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무지 아껴서 사는 건 맞아요.
왜냐면, 애들 학비 때문에 뻔한 수입에 아껴쓰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시댁은 저희가 받은 건 하나도 없고 여태 돈을 대드리기만 하였고,
친정도 제가 받은 건 하나도 없지만 어머니가 안타까워서 용돈을 드리고 있어요.
하여간에 저희는 저희 두사람이 모으지 않는 한 돈이 생길데는 없어요.
제가 사회적으로 아는 사람들은
다들 백은 명품 여러개 있고 매일 허드레로 드는 백도 최소 백만원은 넘는거고
옷도 신발도.. 뭐 여행을 가더라도 소비수준이 높아요.
그렇지만 저는 그럴 형편이 안되니까
싼 백들고 신발도 옷도 그냥 산뜻하게만 제 취향에 맞추어서 나름 개성을 살려서 입어요.
패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체중조절은 제가 잘 하고 있어서
그나마 체형이 뒷받침되어서 그럭저럭 넘어가줄만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얼마전에 우리 친언니를 만났을 때 언니가 그러더라구요.
너가 너무 알뜰하게만 싸구려로 입고 있다고요.
지금 네가 입고나온 옷이니 백, 신발, 머리 다 합쳐도 백만원도 안들거라고.
네 사회적 지위에 그러고 다니면 안된다고.
요샌 도우미도 너같이 입고 다니지 않느다고..
제가 언니한테 그랬어요.
언니도 알잖아. 내가 돈을 편한 마음으로 쓸 형편이 아니야.
언니가 친정어머니 용돈도 줄여도 된다고 하면서
네가 아껴서 드려도 엄마는 네가 줄만해서 준다고 생각하지 그거 얼마나 네가 고생해서 벌은 것이며
다른데 써야 할 것도 안쓰고 아껴서 드리는 거 모르신다고..
제가 친정어머니께 좀 넉넉히 드리고 있었어요.
그래도 가끔 친정어머니가 제가 돈을 더 달라고 그러실 때가 있었거든요.
저는 어머니께서 돈이 더 필요하신가보다.. 더 모아서 드려야지..이럼서 더 아껴서 모아드렸어요.
언니 말이 네가 그렇게 아껴서 어머니께 드려도 어머니께서 네가 드린 용돈 어디에 쓰시겠냐고.
어머니는 오빠네 애들이니 며니리한테 주시는 거라고.
너보다 훨 부자인 사람들한테 쓰시는 건데 너도 너 생각 좀 하고 너한테도 쓰고 살라고.
사실 오빠는 아버지께서 이미 땅이며 부동산이며 재산을 많이 주셨거든요.
저는친정에서 단 한푼도 받은 거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결혼할 때도 그랬었구요.
언니가 저한테 아무리 네가 깔끔하게 입는다고 해도
비싼 옷은 그만큼 부티가 나는건데
네가 싼 옷이지만 좋아보이는 옷으로 고르고 다닐 시간이 없으니깐 비싼 옷 사입어야 한다고.
백이니 신발도 직업상 네가 만나는 사람들 생각하면 지금 네가 하고 있는건 갖다 버려야 하고
헤어스타일도 돈 안들인 티가 역력하다고..
언니 말이, 남의 이목이 문제가 아니고
너는 언제까지 그렇게 돈만 벌면서 남을 위해서 살거냐고.
너도 여태 뼈빠지게 돈을 벌고 저축했으면 좀 너 자신을 위해서 살라고.
사람이 사는거 알고보면 잠깐이라고.
언니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왜 이렇게 내가 바보같은지 모르겠네요.
속으로 화가 많이 났는데도 얼마전에 친정에 갔는데 어머니께서 돈좀 달라고 하셔서 또 50만원 드렸어요.
그랬는데 어머니께서 다음 날 전화해서 20만원 더 부치라고 하시더군요.
그냥 알았다고 하고 속상해서 안 부쳐드렸어요.
어머니가 며칠 후 또 전화하셔서 그냥 저 안 부칠거예요.. 그랬어요.
왜 그러느냐고 해서 그냥 저도 요새 좀 어려워요.. 그랬더니만 알겠다고 하시더군요.
남편한테 이 말을 했더니만
남편이 당신 사 입어.. 당신이 명품 백 든다고 우리 살림 어려워지지 않아.
당신도 좋은 거 입고 그렇게 해. 그래요.
그런데 어디 그러냐구요.
누구는 좋은 거 모르나요. 그렇게 하면 돈은 언제 모으냐고요.
그런데도 전 명품 사고 싶지도 않고 비싼 옷 입고 싶지도 않아요.
제가 원한게 그런게 아니거든요.
근데 언니가 저한테 언제까지 그렇게 살거냐고..
너도 너 자신을 위해서 네 인생을 살라고..
이 말은 저를 뒤흔들고 있네요.
근데, 저 자신을 위해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이젠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