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키우면서 생협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어요.
큰 과수원이랑 농장 농사 지셨던 할아버지 할머니 덕에.. 저희 친정엄마도 농사라면 좀 해 보셨는데..
저보고 너무 무농약 유기농 믿지 말라고 하셨어요..
언젠가 여기 댓글로도 남겼었는데..
제가 사는 곳은 경기도 언저리.. 배가 유명한 지역이예요.
유기농, 무농약 농가가 몇군데 있지요..
어느날 새벽 엄마랑 새벽 등산 갔는데... (산이 낮아 산보 정도..^^)
유기농 배 농장이 그 산 언저리에 있었어요.
근처에 가기도 전에 친정엄마가 이 새벽에 어디서 이렇게 농약 냄새가 나냐고 하셨는데..
농장에 가 보니.. 새벽을 틈타 농약을 뿌리고 있었어요. 기계로...
농약 냄새 구분 못하는 엄마가 아니시거든요..
그럼서 저 보고.. 무농약 유기농 좋아하는 딸아... 잘 봐라... 하셨어요..ㅠㅠ
게다가... 작년엔 전원 주택으로 이사했는데..
배 농장 바로 옆이예요...
계약하기전에도 부동산 아줌마에게 여쭸었거든요..
농약 너무 많이 치면 바람에 농약 모두 저희 집 쪽으로 오게되는거 아니냐고...
부동산 아줌마도 뭘 잘 모르시니... 그 정도로 뿌리지 않는다고 하셨고..
저희도 어지간히 집이 맘에 들어서.. 그냥 이사했어요..
봄이 되어 아름다운 배꽃이 만개하자 마자... 오..마이..갓....!!!!!
트랙터 같은 걸로 농약을 들이 부었어요...ㅠㅠ
오죽했으면 농장 아저씨들에게 커피며 간식 안겨드리고...
농약 치는 날짜를 미리 통보해 달라고 부탁 드렸었어요..
보름에 한 번씩은 뿌려야 한댔으니...
알아야 빨래도 미리 널거나, 그 날은 피해 널어야하거나..
여름엔 창을 못 여니.. 아예 대피해야하잖아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니.. 정말 엄청 신경 썼거든요...
가을이 되어... 햇배가 나왔다고 먹어보라셔서...먹어보니..
정말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어젠 햇배 좀 사먹어야겠다고 농장에 갔다가
못 볼걸 보고 말았네요...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배 포장 박스에...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무농약 마크..다다닥!!!!!
아...
집에 돌아와서 남편과 저랑 둘이서 허탈하게 웃었어요...ㅠㅠ
뭐.... 이렇게 적어두면 또 일부가 그렇다..라고 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일부든.. 소수든....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건 사실인 것같아요.
날로 먹는 채소는 모두 무농약 유기농으로 먹이고 있었는데.. 이제 그것들도 색안경끼고 보게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