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둥이 6살, 15개월 두 아이 키우고 있는 저질체력 주부예요.
오늘 이사했구요.
어른 모시고 살다가 40평 집에서 20평으로 분가하는 거라
포장이사라고는 해도 두고 갈 짐과 가지고 갈 짐으로 나누느라
정리하고 버리고 분류하는 거라 일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어머니도 아프셔서 병원에 계시고 아이들은 어리고 일하기도 힘들어서
하루에 4시간씩 도우미분을 며칠 불렀지만,
아이들 재워놓고 잠을 줄여가며 일하느라 정말 고된 일주일이었어요.
오늘 아침 8시부터 이사직원들은 들이닥치고 병원에 다녀오랴 짐 나가는 거 확인하랴
(두고갈 것과 나갈 것이 섞일까봐서요)
남편은 짐들이는 거 봐준다고 해서 저 혼자 두 아이 데리고 놀이터에서 저녁 6시까지 정말 듁음이었죠.
오후 5시쯤 남편에게서 전화왔어요.
친구가 (물론 저도 친해요) 오늘 공무원(?)시험을 봤는데 같이 저녁먹기로 했다고.
이삿날 저녁약속이라 황당했지만, 아니 아주 완전 멘붕~이었죠.
그치만 그간 남편한테서 워낙 많이 당했던지라 저의 정신적 평온을 유지하려고 밥한낀데 뭘~ 심정으로
흔쾌히 밖에서 먹자고 했죠.
근데 남편이 일단 이사한 집으로 오라고 하더라구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같이 탄 굽네치킨 아저씨... 우리집으로 배달이더군요.
그리고 좀 있다 중국집에서도 배달과 함께
친구 두 명도 같이요.(물론 다 저도 아는 친구들이긴 해요)
이렇게해서 바로 이사한 집,어석거리는 바닦에서 집은 짐정리가 산으로 가기 일보직전인 상황에서,
게다 응가싼 아이 씻길 상황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밤 열두시까지 술판을 즐겁게(?) 벌였어요.
갈 때 즈음 남편친구와 여섯 살 아들이 씨름비슷하게 놀다가 아이 이마랑 눈두덩이까지 다치구요.
미안한 마음에 친구들은 나오지 말라고 했지만, 극구 마중까지 나가는 남편에 저는 스팀이 빡 튀더군요.
돌아온 남편에게 바로쏴붙였죠.
당신의 성격 이해할려고 나도 기분좋게 맞춰주려고 애쓰는데 왜 꼭 아들은 눈 퍼렇게 부어오른 상황에, 딸램은 잠투정인 이 상황에 꼭 굳이 마중까지 나가서 왜 나의 감정을 터트리냐고 짜증냈어요.
그랬더니 이 남편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저한테 쌍욕을 해대며 그만 하라며 오히려 난리 부루스떠네요.
친구들 가고나서 빨래 돌린 거 말릴려고 빨래 바구니 찾으니 안보여서 남편한테 물으니 답이 안가져왔을거래요.
그래서 아니다 내가 분명히 짐정리 확인했다 빼먹지 않았을거다 했더니
자기가 그것까지 정확하게 알아야 하냐면서 온갖 신경질내는 남편.
다용도실에 있어야 할 빨래바구니 벽장에 들어가있네요.
가구배치며 짐정리를 모두 제가 해서 오늘 짐 받는 것도 내가 한다고 했더니 저더러 아이들 보래요 자기가 한다고...
그랬더니 지금 양치하나 하려해도 짐찾기 놀이해야 할 판이예요.
전 머리 뚜껑이 다 열렸는데, 오늘 저는 놀았나요? 남편은 혼자 힘들게 짐보내고 짐받았나요?
이 남잔 대체 왜 자기한테 왜 화내는지를 모르고 오히려 아이들 앞에서 진상떠는 남편.
뭐라고 입을 열어야 할지 열 기력도 없네요.
여러분은 뭐라고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