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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가 이남자한테 농락당한건지 아닌지 알고싶네요.

문득 조회수 : 4,826
작성일 : 2012-09-21 11:36:43

벌써 일년전 이야기라서, 마음은 정리된 상태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이놈의 정신상태가 무척 궁금해서, 객관적으로 여쭤보고 싶네요.

일단 이놈과 저는 아주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외국에서 같이 일을 하다가 만났고, 서로 외롭던 처지에 동갑내기여서 무척 가까워졌습니다.

서로의 집에서 주말마다 맛있는것 해먹고, 이곳저곳 놀러다니고, 고민상담도 했습니다.

나중엔 정말 속깊은 집안 얘기 까지 털어놓을 정도로 친했고,

자신이 입는 옷 하나하나까지 저에게 코디를 부탁할 정도였습니다.

저 역시 너무나 성격이 잘맞는 친구였고, 함꼐있으면 말도 잘 통하고 재밌었습니다.

혹시 얘가 소울메이트가 생각할정도로, 깜짝놀랄정도로 좋아하는 것들이 같을때가 많았습니다.

그게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 좋아하는건데도요..

그정도로 공통점이 많아서.. 함께 대화나누고 영화보고.. 그렇게 점점 가까워졌어요.

주위에 누가봐도 우리는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할정도로 하루종일 붙어다녔고..

우리만 사귀는게 아니라고 부정했지요.

그래도 그냥 여자의 느낌으로.. 얘가 나를 좋아하는구나 란걸 느낄수 있었지요.

제가 그런쪽으로 아주 둔한 편은 아니었고, 그냥 느낌이 왔었어요.

항상 저를 쳐다보고 있었고.. 항상 저와만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고, 저와 함꼐하는 시간을 즐거워 했거든요.

처음엔 정말 친구로만 보이더니..

저 역시 그 친구의 마음이 느껴진후부터는 조금씩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술을 마시고 친구이상의 관계가 되어버렸지요. ;;

하지만 관계라는게 참 오묘해서..

그렇게 친구에서, 그런 관계가 되고 나니..

딱 사귀는 사이라 규정지을수가 없었어요.

겉은 똑같이 전과 같은 친구인데... 사귀자는 말은 서로 하지 않았고

습관처럼 관계는 계속 갖는 사이..

제 마음은 점점 더 깊어지고.. 좋아하는 확신이 서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사귀자는 말은 하지 않더군요.

그때는 그런 말이 불필요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인이 되는거라구요.

그런데, 주변의 누구에게도 저를 여자친구라고 소개하지 않았지요,

그런 관계가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너무 힘들어진 저는.. 자존심때문에 차마 매달리거나 사귀자는 말은 하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힘든 마음은 내려놓고 싶었던 나머지 마지막으로 고백을 했습니다.

좋아한다고. 함꼐했던 시간이 너무 즐거웠다고.

하지만 이젠 서로 연락하지 말자고.

네가 전화하면 그날로 전화번호 바꾸겠다. 다 정리하고 한국 들어가겠다. ( 이미 짐정리 마친 상태였습니다. )

솔직히 자존심 때문이라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말하면 정신차리고 절 잡을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러게 말하는 저에게 .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연락하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고요.

끝까지 사귀자는 말은 하지 않고요.

그렇게 전화를 끊고, 더이상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일도 관두어서 직장에 나가지 않았구요.

한달후 한국에 돌아왔고, 그렇게 일년이 지났습니다.

같이 일하던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말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는 자기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고. 가슴이 아파서 잠을 못잔다고.

그렇다면.. 저를 잡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나잇 상대는 아니었고 소중한 사람인데..

상대방의 마음을 알면서, 그걸 이용해 관계를 계속 맺을수 있는건가요?

그러면서 사귀진 않는다는건.. 좋아하지 않는다는건데..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 될수 있는건가요?

일년전에는 생각만 하면 복잡하고 화나고 우울해져서.. 그냥 그대로 묻어두었었는데

지금 마음이 다 정리되고 이성적이 된..

그 놈의 심리상태가 매우 궁금합니다.

82님들은 어쩌면 매우 냉정하게 그놈의 심리상태를 아실수 있겠군요.

저는 농락당한겁니까?

IP : 118.91.xxx.39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2.9.21 11:49 AM (121.165.xxx.118)

    유부남이나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에 백원 걸께요. 비열한 시키.. 끝까지 솔직하지조차 못하다니.

  • 2.
    '12.9.21 11:52 AM (61.102.xxx.19)

    그때 원글님이 그런식으로 헤어지자 하고 딱 끊을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는 어떤 관계냐? 우리에게 함께할 미래가 있는것이냐? 라고 물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뭔가 그 남자가 원글님을 잡기에 용기가 부족했던거 같은데 원글님이 당겨 주셨으면 따라오진 않았을까 싶은데요.
    여자쪽에서 먼저 정리 하고 돌아서니 못잡은건 아닌가 싶은데요?
    그렇게 무자르듯 나 한국 갈거다. 연락 하지 마라 니가 연락 하면 전화번호 바꾸겠다
    이러는데 무서웠을꺼 같아요. 오히려 그쪽에선 원글님이 나 데리고 논거 아닐까? 할지도 모르겠는데요?

  • 3. 원글이
    '12.9.21 11:54 AM (118.91.xxx.39)

    첫번째 댓글님. 놀랍네요. 사실 글에 안썼지만, 가정환경이 별로 좋지 않았던 남자 맞아요. 어린시절 아버지가 바람나서 집을나갔거든요. 그래서 아버지를 무척 증오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용기가 없어서 저를 못잡은건 아닌거 같아요. 그렇다면 좋아한단 말이라도 했겠지요. 하지만 끝까지 저에게 좋아한단 말을 하지 않았어요.

  • 4. 흠님/.
    '12.9.21 11:56 AM (184.146.xxx.221)

    흠님 댓글에 저도 조용히 한표...
    몇번이나 관계를 맺은 사이치고 관계의 정의를 내리는 과정이 너무 갑자기 통보식이였던거 같아요...

  • 5. ....
    '12.9.21 11:59 AM (59.22.xxx.245)

    관계정리할때 원글님의 행동을 보면
    왜이러는걸까 싶었을텐데요
    그 남자의 자라온 환경과 연결해 보면
    그 남자는 또 버려지나 싶었을수도 있구요

  • 6. 그남자가 농락당함
    '12.9.21 12:08 PM (210.50.xxx.52)

    가장 소중한 사람은 그냥 좋아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귀중한 사람.

    님은 오직 님이 듣고싶은 이야기만 내놓으라 하고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 하시고는
    놔두고 외버린 것

    사실 누구도 누구를 농락하지 않았음.
    누구도 상처없이 재미만 본 사람은 없음.

  • 7. 이건
    '12.9.21 12:13 PM (61.102.xxx.19)

    누가 농락당하고 아닌것이랑은 좀 다른 개념인거 같아요.
    그 남자도 상처 입었을거에요.
    그냥 이루지 못한 사랑 정도로 묻어 버리세요.

  • 8.
    '12.9.21 12:15 PM (1.221.xxx.149)

    그사람과 원글님이 미래를 보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던것 같아요
    그남자는 소울메이트적인 관계와 연인과의 관계까지 함께하면서 어떤 결과에 대한 부담없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것은 아니었을까 싶네요
    원글님도 그렇게 가기를 남자가 바랬던것도 있구요

    하지만 연인이라는것은 어느정도 유효기간이 있어서 세월이 흐르면 그것이 결혼이던 아니던 어떤 결과값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그걸 책임지기 싫었던거겠죠

    그냥 인연이 아니었나보다
    끝까지 갈수는 없었던 사랑이었나보다 하고 잊으세요..

    농락당했다는 느낌도 필요없어요
    사랑은 결혼과 달라서
    지나가면
    또 오게 되어 있어요

  • 9. ..
    '12.9.21 12:23 PM (61.73.xxx.54)

    서로 사랑한거 같아요..

    다만 바라보는 방향이 달랐을뿐..

    그냥 가시던 길을 가는거죠.. 그 남자분도..

  • 10. 음..
    '12.9.21 12:29 PM (218.234.xxx.76)

    자기 인생에 결혼은 없다라고 선을 그은 사람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못 잡은 걸 수도 있죠.

  • 11. 이걸
    '12.9.21 12:34 PM (112.223.xxx.172)

    왜 자기가 농락당했다고 생각하는건지 이해가 안가네요.

  • 12. 않싸다닷컴
    '12.9.21 1:11 PM (112.152.xxx.95)

    어릴적...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무서운 존재였던 첫사랑 그녀가 글쓴분의 방식대로 절떠났습니다 자신감이 없어서 소극적이던 제문제도 제법 있었고요
    물론 글쓴분은 떠난게 아니겠지만 아마도 그남자분은 평생 상처로 남을것같습니다

  • 13. ㅇㅇ
    '12.9.21 1:13 PM (93.197.xxx.183)

    부모의 불화와 이혼으로 결혼을 두려워하고 이성친구는 두되 독신을 선택한 사람
    많습니다. 님의 그 분도 유년기의 트라우마 증상을 보이고 있네요.
    저는 본문을 읽는 동안 남자 분이 미성숙하지 않은가 생각했는데 님의 댓글을 읽어
    보니 그 미성숙한 부분이 부모의 불화 아버지의 부재와 관계되어 있군요.
    그 분은 님을 사랑했습니다. 다만 어찌할 바를 몰랐을 뿐입니다.

  • 14. 중년남
    '12.9.21 1:34 PM (203.239.xxx.101)

    저도 책임의 문제, 남자는 자기가 여자를 먹여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데 미래가 불안하면 쉽게 이야기를 못해요.. 그런남자인경우에 한해서

  • 15. ok
    '12.9.21 8:52 PM (221.148.xxx.227)

    홍반장이라는 영화 함 보세요
    자존심때문에 맺어질뻔한 인연들이 깨지곤 하죠
    사랑한다면 자존심보다는 솔직함이 더 필요한것같아요.

  • 16. 글쎄요
    '12.9.24 12:32 AM (121.166.xxx.243)

    전 왜 남자편인지 이해가 좀...
    그 남자, 님을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님을 그렇게 떠나게 두지 않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데 잡지도 않고, 계속 연락하면 안돼? 이 말만 한다구요.
    절대 '노' 입니다.

    그냥 그정도까지였던 거예요.
    남자는 관계까지 하는 여자.. 있으면 좋았겠죠.
    하지만 결혼은 아니었던 겁니다.

    여자는 같이 있어 좋았고, 그러다 관계까지 가지고.
    여자는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 같이 잠자리하지 않죠
    여자가 더 마음이 간거예요
    그다음부터..
    그래서 더 간절해지고
    이 남자의 어떤 액션을 바라게 되고
    그게 없으니 애가 닳고..
    그러다 얘기했고 반응을 기다렸는데

    어떤 상무지랭이도 이 여자가 어떤걸 원하는지 알아챘을겁니다.
    근데 그 액션을 취하기 싫었던 거죠.
    같이 있었던 기간이 있었는데 맘 아프지 않을까요? 아파요.
    하지만 거기까지인겁니다.
    견딜만한거죠.

    님 잊으세요
    그 남자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예요.
    이성적으로 정리하셨다고 했죠?
    추억이 생각나면 기억하시고, 속상하면 속상해하시고..
    그렇게 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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