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며느리 생활 20년.

dooris 조회수 : 2,959
작성일 : 2012-09-23 22:54:26

오늘따라 시어머니 이야기가 많이 올라와서 저도... ㅎ

결혼 후 10년 간은 시부모님 이야기에 말대꾸 하면 안 되는줄 알고 시키는 것은 다 해야 하는 줄 알고 지냈더랍니다.

일도 잘 못하면서 착한 며느리 컴플렉스에 장녀 컴플렉스까지 있어서...

시댁만 다녀오면 스트레스로 남편과 한바탕 하게 되고.. ㅎ

10년간을 휴가 때 시댁 말고 다른 곳에 가본 적이 없었요.

휴가 시즌 다가오면 시어머니께서 언제 내려오냐고 챙기시니...

 

명절 때 시댁에 갈 때마다 시어머니께서 시아버니의 와이셔츠 스무몇장과 양복바지 7~8벌, 한복 저고리, 바지에 두루마기까지 다 꺼내놓고 다리라고 하시더군요.

시부모님은 가게세 받아서 생활하시고 1년에 와이셔츠 입는 날이라고는 누구 결혼식이나 장례식 갈 때가 전부인데 며느리가 왔으니 집에 있는 와이셔츠는 다 꺼내놓고 데리라고 하시는 거죠. 

 

그렇게 지내길 정확히 10년.

간이 붓는다고 해야할까요?

시어머니께 당당히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니, 세탁소에서 와이셔츠 한장 빨아서 다려주는데 1000원이면 되구요. 한복도 명절 때 한번 입으시니 그 때 그 때 드라이클리닝 맡기면 되요. 제가 맡기고 갈까요?"

 

휴가 때 언제 내려올꺼냐는 시어머니 전화에 "어머니, 저 그 동안 10년간 바닷물에 발 한번 담가본 적 없으니 이번엔 쉬고 싶어요. 애들 아빠랑 애들만 보낼께요"

 

명절 때도 시누이들 올 때까지는 혼자서 음식 다 준비하는데 막상 우리 식구들만 있을 때는 시어머니께서 고기 반찬은 꺼내놓지도 않고 평소에 먹는 음식 그대로 먹다가, 명절 날 오후에 시누이남편들 오면 그제서야 제대로 차려내구요. 어느 해는 추석이 9월 초였는데 안 먹고 아낀 음식이 상한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어머니, 음식 부족하면 제가 더 사올께요. 저희가 와서 길어야 며칠 있다 가는데 미리 음식 해서 맛있게 먹어요"

등등.

하고 싶은 말 속에 담아두지 않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10년은.... 그야말로 시댁에서 내놓은 며느리가 되었습니다. ^^

휴가 때는 물론이고 명절 때도 가끔씩은 남편과 애들만 시댁에 보내고...

저도 회사 생활 아직까지 하니 나를 위한 휴가가 필요하다고 당당히 밝히구요.

 

시어머니께서 그 당시에는 당황하신 것 같았지만 점점 적응하시는 것인지 바뀌시더군요.

표현 안 하면 바뀌는 것 없습니다. 알아서 대접해줄꺼라는 생각은 버려야겠더군요.

며느리니까 당연하다 생각하고, 며느리들 스트레스 받는 것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것.

 

성격 까칠한 며느리라 말 듣는것이 훨씬 낫습니다. 스트레스로 끙끙 앓는 것보다.ㅎㅎ

 

 

 

 

 

IP : 219.250.xxx.25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는말씀
    '12.9.23 10:59 PM (14.45.xxx.248)

    맞는말씀이에요. 뭐 죄졌어요
    당연한듯 말하는게 최고에요
    뭐 문제있냐는식으로

  • 2. ㅂㅈ
    '12.9.23 11:04 PM (115.126.xxx.115)

    말 해도...못 들은 척 한다잖아요..

  • 3. ㅇㅇ
    '12.9.23 11:11 PM (1.236.xxx.61)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시더라구요 저도 18년차인데 15년 넘어가고부터는 할말합니다 못들은척 하실때도 많지만 배째라하구요
    남편은 제가 당한거 금방 잊더라구요

  • 4. ..
    '12.9.24 7:23 AM (122.36.xxx.75)

    가만있음 가마니된다고 .. 가마니로 살수는없죠

  • 5.
    '12.9.24 11:30 AM (220.121.xxx.152)

    성격 까칠한 며느리라 말 듣는것이 훨씬 낫습니다. 스트레스로 끙끙 앓는 것보다.ㅎㅎ 2222222

  • 6. 맞아요.
    '12.9.24 2:12 PM (211.172.xxx.221)

    저도 한 십년만에 들이받았더니 사람 무서운줄 아시네요. 만만해 보이면 밟으려 들고, 상대가 세보이면

    먼저 숙이고 들어가는 타입이거든요. 울 시엄니. 어른이라고 그냥 참고 대접해드리니까 마구 대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길래. 한번 들이받았습니다. 아주 작은 일도 남편한테 전화해서 제 욕하고,

    지난 일도 들춰내서 또 제욕하고 하길래. 원하는게 뭐냐고 했어요. 당신 주변의 잘난 며느리들 칭찬을

    수도 없이 하길래 누구냐고 따지니까 이름도 못대던데요. 암튼 시엄니 유전자엔 며느리 구박인자가

    틀어박혀 있는듯. 좋은게 절대 좋지 않습니다. 할 말은 꼭해야 알아들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142 어떤 침대 쓰세요? 3 가을 2012/10/26 1,278
169141 요즘흔한이름 공유해요 5 hjjklf.. 2012/10/26 2,327
169140 브리트니 스피어스 대표곡좀 알려주세요 14 질문 2012/10/26 1,817
169139 저희집처럼 베란다에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찬 집도 없을듯 6 ㅇㅇ 2012/10/26 2,537
169138 선물좀추전해주세요 2 홍홍홍 2012/10/26 727
169137 용인수원 단풍 볼 곳 추천 해주세요 4 용인수원 2012/10/26 2,104
169136 렛미인 보신분.. 4 mango 2012/10/26 2,222
169135 추운 날 집에서 더운 물 5 delta 2012/10/26 1,487
169134 혹시 김말이처럼 안에 당면인데 겉은 어묵 5 그럼 이거 2012/10/26 2,175
169133 집 팔았네요. 후회할까요. 9 2012/10/26 6,939
169132 오늘 이름 묻는 날 ? 혜선이는 ? 4 이미지 2012/10/26 896
169131 멀쩡한 동생 정신병원行 알고보니 800억 재산다툼 2 무서운누나 2012/10/26 3,574
169130 홍삼 절편 괜찮나요? 5 ㅇㅇ 2012/10/26 1,495
169129 미드 자막인데.. 찾아도 없네요.. 9 최선을다하자.. 2012/10/26 2,051
169128 이 옷 어떻게 입을까요? 9 딸 만세 2012/10/25 2,419
169127 생리과다 제글에 댓글 주신분~부탁드려요. 1 제발 2012/10/25 1,619
169126 감사해요 1 죽고싶어요 2012/10/25 1,333
169125 오다기리조 멋있네요. 10 아무리생각해.. 2012/10/25 1,527
169124 피팅모델이 이쁜 인터넷 쇼핑몰 추천해주세요~~ 21 쇼핑몰 2012/10/25 4,777
169123 문재인 씨가 나이를 속였던 적이 있네요 헐~ 3 밴드닥터 2012/10/25 2,453
169122 이시간에 윗집애들이 울부짖어요ㅠㅠ 4 쾌걸쑤야 2012/10/25 1,913
169121 따뜻~한 집에서 하는일 ㅋㅋ 3 아이사랑 2012/10/25 1,473
169120 "게또바시"가 뭔지 아시는 분 계세요? 3 언젠가는 2012/10/25 8,166
169119 문재인, 'LH공사 말바꾸기' 파문 4 파문 2012/10/25 2,372
169118 클래식 콘서트, 앞자리의 매리트가 뭔가요? 1 son 2012/10/25 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