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만나러 오늘 다녀왔습니다. 타도시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집에 오는데 중간에 저희 부부가 아이 보고싶어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를 달려서
함께 점심을 먹고 학교에 들여보내고 왔습니다.
근데 오늘 아들이 뜻밖의 얘기를 합니다..
여태껏 저는 아들이 학교생활 기숙사 생활 잘 적응하는줄 알고 있었죠.
그런데 너무나 힘들어서 전학가고 싶다고 합니다.
오늘따라 얼굴도 수심이 가득해보입니다.
아들이 약간 말이 좀 빠른편입니다. 그리고 친구와 분위기가 무르익어 얘기하다보면 약간의 제스쳐도 좀 사용하구요
특유의 말투가 있다고나 할까요..
학기초에 선생님이 수학시간에 앞에 나가서 문제 풀고 설명하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설명하는데
아이들이 웃더라고 합니다. 말투 때문에..
그리고
아들이 좀 요즘아이들답지 않게 옷차림에 별로 관심도 없고 외모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고
대중가요를 거의 몰라서 노래방에 가면 부를 노래가 없어서 다양하게 못불렀더니 반 친구들이 다음부터
안데리고 가더랍니다. 아들은 중학교때 관악부에 열심이더니 관악곡,클래식 위주로 편식을 했죠.
티비도 거의 보질 않아서 누가 누구 닮았다 이런소리 친구들이 하면 알아듣질 못했더니
거의 외계인 취급하더랍니다.
기숙사 가기전에 정말 집에 있을때도 거실에서 나와서 거의 티비를 보지 않았긴 했어요.
가끔 개콘은 보는데 드라마 같은건 일절 안봤어요. 관심의 차이 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문제의 발단이 된건
지난 5월 즈음에 같은 반의 한 아이가 장난을 걸어와서 처음엔 웃으면서 받아줬는데
좀 지나니까 너무 심한 장난이라 아들이 하지말라고 장난 그만하라고 얘기했는데 아랑곳 하지않고 계속
거의 괴롭히는 식으로 그러길래 급기야 그만하라고 아들이 버럭 화를 크게 냈답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한 아이가 와서 문을 확 열어놓고 나가버리길래 나중에 그아이 찾아가서
왜 그랬냐고 하니까 그아이가 자기가 안그랬다며 딱 잡아 떼길래 열이 나서 둘이 심하게 싸웠는데
자기가 생각하기론 그 이후라고 하네요.
대놓고 따돌리고 하는건 아닌데 점점 친구들이 멀리 하는게 느껴지더랍니다.
점심 먹으러 가거나 수업이 끝나고 기숙사 올라갈때 같이 가자고 하는 사람 한명도 없고 자기네들끼리 행동하고
카톡 대화에서도 어느날 부터 제외 시키더라고 합니다.
주로 아들은 같은 반 친구들 보다 다른 반 친구와 친하게 지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너무 힘이 든다고..여태껏 엄마가 실망하고 걱정할까봐 말씀 못드렸는데 이제는 정말 심각하게
전학고 고려하고 싶다고..전학 하려면 2학년이 되기전에 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억장이 무너지네요.
그리고 고개를 숙이면서 엄마 실망 많이 했죠? 하는데..ㅠ
제가... 하나도 실망하지 않았다고 오히려 네가 그동안 혼자 마음고생했을거 생각하니
너무나 안스럽고 마음이 아플뿐이라고..그랬더니 그때부터 아이가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네요
한참을 울었어요. 이제부터 엄마랑 함께 고민해보자고.
대학도 좋고 성적도 좋지만 우선은 우리 아들이 마음 편하고 행복한걸 최고로 여길거라고.
그리고 여기는 니가 가고싶어하던 고등학교였지만 전학한다고 해서 실패하는것도 아니고 그게 인생의 끝이 아니라고..
아들이 너무나 많이 우네요..자기는 잘 지내고 싶어서 많이 노력했다고하면서..
모자가 여기까지 얘기 진행하는 동안 남편은 옆에서 아무말도 않고..ㅠ
아이를 들여다 보내주면서 일단은 할 일 열심히 하면서 마인드 콘드롤 잘하라고는 했지만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전학도 쉬운일은 아니겠죠..하지만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이상황에서 가장 엄마가 할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뭘까요..?
아이에게 힘이 되어줘야 할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