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만 5년이 훌쩍 넘었는데요..
신혼때는 그나마 좀 괜찮았죠..
그땐 저도 자유로웠고 회사도 다녔고..
근데 아이낳기 직전부터 신랑이 미친듯이 바빠지기 시작하더니..
아이가 4살인데 주말부부나 마찬가지에요..
평일엔 늘 기본 2~3시 퇴근.. 그중 하루는 완전 날밤새고 6시쯤 들어와서 한시간 정도 자고 씻고 다시 출근..
그렇다고 출근이 늦는것도 아니고 8시 칼 출근..
이번주도 아침에 한 20분 씩 본게 다에요..
밥한번 같이 먹은적도 없고 오늘 무슨일 있었냐 머했냐 머먹었냐 대화 한번 안했고..
일주일에 한두번 카톡 한두줄..
하루에 한통화 간신히.. 1분 남짓..
주말엔 쉬긴 쉬는데.. 평일에 이리 고되게 일햇으니 거의 잠만 자요..
밥만 먹고 자고 자기 몸 씻고 자고. 핸폰 보다 자고..
신랑 힘든건 이해하는데..
진짜 이게 가족인가 싶어요..
딸애가 티비에서 이불그네 장면을 보고선 그네태워달라고 노래를 불러요..
근데 무거워서 제가 혼자 태워줄수는 없고..
이번주 내내 아이는 아빠 얼굴 한번도 못보고..
나 외롭고 힘든건 둘째치고 아이한테 넘 미안하고 아이가 불쌍한거 있죠..
여기가 연고지가 아니라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기껏해야 그닥 자주 보지 못하는 동네 친구 한두명 뿐인데다...
좀 외진 지방이라 차없으면 어디 나가기도 어렵고 마트나 놀이터 말고는 마땅히 갈곳도 없어요..
아이가 너무 외로워해요.. 그래서인지 요새 동생 낳아달라고 난리..
저희도 첫째와의 터울 생각해서 이제 둘째 갖고는 싶은데..
생각만 있음 머해요 ㅠㅠ 하늘을 볼 날짜 맞추기조차 어려운데 말이죠..
그날이 와도 신랑 야근.. 철야..
휴...
오늘 아이가 하도 사촌언니 보고 싶다 하길래 친정에 가려고 했더니..
오랫만에 일찍 끝낸다며 같이 가자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저녁도 안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암만 기다려도 연락이 없는거에요.. 전화기도 꺼놓고..
세시간 가까이 기달리다가.. 치킨 시켜 먹고 있는데 연락와서..
5분 안에 온데요..
저녁도 못먹고 일하는 신랑 안쓰러워서.. 애기만 조금 먹이고 손하나 안대고 치킨 그대로 남겨뒀거든요..
근데 또 연락도 없고 안와요.. 또 두시간을 기다렸죠..
이미 밤은 깊어 끝까지 아빠 보겠다고 기다리던 아이는 졸려서 칭얼대고.
결국 카톡 보냈네요.. 애기가 졸려해서 먼저 재우겠다고..
당신 바쁜건 알겠지만.. 내가 당신 이해 못해주냐.. 바빠서 지금 못간다 이렇게 한줄만이라도 보내달라..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생각해 달라 보냈더니..
딱 한마디 오네요.. 바빴어..
신랑이 기본적으로 좀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긴 해요..
착한 사람이긴 한데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게 사실이에요..
평소에도 늦어도 늦는다는.. 회식이면 회식한다는 그런 얘기도 없고..
이번주말 분명 모임이 있는거 알고 있거든요..
아마 월요일쯤 정해진 약속일꺼에요.. 근데 어제서야 말해줘요 그것도 짧게 한마디.
부부동반 모임일텐데 '토요일에 XX모임있는데.'..
너도 가는 모임이다.. 시간 괜찮아? 머 이런말도 없고요..
저말은 같이 가자는 걸까요 혼자 간다는 말일까요?
문 나서며 한 말이라 뭐 물어볼새도 없었어요...
신랑 이러는게 하루이틀이 아니니.. 저 혼자 행동해도 되겠죠..
근데 오늘같은 경우도 자기가 같이 가자 해놓고 연락도 없이 이런식으로 흐지부지 해지거나..
아니면 혼자서는 가기 힘드니 신랑한테 운전만 해달라고 해요..
주로 시댁이나 친정 근처 목적지로요..
난 아이와 놀테니 당신은 집에서 쉬고 있어라.. 그래도 싫데요..
한숨만 자고 같이 가자.. 그래놓고 하루종일 잠만 자요..
주말에 놀이터를 가도 키즈카페를 가도 도서관을 가도.. 엄마와 둘이서만 오는 아이 별로 없네요..
사실 주말 놀이터가 제일 싫어요..
매일 놀이터 나가논다는 핑계로 주말엔 되도록 놀이터를 안가는데요..
왜냐면.. 주말의 놀이터는 다들 아빠랑 오더라고요..
아이가 부러워해요.. 전 맘아프고요..
휴..
요새 애니팡 게임 유행하잖아요?
다들 점수가 높길래.. 어쩜 이렇게 잘하나 했더니..
핸드폰 하나로 두명이 한데요..
거의 결혼한 친구들이라서.. 애기 재우고선 밤마다 핸드폰 하나로 애니팡을 한다고 하네요..
너무 재밌데요..
요즘 제 소원이 뭔지 아세요?
바로 저 애니팡을 신랑 핸폰으로 같이 하는거에요.. 너무 웃기죠?
정말 이런 주말부부(?) 너무 싫네요..
벗어날만한 방법 있을까요?
참.. 머 댓글에 이런 내용이 있을 듯 싶어 적어요..
이렇게 힘들게 일하지만 신랑이 이렇게 죽도록 일해도 수입 많지 않고 시댁으로 고정비용이 나가요..
돈의 힘 빌리기 어려워요..
또.. 신랑한테 독립하고자 최근에 면허를 따긴 했는데..
차도 너무 낡고 고장나고.. 수리할게 있는데 고장난지 두어달 됬는데도 아직도 못고쳤오요..
저 혼자가서 고치면 사기당한다고 같이 가서 고치자고 한게 벌써 두달이 넘었어요..
차문제도 있고 제가 초보운전이라 멀리.. 복잡한 시내는 못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