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흥행작인 이병헌의 <광해>보고 왔어요.
근데 저는 내용을 거의 모르고 가서 포스터만 보고 갔어요.
가짜왕이 나오고 1인 2역까지만 알고, 뭔가 진중한 사극이겠거니~생각했는데,
초중반까진 거의 코믹 모드라고요.
가짜왕이 궁궐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적응기.....
제가 적응이 안되더군요. 관객들은 즐거워하고 반응은 좋았으나....
그리고 아름다운 조선의 궁궐과 의복을 보여주어 영상은 아름다왔으나.....
내용적 깊이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요즈음 사극영화는 시대만 사극을 빌린 거지, 의식구조나 사고가 완전히 현대여서
조선시대의 향기는 거의 의상과 건축 빼고는 나지 않더군요.
저는 광해군의 진면목이나 고뇌를 보여주지 않나 기대하고 갔는데...
광해는 광해지만, 조선시대의 왕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
현대인들이 원하는 조선시대 왕을 그린 것이더군요.
하지만 이병헌의 눈빛 연기는 볼만했습니다.
이병헌이 앞으로 왕 연기를 다른 작품에서 더 해 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카리스마 있는 왕의 연기가 잘 어울렸습니다.
류승룡의 연기도 역시 좋고, 한효주도 그야말로 애수어린 흰사슴같은 중전의 모습이었네요.
그리고 가짜 왕과 진짜 왕이 나오는 이런 영화가 외국에 있지 않았나요?
대통령이었던 듯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