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부산 오는 ktx
새벽에 서울 병원에 갔다 내려오는 길이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는 순간 앞자리에 아기와 유치원생에 엄마가 앉았네요
순간 마음 속으로 좀 시끄럽겠네 생각 하며 앉았죠
그리곤 곧 피곤해서 잠이 들었는데 시끄러운 노래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어요
일단 앞자리를 쳐다 봤는데 조용
둘러보니 앞쪽 동반석에 앉은 아이 둘이서 노래 부르고 떠들고 있더군요
4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완전 하이톤에 목청껏 소리 지르고 떠드는데 참...
한마디 할까 말까 엉덩이가 들썩거리는데
마침 승무원이 지나가다가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네요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떠들길래
대각선으로 보이는 아이 엄마를 쳐다보던중 눈이 마주쳤어요
제 불쾌한 눈빛을 읽은 듯 아이한테 한번 조용히 하라 주의를 주긴 하더군요
그러나 그 뿐 조용히 해라 단 한마디
부산까지 오는 내내 그 아이 둘이서 고함 치고 노래 부르고 잠시 말싸움도 하고...
그 엄마 단 한번을 아이 안고 밖으로 나가지 않네요
보통 그 상황이면 아이 안고 밖에 나가 달래던지 야단 치던지 하는게 보통인데
귀에 이어폰 꽂고 손에 휴대폰 들고 뭘 하는지
아이들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듯 완전 무심하게 자기 할 일만 하고 있더니
다시 한번 더 제 눈빛과 마주치니, 아이 아빠한테 애 데리고 좀 나갔다 오라고 한마디
그 아빠는 들은 척 만 척
아이들은 계속 떠들고...노래까지 부르고
정말 욕이 올라오는 걸 참았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그 아이들 쪽으로 쳐다보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긴 한데
아무도 선뜻 나서서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어요
소심해서 저도 계속 가서 말 할까 말까 망설이기만 했네요
걱정했던 앞자리 아이들은 얼마나 조용한지
딱 한번 아기가 시끄럽게 좀 울었는데 엄마가 조용조용 달래더군요
큰 아이도 소곤소곤 말 하고
아이 달랠때도 또 큰 아이와 대화를 해도 엄마가 얼마나 작은 목소리로 대화 하던지
그 엄마 얼굴 다시 한번 더 봐 졌어요
그러다 부산 도착해서 내리려고 문 앞에 서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들 여럿이서
저 아줌마 애들 너무 시끄러워 힘들었다 아줌마 좀 심하다 뭐 그런 말을 자기들끼리 하고 있네요
기차에서 아기들이야 우는거 시끄러워도 참는데
좀 큰 아이들 유치원생 전후의 아이들 정도면 엄마가 조용하라고 교육시켜야 하는데
기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참 젊은 엄마들 아이 떠드는 거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아요
평소 집에서 아이들 떠드는 거 너무 익숙해서 별 생각이 없는 걸까요?
공공장소에서 애들 조용히 하기 충분히 교육 가능 하지 싶은데 왜 그러는 걸까요?
떠드는 애들 보다 방치하는 그 엄마가 더 미웠어요
혼자 이어폰 끼고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안들렸을까요?
다음부터 기차 탈때 이어폰 꼭 챙겨 타야겠습니다 소음방지용으로 ㅠㅠ
그런데 오늘 우리 기차에 탄 사람들 참 다들 착한 걸까요?
그 칸에 약 60여명이 탔는데 한 사람도 그 아이 엄마한테 조용히 좀 하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한마디 하고 싶어 내내 엉덩이 들썩거렸던 제가 이상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