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고 여대 대학원 여초직업 코스고
남자애들이랑 못 놀아요.
남아들이 노는 코드 자체를 이해를 못하고... 남동생이 있는데 걔랑 나이차이도 있지만 그냥 코드가 안 맞아서도 못 놀아요.
어디 한번 놀아볼까 싶어서 동생 방에 가서 누구야.... 요새 어캐 지내?? 넌 누구랑 친해? 어머 이건 무슨 게임? 하면서 말 걸면
동생이 불편해 하다가 누나 이제 누나 방에 가도 괜찮아 ^^ 하는 식?
암튼 그래서 임신했을때도 딸이길 원했고
여자애들이랑 더 재밌게 놀아요. 말로 놀고 책보면서 놀고 그림 그리고 놀고 그런거...
어떤 면으로는 사내애들이 이얍~~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니고 땀흘리면서 축구하고 그런걸 보면 좀 멘붕에 빠지는...
근데 어제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남매를 봤어요. 남자애는 초등 2학년 정도? 여자애는 유치원생?
여자애가 징징징징 이거 공룡이 어쩌고 저쩌고 하니까 남자애가 딱 제 눈치를 보더니 아줌마가 떠든다고 싫어할까봐 그런지 짐짓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서 쉿 누구야 조용히 해야지, 가만 있자. 하면서 어깨를 감싸고 동생을 토닥토닥.
어린 것이 그래도 동생이라고 챙기는게 넘 귀여워서, ㅎㅎㅎ 동생을 이뻐해야지~ 했더니
수줍게 씩 웃으면서 꾸벅 인사하고 안녕히 살펴가세요~ 하고 또박또박 인사하고 내리는 거예요.
동생 손은 꼭 붙들고 동생 가방도 들고 공룡도 들고 ㅎㅎㅎ
남의 아들이지만 너무 의젓하고 예의바르고 이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