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부터 3일째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열 받아서 몇글자 적어봅니다.
저희 아이는 초등1학년 남자아이입니다. 학급에서도 모범생이고 친구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호남(?)이네요.
친구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다 도와주고(예를들어, 짝꿍이 물을 쏟으면 다~ 치워줍니다), 물건도 잘 빌려주고, 친구들 간 다음에 남아서 청소도 깨끗이 하고 집에 갑니다.
그러니, 당연히 인기가 좋겠죠. 선생님도 예뻐하시고요...
문제는 같은 반에 프랑스 아빠와 한국인 엄마를 둔 남자아이가 있는데, 입학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일 매일 괴롭혔다는 것 입니다. 이 아이도 아마 제 아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저는 추측을 하긴 합니다만...
학기 초기에는 다른반 아이들이랑 패거리를 만들어서 화장실에 못 가게하고, 우리 아이가 걔네들이 무서워서 화장실을 못 가고 교문앞을 동동거리고 나오고 그러더군요.
우유먹을 때 뒷통수 때려서 우유 왈칵 쏟게 하고, 매번 작품을 만들면 발로 밟아서 망가뜨리고, "니네 아빠는 똥이야"그러고 놀리고, 패거리들과 함께 교문앞에서 뭐라고 욕하고 그러더군요...
기어이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다는 소리가 나오더군요.
그래도 저는 참았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갈등을 겪을 수도 있고, 갈등을 해결할 능력도 생긴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근데, 지난 금요일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놀고있는데 와서는 눈에 모래를 뿌려서, 기어이 대형 안과엘 갔다왔습니다. 눈에 모래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다 닦아내고 2차 감염때문에 약(무려 안약을 3가지나 ㅠ.ㅠ) 처방받아오고, 아이는 오후 스케쥴 모두 취소하고... 눈은 뻘겋게 충혈되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셔서, 그 아이 엄마가 저녁 9시쯤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 모래를 뿌린 일 이외에도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 얘기를 했더니,
"그런 일은 선생님으로부터 리포트를 받은 바 없어서 수용할 수 없고, 우리아이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다"는 것 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어서 말이죠... 그렇게 자기 아이가 절대 그럴 행동이 아님을 증명하기위해 장장 1시간을 떠들어대는거 있죠.~~~
제가 더이상 대화가 안 될 것 같아 전화를 끊고 밤새 고민을 하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전히 자기 아이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라는데 변화가 없더군요.
말이죠~~~
제가 왠만하면, 아이들 일 이니,,, 경고수준에서 그냥 지나가려고 했습니다. 저도 오랜 미국생활로인해 이방인으로 산다는게 얼마나 피곤하고 힘든 일이란 걸 알기에,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 잘 지내거라'하고 끝내려고 했습니다. 뭐, 치료비랑 교통비 받아봐야 10만원도 안 되는 일이고요...
근데, 이 엄마의 "내 자식은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다"는데 정말 뚜껑이 열리고, 망치로 뒷통수 맞는 기분이더군요.
그래서, 치료비, 교통비, 빠진 학원비 +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 받으면 그 치료비까지 청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로부터 5M이내 접근하지 말라고 접근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이런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진단서 떼고, 바로 경찰서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울면서 선처를 바란다는 둥 그런 소리를 또 장장 30분을 하더군요. (문제는, 여전히 내 자식은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는데 있습니다)
참...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내 자식은 절대 나가서 맞고는 들어와도 때리고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허황된 믿음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지... 내 자식이 피해자도 될 수 있지만, 언제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원칙을 잘 모르는 건지... 답답합니다.
내일은 담임선생인 찾아뵙고 이런 얘기 다 드리는게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