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길냥이는 병원에서 데려와 이곳에 다시 풀어줬어요. 오는길에 목걸이 하나 사고 이름표에 이름새겨 달아주고요. 어제 의견 주신 분 중 '레오'가 맘에 들어서, Leo로 정했습니다. 여기선 리오라고 부르죠. 밤에도 잘 보이라고 밝은연두색으로 골랐어요. 어느날 늦게 밤에 오는데 보니 차도에 떡 하니 앉아있더라구요. 왜 그랬는지 저날은 비키지도 않고 앉아있기에 되돌아 갔어요. 차에치어 중앙선에 앉아있나하구요. 그런데 다시 돌아가니 없더라구요..
케이지에 갇혀 계속 야옹거리면서 울때 보니, 아래 위 송곳니 하나씩 반대편 위치에 번갈아 빠졌어요. 풀어주자마자 밥을 줬는데 늦은 밤 또 집앞에 와서 저녁을 먹네요.. 오랜 길냥이 생활로 목걸이를 불편해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이 긁지도 않고 잘 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제부터 보미와 비슷한 태비지만, 검은털이 한겹 더 있는 것 같은 색깔의, 몸집이 좀 있는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밖에서 나비 비명소리가 들려, 이 녀석이 또 누구랑 싸우나 하고 나가봤더니, 이 새로운 냥이와 대치중이예요. 웃긴건, 이 신참냥이가 제게 다가와서 막 비비는거예요..그래서 전 밤이라, 옆집 고양이가 좀 크고 짙은 회색이어서, 죠이인가 싶었으면서도..죠이는 절대 제게 먼저 다가와 몸을 비비지 않기에, 죠이가 갑자기 성격이 변했나 했어요..
이 동네에서 한번도 못보던 고양이인데요, 오늘 또 나타난거있죠. 또 아는척을하고 몸을 비벼요. 전 사실 아직도 처음보는 길냥이들이 좀 무서운데 말이죠.. 보미랑 아빠냥이가 밖에 있었는데, 아빠 길냥이는 정말 착해서 이 낮선 고양이가 밥을 먹어도 그냥 보고있고, 보미는 온몸에 털이 일어나기에 집에 들여놨죠. 제가 뭘 사러가야 하던길이어서요. 그런데보니, 이 고양이가 제 다리에 자기 발로 막 강아지처럼 긁는데, 앞 발톱이 하나도 없어요. 주인이 있었던 고양이같은데, 지금은 주인 없을 확률이 좀 커보이는게 귀가 여기저기 찢어졌어요..싸우다 그렇게 된 듯 싶거든요.
저렇게 앞 발톱을 다 뽑은경우는 실내에만 둬야하는데, 참 사람들이 나쁘죠..발톱이 없으니 누가 밥을 주지 않는 한 쥐를 잡을 수도 없을테고, 다른 길냥이와 영역다툼에서 밀릴수밖에 없을텐데 말이죠. 여하튼, 전 새끼들을 어디로 빨리 입양보내려고, 여기서 좀 떨어진 좋은 조건의 보호소에 전화를 했더니, 거기는 이미 만원이라네요. 더이상 받을 수가 없다고 하고, 4달간 안 갔던 이곳 보호소를 할 수 없이 가 봤는데, 여기도 새끼냥이들이 넘쳐나구요. 걱정이네요.
나비와, 보미..그리고 새끼들이 제가 없을때 같이 있기엔 좀 불안불안해서요. 보통은 나비가 새끼들에게 하악대고 한대 때려줘도 보미는 쳐다만 보고 가만히 있거든요. 근데 어젠 나비가 조금 높은데 앉아있고, 새끼가 바로 올라가려고 하니 나비가 하악대면서 한대 쳤어요. 물론 안아프게..근데 그걸 본 보미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어서 그랬는지, 나비에게 덤비는 거예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됐죠. 길게는 안 싸우고 한 1초 후다닥 거리고, 그리고 나비는 방으로 들어가구요..
나비만 좀 다른 고양이와 잘 어울려도 이렇게 걱정은 안 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