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병원에서 2개월만 있다가 퇴원하래요.

도망 조회수 : 1,628
작성일 : 2012-09-24 17:35:29

아버지가 알콜중독이세요.

연세도 많은데 평생 알콜중독이었고....

그리고 지금은 내가 살아야 얼마나 더 살겠냐며 그냥 계속 드세요.

 

그걸 엄마는 참지 못하세요.

뭐 습관같은거 같아요.

매일이 싸움 싸움 싸움....지치지도 않았어요.

한쪽은 알콜중독, 한쪽은 잔소리+싸움 중독...

 

여튼 얼마전에 경찰까지 오고 그래서

알콜전문병원에 입원시켰어요.

 

워낙 성격이 불같아고

그 연세에도 (78세), 한 평생 알콜중독이었음에도 정말 짱짱하세요.

왜 고혈압에 당뇨까지 있는데도 전혀 안아픈지 모르겠어요.

 

진짜 죽을거 같아서 하루, 이틀만 술 마시지 않으면 다 회복하세요.

그냥 타고난 건강체력인가봐요.

 

병원에 있으니 술은 마시지 못하고

건강은 금방 회복하고...

 

병원을 완전 휘집고 다니나봐요.

멀쩡한 사람 입원시켰다고....환자들이 동요할 정도로요.

게다가 완전 다혈질의 성격이라서 여기저기 난리피우고 있나봐요.

 

사실 자꾸 집에 전화해서 퇴원시켜달라해서 전화선도 빼놨어요.

 

 

엄마가 전적으로 알콜중독인 아버지를 의지하는 상황이에요.

아니 알콜중독인 상황에도 의지하죠.

내가 돌봐줘야하고, 근데 홧병은 나고,

버릴수도 없고 살릴수도 없고...

어디 전쟁나서 죽지 않는 이상은 내가 먼저 끝낼수도 없고....

눈 앞에서 자식이 죽어도 남편이 술 마시러 나가나 안나가나...그게 더 중요할거 같아요.

여튼 정상적이진 않아요.

 

 

그러니 전화를 받으면 그야말로 광란 그 자체에요.

참지도 못하겠고

받아주지도 못하겠고

용납도 못하겠고

버리지도 못하겠고....

 

 

그래도 저는 병원에 좀 오래 있으면서 집안의 평화도 좀 찾고 (가정폭력도 당연히 있으셨죠)

엄마도 좀 떨어져 지내면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길 바랬어요.

알콜중독 가족 모임에도 나가고 계시거든요.

 

근데 병원에서는 그렇게 휘집고 다니니...

감당을 못하겠나봐요.

 

2개월만 지나면 퇴원하고..

나가서 그냥 술 드시게 하고.....좀 심하다싶음 다시 입원시키라고 하는데

담당의사가 그렇게 말하니

 

가뜩이나 명절이라 불쌍한 마음이 한가득이 엄마는

의사가 그러니 어쩌냐 데리고 와야지...이러고 있어요.

 

 

고작 한달되었어요.

한달....

 

이미 4번째 알콜중독병원에 입원하신거에요.

3번째 퇴원때..

제가 그토록 싫어했는데 "어차피 다 내가 감당할건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데리고 오셨어요.

 

퇴근하는 길에..

길바닥에서....

집에 가면 퇴원해 있을 상황을 생각하면서

눈물이 후두둑...후두둑... 떨어졌었어요.

 

 

다시 입원할때

왜 아무도 안도와주냐고

부처님도 무심하시다고

이러다가 내가 미치겠다고....그러고 울며불며 입원시켰었어요. 엄마가...

 

 

 

이젠 제가 나가야할 시점인거 같아요.

너가 도와줘야지...나 혼자 이걸 어떻게 감당하냐고...발목을...발목을 감던 목소리가 들리는데...

아버지는 정말 이대로 100살은 살거 같아요.

 

저 연세에 살면 얼마나 더 살겠냐...하는 소리가 정말 무서운 소리인거 같아요.

퇴직할때 들었던 소리인데 그 뒤로 거의 20년을 더 사셨고....

앞으로 10년, 20년도 더 사실거 같아요........무섭죠. 끝이 안보여요.

 

 

저도 살아야죠.

뒷처리 하느라 아무것도 못해봤는데...

난 앞으로 10년을 살지, 5년을 살지...1년을 살지 아무도 모르는건데...

이제 제가 나가야겠어요....

IP : 211.217.xxx.25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구
    '12.9.24 9:00 PM (124.53.xxx.156)

    토닥토닥...

    님... 좀 냉정해지시고.. 님 생각만 하세요...
    님 몸과 마음만 추스리세요...

    님 말씀대로 이제 님이 그 집을 나와야 할 시간이예요...
    님부터 살고봐야겠어요..


    어머닌... 놔두세요..
    어쨌든 어머니가 선택하신 길이잖아요..
    원글님은 못하겠다 했는데도.. 어머님이 고집부려 선택한 길이잖아요..
    그럼... 어머님 혼자 감당하기라고 하세요... 하실 수 있어요...
    혼자 못하겠으면 다시 병원에 입원시키시겠죠..
    님이 자꾸 도우면... 님만 망가지고.. 아버지어머니는 그대로예요...

    어차피 내가감당할건데 너가 무슨 상관이냐 하시며 선택한 길이라면...
    니가 도와줘야지 나혼자 어찌 감당하냐...소린 잊으세요...

    제발.. 님부터 사세요....

    독한년 소리 듣더라도... 손놓으세요...
    안그러면.. 원글님부터 죽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7765 국내용 현기차 1.6GDI 엔진도 맛탱이 가네요. 1 겁나네 2012/11/16 551
177764 파리쿡 이곳에서 리플도 원글도 없어지는건 뭡니까. 4 nonema.. 2012/11/16 640
177763 서울역이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일산킨텍스를 가려합니다 7 스페셜키드 2012/11/16 2,005
177762 고대생 동기 성추행사건 감형!? 2 무전유죄 2012/11/16 812
177761 시어버터 4 --;; 2012/11/16 1,216
177760 노무현 탓이다라고 20 모든게 2012/11/16 1,205
177759 서울은 언제 김장 2 영이네 2012/11/16 763
177758 백년만에 부츠 사려니.. 1 .. 2012/11/16 669
177757 백낙청교수 페이스북에 올린 문.안 비판과 권유/안철수인터뷰전문.. 1 .. 2012/11/16 1,138
177756 안철수 뜻은 확실하네요 뭐... 22 *Carpe.. 2012/11/16 2,413
177755 안철수가 당 쇄신을 계속 요구하는 배경에 관한 기사 10 zzz 2012/11/16 1,339
177754 아이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알려주세요 16 자존감 2012/11/16 3,042
177753 내차는 방에 파킹시킨다...ㅋㅋㅋ 2 우꼬살자 2012/11/16 1,230
177752 완전 분유 vs 유축혼합 (언니들이라면 어떤 선택을 권해주실까요.. 5 고민 2012/11/16 3,562
177751 HD TV 화면 어떻게 닦으면 깨끗할까요? 2 궁금해 2012/11/16 904
177750 바라는건 문재인의 백기투항인가요.. 1 영리한철수 2012/11/16 736
177749 안철수가 출마포기할거 같은 느낌인데요 37 흠.. 2012/11/16 4,802
177748 안철수 참 안스럽다 7 ===== 2012/11/16 818
177747 창의력 놀이책 괜히 사서... 4 3살엄마 2012/11/16 1,002
177746 피해자 코스프레하지만...실상은 안철수가 골리앗같네요...-_-.. 2 어휴 2012/11/16 599
177745 안철수: 박근혜 .. 2012/11/16 470
177744 모직코트 다림질이요...? 6 ... 2012/11/16 16,314
177743 집안일 중 가장 기꺼이(즐겁게) 하는건요?? 12 그럼 2012/11/16 1,347
177742 남초는 안철수 말이 뭔지 바로 알던데.. 41 탁하면척 2012/11/16 9,494
177741 국민학교 세대 추억이에요. 이런적이 있으세요?? 2 후회되는순간.. 2012/11/16 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