
    님이 자꾸 도우면... 님만 망가지고.. 아버지어머니는 그대로예요...

    어차피 내가감당할건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 하시며 선택한 길이라면...
    니가 도와줘야지 나혼자 어찌 감당하냐...소린 잊으세요...

    제발.. 님부터 사세요....

    독한년 소리 듣더라도... 손놓으세요...
    안그러면.. 원글님부터 죽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512 중곡역에서 과천까지 출퇴근이 가능할까요? 3 에횽 2012/10/31 2,571
171511 서울로 입성할까 4 happyw.. 2012/10/31 1,209
171510 안동 지례예술촌 6 여행자 2012/10/31 1,040
171509 합당 효과는 띄우고, 탈당은 쉬쉬하며 새누리당 ‘표 단속’? 1 아마미마인 2012/10/31 529
171508 바람피는 이야기가 나와서, 한 마디 하자면~~ 10 을 입장 2012/10/31 3,861
171507 은행이율이 정말 너무 낮네요. 12 2012/10/31 3,585
171506 그게 뭘까요? 5 나라 2012/10/31 1,944
171505 지경사 말괄량이 쌍둥이, 다렐르, 마리 앙투아네트 기억하시는 분.. 23 .. 2012/10/31 3,463
171504 조언 부탁드려요 9 고민 2012/10/31 1,533
171503 친한 여고 동창의 결혼.. 1 mistlS.. 2012/10/31 1,548
171502 안철수 ‘대검 중수부 폐지’ 등 사법개혁 10대 과제 발표 .. 2012/10/31 605
171501 전두환 ‘은닉재산’ 딸에게 증여 드러나 10 세우실 2012/10/31 2,153
171500 황토기와 찜찔도기 참 좋네요..난방안해요 4 ㅇㅋ 2012/10/31 2,838
171499 뿔테안경 코받침 달수있는 안경점 있나요? 3 부리 2012/10/31 3,209
171498 영어질문 3 rrr 2012/10/31 736
171497 친구의 무성의한 결혼식 초대..가려다 기분이 상해요. 15 이런 2012/10/31 6,988
171496 [펌] 미성년자를 상대로 하는 선교... 4 ㅇㅇㅇ 2012/10/31 1,173
171495 이 경우 받을 수 있나요? 실비보험 2012/10/31 621
171494 문재인의 국민명령 제1호 8 추억만이 2012/10/31 1,235
171493 바이올린 중고로 팔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2 .... 2012/10/31 1,747
171492 허리가 갑자기 아픈데 침 맞으면 될까요? 13 정형외과??.. 2012/10/31 2,097
171491 안철수 측, 국민주권 얘기하는데 박근혜는 돈타령 3 aaa 2012/10/31 801
171490 갤러리아 백화점에 지하철역 생겼나요? 2 갤러리 2012/10/31 2,217
171489 유통기한지난 식용유 버리세요? 7 많아요 2012/10/31 10,607
171488 말빨좋고 센스,유머감각있고 잘생긴남자 vs.센스,재미,말빨 없고.. 7 고민 2012/10/31 2,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