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름 학군있는 학교였고. 공부 엄청 시키는 곳이였는데도.
공부 이외에 추억도 많은것 같아요. 우선 학교 축제가 있어서
축제때는 미술부였던 저는 친구들과 작품 전시도 하고요.
운동회때는 코스프레 해서 운동장을 돌기도 하고요.
주변 남자 고등학생 애들이 벌떼처럼 몰려와서 구경하고 그랬었는데...
한번은
반 친구중에 누군가 밥을 비벼 먹자는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누구는 참기름, 누군 고추장, 누군 대야를 들고와서
마음에 맞는 친구들까지 점심때 밥을 비벼먹은거에요.
온갖 반찬을 다 넣어서..
그게 밥인가요. 꿀꿀이 죽이죠. 전 입맛에 안 맞아 결국 빠졌었는데
그 군단들이 일을 져지른거에요.
점심때 고기를 구워 먹자고...
그래서 애네들이 누군 부르스타, 누군 소금, 누군 상추, 그리고 돈을 모아서 고기를 갖고왔나봐요.
그걸 학교 뒷건물에서 구워먹다 걸려서... 혼난적이 있었어요.
그 모임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다 일어서서 혼나는데
나이많으신 할아버지 담임선생님이
일이리 사건확인을 위해 조사를 하시는거에요.
소금은 누구였냐? 어떤 통에 담아서 왔느냐?
참기름은 누가 갖고 왔느냐...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친구들 끼리는 키특거렸던 기억이 나네요.
중학교때도 생각해 보면 공부는 별로 안하고.
친구들끼리 몰려 다니기만 했었네요.
독서실에 가방 갖다 놓고 공중전화로 가서 좋아하는 오빠네 집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전화하고 끊고 좋다고 소리지르고.. 방방뜨고.
그러면서도 저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그 영화가 유행이였어요.
맞다고 우린 너무 억압받는다고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데 공부만 하라고 한다고 반항했었는데..
그리고 우리 밑에 애들은 대학도 많아져서 공부 안해도 된다고 우린 너무 억울하다고 부러워하고요.
지금 아이들 공부하는 수준 보니 챙피하네요.
그냥 이런 저런 생각하다 갑자기 고기 냄새가 들어오니 고2때 생각이 났습니다.
책도 많이 읽었고, 친구들과도 방과후에 떡볶기 집에 몰려 다니고..
생각해 보면 좋았던 추억이 많았던 것같아요.
그럼에도 왠만큼 공부하면 대학은 갔었고...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