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더 정확히 얘기하면...
사랑을 찾아 결혼까지 골인할 수 있을까요.
대학교 4학년 때 아버지께서 뇌졸증으로 쓰러지시면서
바닥치고 이제부터 돈이 들어오는 시기에 사업을 접으셔야했죠.
남은 건 1억 5천 가까운 은행빚...
대학원에 진학하려던 제 꿈을 접고
부랴부랴 취업 준비를 해서 다행히 대기업에 취업 성공했습니다.
한창 때인 20대 중반에, 동기들은 보너스 받으면 차 산다, 주식 한다고 할 때
저는 어느덧 가장이 되어 집안을 책임져야 할 상황이 되었죠.
지난 6년 동안 쉼없이 달려왔습니다.
한 달에 몇십만원이라도 더 벌려고 야근하고 고과 잘 받으려고 별의 별 짓 다하고,
그렇게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6년동안 위의 은행빚 다 갚고
지금 부모님과 살고 있는 7천짜리 전세집도 얻었죠.
그리고 그 가운데서도 저를 사랑해주는 여자를 만나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엔 행복할거야, 라는 희망을 품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네요.
결혼은 둘만의 문제가 아니더군요.
결혼하겠다고 여친 부모님을 찾아뵙고
저에 대해 좋게 생각해주시는 거에 감사했지만...
돈 문제가 나오니 달라지시더군요...
우리 집은 지금까지 대출 받아본 적 없는 집이다,
모아놓은 돈도 없는 상태에서 대출 받아 전세를 마련한다니
요즘은 그렇게 시작하면 평생 고생이다...
부모님의 그런 의견이야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 저는 괜찮았지만...
여자친구는 아니었나봐요...
저는 주변의 흔들림에도 꿋꿋히 저만 믿고 따라와주길 바랬는데...
현실은 어쩔 수 없었나봅니다...
잡을 수도 없었어요...
그녀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저보다 더 힘들었겠죠...
헤어짐도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힘든 건...
이제 내 나이도 어느 정도 있는데...
과연 또 다른 사랑을 만나 가정을 꾸릴 수 있을까...
둘 만의 문제가 아닌데, 과연 될까...
그 모든 걸 감당하고 나에게 올 여자가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더 힘드네요.
잘 생긴 얼굴도 아니고,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집안이 잘 살았던 적도 없고,
그래도 30년 넘게 자신감 하나, 긍정 마인드 하나로 살아왔는데
그것만으론 안 되는게 세상에 참 많네요 ㅎㅎㅎ
그래도...사랑이 또 오겠죠?
내일부터 다시 달려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