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살던 아파트에 밥주던 녀석들이있었어요
어떤 할머니 말씀으로.. 6대째 살고있는 애들이다....
물론 몰래 밥주시는 분들도있고.. 눈치주는 분들도있고
위에서 내려다보니 괜히 옹기종기 모여있는 애들 주위로 위협하는 학생들도 많았어요
그중에 유독 새끼때부터 보아온 턱시도 고양이가 있었어요
유일하게 제 손을 터치했던 여자 냥이인데
애교도 제법 부리고 이뻤어요 눈키스도 해주고....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은 기본적으로 있었구요..
어느날 제가살던 층 복도에서 고양이울음소리가 들려나가보니
세상에나... 그 턱시도 고양이였어요... 어떻게 올라온걸까요? 그것도 제가 사는 층에...
가까이 가니 다음층 사이 계단에 누가 짐을 두었는데 거기에 몸을 숨기더라구요..
밥을 조금 갖다주고 집에 들일만큼 온순하게 따라오지 않을걸 알기에
집에 들어갔고 다음날보니 조용해서 ... 내려갔으려니 하고있었어요..
그런데 맛사지받고 돌아오는길에..고양이우는소리가 아주크게 메아리 치기에
처음엔 지하실에서 나는줄알았어요
가만듣다보니 저희집 라인 어제보았던 그층 창문에 떨어질듯 몸을빼고 어미찾는울음을 울고있더라구요.
놀라서 엘리베이터타고올라가니 대롱대롱 .. 정말 떨어질듯
저인것을 알고 다시 울기사직하더라구요.. 내려가는길을 못찾아서 그랬던거같아요..
곧이어 덩치큰 학생이 뒤따라올라오는데 그때부터 냥이가 경계를 하며.... 그층 온 복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어요
저도 경황이 없기도하고 ..고양이가 걱정되어서 올라왔다하기에
혼자힘으로 어떻게 할수없을것을 알고 학생을 보내지 못했는데.
우왕좌왕 여기저기 뛰며 안잡히려 날뛰다가 ... 저희집앞까지가서 저희집창문을 긁더니...
차라리 제가 문이라도 따서 열어놨음 저희집안으로들어갔겠죠?? 너무 후회스럽네요...
결국 학생이 고양이가 발톱을 세워서 안되겠는지 옷을 벗는순간
잠시; 고민하던 냥이가 그대로 십층이 넘는 곳에서 스스로 떨어지더라구요....
몇초간의 끔찍한 정적이 흐른후
둔탁한 소리와 함께 저도 잠시 멍해졌어요..
제가 어떻게 했어야 현명했던걸까요.. 희미한 기대라도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는순간
제마음도 무너져내리더군요.......
바로 어제 저녁까지도 나를보고 안심하며 눈키스까지 해줬던 녀석이었는데말이죠...
추운겨울 잘 넘겨줘서 얼마나 고마웠는데.. 얌전히 누워있던 녀석을 차마 못보겠어서
묻어주겠다는 학생에게 박스 전해준게 그 고양이와의 인연의 끝이예요..
그길로 그 턱시도 무늬를 한 암컷고양이는 짧지만 고된 삶의끈을 놓았죠.
저희집에도 길냥이었던 고양이를 키우고있는데 어쩌면 고양이는 이리도 조용하고.. 애교스럽고..
뭔가 평안을 주는 존재일까요...
이런존재라는 것을 알고나니 더욱 고양이라는 길위의 동물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걸까요
그때로 돌아가서.. 제가 열쇠를 따고 문을 열 생각만 했더라도 어쩌면
지금 집에있는 저희 고양이와 나란히 잠자고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차라리 길위에서 고생하느니 짧은고통으로 죽는게 낫다고도 합니다.
그아이가 죽은 날 택배가왔어요
예전에응모했었던 기억도 안나는 곳에서 사은품이 왔고
그다음날 또 다른곳에 응모했던 곳에서 금목걸이가 당첨되었고
삼일째 되던날 또 다른곳에서 사은품이왔어요
억지로 끼워맞추자면 한도 없지만.. 전 삼일동안 펑펑 울었네요
왠지 그고양이가 주고간것같은 고마움과 죄책감.
지금도 되도록 생각안하려고 하지만 그 턱시도 고양이 생각이 깊어지면 어쩔수없이 눈물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