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이지 않는 누군가 나를 도왔다는 느낌..

.. 조회수 : 1,421
작성일 : 2012-09-18 10:24:35

이런 묘한 느낌 자주는 아니라도 한두번 느낄때 있지 않나요?

요즘 같이 세상 흉흉할땐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고 소름끼칠때가 있어요.

2006년인가 여름날이었는데

한동네 사는 선배랑 집근처에서 술 한잔 하고 새벽 두세시쯤 각자 집으로 혼자 귀가하던 참이었어요.

저희 동네가 아파트 대단지들 모여있는 곳이었구요.

술집에서 집까지 멀진 않았는데

대로변으로 가게 되면 조금 돌아가고 단지 사이로 가로질러 가면 조금 빠르게 갈 수 있었거든요.

새벽이라 사람하나 안보이고 아파트들 불 다 꺼져있고 어둑어둑한 단지길을

술에 조금 취해 알딸딸한채로 걷고 있었는데

앞쪽으로 츄리닝에 안경낀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그런 적막한 곳에서 남자와 마주치게 되서 엄청 놀랐는데

이미 중간 정도 온 길이라 도로 뒤돌아 갈 수도 없고 정말 어찌할바 모르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그냥 앞만보고 스쳐지나갔었어요. 눈 한번 살짝 마주쳤구요.

그렇게 앞만보고 가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살짝 뒤돌아봤더니

세상에 그 스쳐간 사람이 도로 제 방향으로 따라 걸어오는거죠.

그때 저는 정말 아..뭔일 나겠구나. 그때 그 심정은 설명도 못하겠어요..ㅠㅠ

눈앞이 흐릿흐릿해지더라구요. 너무 무서우니까요.

근데 그 순간 정말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게

도대체 사람이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것 같았는데 어디선지 왠 가방 맨 남학생이 홀연히 제 앞쪽을 튀어나온거에요.

정말 앞뒤잴거 없이 그 남학생에게 뛰어가서 뒤에 어떤 남자가 따라오니 동행해달라 다급하게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던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더니 제 부탁에 응해줬구요.

저는 무서워서 뒤도 못돌아보고 길건너 저희 아파트 앞까지 왔네요.

 

만약 그 순간 그  학생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그 새벽 차도 다 끊긴 시간에 가방매고 음악들으며 어딘가로 가던 남학생...

어디서 나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저는 누군가 저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술먹고 새벽에 싸돌아다니지 말자란 큰 교훈이 지금도 제 머리에 박혀있네요~ㅎㅎ

 

 

 

IP : 60.196.xxx.1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리
    '12.9.18 11:26 PM (175.120.xxx.6)

    저는 살면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아요. 운전중 위험한 상황도 자연스레 넘어가고, 위험한 물건이 한 끗 차이로 떨어지고.. 누군가가 도와주셨구나하는 느낌. 속으로 매우 감사하며 지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910 천상 여자 캐릭터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 알려주세요~ 3 게자니 2012/09/23 1,806
155909 아내건 남편이건 배우자가 보험 많이 들면 무조건 의심해야하는 세.. 8 무서워 2012/09/23 3,231
155908 아들녀석들 1 ㅋㅋㅋ 2012/09/23 1,755
155907 대문글에 어떤 남편 선택에서 또다른 질문... 4 ... 2012/09/23 1,302
155906 밑집 락스냄새가 윗집으로 올라올수도 있는지요 ... 2012/09/22 2,321
155905 안철수 후보 멘토 친형님이 남민전때문에 투옥되었군요 15 .. 2012/09/22 3,445
155904 영화<광해>보고 왔는데, 잔재미는 있는데 깊이가 아쉬.. 10 포리 2012/09/22 2,847
155903 폐지줍은 분들 좀 짜증날 때가 있어요. 6 - 2012/09/22 2,969
155902 저축은행 5~6년차 정도면 연봉이 어떻게 돼나요? 1 저축은행 2012/09/22 1,543
155901 지시장이나 **번가 같은 곳에서 파는 양파즙 믿을만한가요? 5 흐음.. 2012/09/22 2,122
155900 결혼기념일 2 2012/09/22 1,244
155899 내일이 예정일인데, 오늘 갑자기 비염 증상이 왔어요 ㅠㅠ 4 어흑 2012/09/22 1,831
155898 TV가 고장나서 사야되는데요,,어디가 쌀까요? 5 사야함 2012/09/22 1,486
155897 임대법 아시는분 답변 부탁드립니다. 억울해서요. 1 울지맛 2012/09/22 1,305
155896 다섯손가락 질문 좀 할게요 바람소리 2012/09/22 1,586
155895 같이 수다 떨면서 탑밴드 보실 분? 35 깍뚜기 2012/09/22 2,191
155894 이쁜옷 파는 싸이트좀 알려 주세요 플리즈 2 ,,, 2012/09/22 2,269
155893 삭힌 고추 1 삭힌고추 2012/09/22 1,426
155892 오늘 코스트코.. 3 .. 2012/09/22 2,641
155891 다시 태어나면 결혼 안하실꺼죠? 70 다시 2012/09/22 13,067
155890 갤2 - 트위터 화면이 동동 울려요.. 구토유발 2012/09/22 1,020
155889 돌잔치에 출장헤어 불러보신분있나요 ... 2012/09/22 1,357
155888 아들녀석들 보신분 계세요? 잉국이 어땠나요? 17 궁금이 2012/09/22 4,523
155887 지금 뭐하세요 17 ,, 2012/09/22 2,095
155886 최근 발견한 좋은곡 3 저도 2012/09/22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