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1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1,038
작성일 : 2012-09-14 08:26:48

_:*:_:*:_:*:_:*:_:*:_:*:_:*:_:*:_:*:_:*:_:*:_:*:_:*:_:*:_:*:_:*:_:*:_:*:_:*:_:*:_:*:_:*:_:*:_

실용이란 놈을 찾으러 문경새재부터 달래강까지 숨차게 뛰어다녔다.
실용아 어딨니 실용아! 나보다 300살은 더 먹은 주목에게도 물어보고
새재를 넘는 사람들 굽어보다 일제 때, 송진 강제 공출하느라
몸에 깊은 칼을 맞은 조령 적송에게도 물어보았다.
관문에서 어묵을 파는 아저씨한테도 물어보고 백두대간에서 풍찬 노숙하기를
집인양 하던 산사람에게도 물어보았다.

달래강의 다슬기에게도, 얼음장 밑에 숨은 꺽지에게도
무르팍이나 적시고 말 수심의, 종이배나 띄웠음 적당할
강물에게도 물어보았다. 한결같이 안다는 답이 없었다.
섬진강가에서 잔뼈가 굵은 쌍칼 형님께도 물어보았다.
그 강도 댐을 막으니 물길이 탁하고 물이 줄어 옛날에 비하면 어림도 없더라고
강가의 숫염소처럼 순한 풀을 씹을 뿐이셨으나,
그의 머리에도 단단한 뿔이 돋고 있었다. 여차하면 들이받을 듯,

묵언으로 살고 흐르는 것들은 실용이니 참여니 국민이니 독재니
전에도 살았던 것들이고, 저 잡것들이 기저귀 차기 전에도
순명대로 흐르고 살았던 것들이어서 그런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것들을 너그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모래톱은 어떻게 말했던가.
수백만 년 풍화를 겪으며 알알이 밀려 온 모래톱은
실용이란 놈이 모래무지처럼 제 품에 숨은 적도,
품어준 적도 없더라고 하였다.
여차하면 시멘트에 제 몸을 섞어주지 않을 듯하였다.
그래, 모래는 낱낱이 흩어짐으로 산하를 도와줘야 하리라

벙이 삼룡이도 아니고 유령이 실용實用이!
연암, 다산이 생환하신다면
곡학아세의 표본들을 수원화성 거중기에 달아 삼박 오일 간 북어처럼
말려 때려줄 놈이로다 ― 하실 것을 직감하면서
대답 없는 실용이를 찾아 부르고 불러보았다.

혹 그는 짝퉁 이순신이었던가
― 짐에게는 하루 12척의 바지선을 운송할 수 있는 운하가 필요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업자들과 토호들의 이익과 정권유지를 위하여
능히 반대를 위한 반대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

졸지에 물리쳐야 할 왜적인양 오인 표적된 우리는
실용이를 찾아 족치러 날밤을 새며 쫓아다녔으나 빌어먹을
탄금대에 빠져죽었는지 남한강에 쓸려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단언컨대 아무리 실용적으로 실리적으로 생각해봐도
실용이는 들어간 만큼 돈을 되돌려줄 자도,
만인을 강물에 띄워 평온히 유람시킬 자도,
물이 썩으면 그 모든 강물을 갈아줄 자도,
똥물을 더불어 마셔줄 자도 아니었으며,
국내산 생수가 떨어지면 에비앙 생수, 바이칼 호수를 공수해 들이킬 자들,
그리하여 실용이는 이 나라 이 산하가 제 것이 아닌 것들.
내가 얼핏 본 실용이는 전봇대 뽑힌 자리에 여전히 전봇대가 있는 줄 알고
개발―을 높이 들어 조건반사 하듯 오줌이나 갈기는 것들.

자신의 멀쩡한 내장을 스스로 파헤쳐 건강하게 살아가는 제 몸이 어디 있단 말인가!
고작 20년도 못 살 인간의 망상을 비웃으며 강물은 흘러가고
은유가 아니라 직설로 직설로 욕지기를 뱉으며 흘러가고
서정과 정치는 딴 몸이 아니라 꾸짖으며 흘러가고
눈 털어낸 솔잎은 더욱 푸르게 허공을 찔렀다.
그리하여 강물은 곡선이었고 비명은 직설이었다.


   - 박두규, ≪강江이 말했다≫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1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1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13/20120914_jangdory.jpg

2012년 9월 1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13/134746174239_20120913.JPG

2012년 9월 1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13/alba02201209132037400.jpg

 

 

 

이쯤되면 내 은총 안 받은 자들이여~ 걍 뒷목 잡고 골로 가거라~ 라는 거지... ㅋ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두분이 그리워요
    '12.9.14 8:38 AM (121.159.xxx.10)

    역사에 맡기자- 유행어가 되어버렸네요 . 드러운 시대..-_-;

  • 2. 그러게요..
    '12.9.14 8:58 AM (39.112.xxx.208)

    개와 고양이인 이한구와 김종인을 세워 놓고 무슨 일을 도모한다는 건지........
    눈 속임 사기 가식!!!!!!!


    속는 궁민들은 벼엉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9933 영어가 꽝인 저희 아들 중학교가기 전에 이것만은 꼭 하고 가야한.. 3 초6 2012/11/20 1,232
179932 그냥 사십대 싼옷 사려는데요.. 4 ... 2012/11/20 2,587
179931 지 마누라만 생각하는 남동생이 얄밉네요 23 힘들어요 2012/11/20 7,340
179930 학생은 건강검진을 어디서 하나요? 3 학생건강검진.. 2012/11/20 669
179929 삼겹살이랑 같이먹으면 좋은 음식이 뭐가있을까용? 15 @@ 2012/11/20 2,906
179928 22개월 아들 목에 혹이 났는데요. 1 육아 궁금 2012/11/20 931
179927 재외제주도민 모임 '한라포럼' 문재인 지지 선언 2 문지지 11.. 2012/11/20 858
179926 며칠전 어느 댓글에서 제게 참선모임 물어보신 장대비 님~ ... 2012/11/20 751
179925 무슨 소리를 듣고 싶은 건가요? 17 ... 2012/11/20 2,343
179924 문재인 페북.jpg 8 문대인 2012/11/20 2,252
179923 소개팅 에프터 받았는데... 10 34세,여 2012/11/20 5,446
179922 단일화에 바라는 단 하나! anycoo.. 2012/11/20 606
179921 조카 글 다시올려봅니다. 24 도움 2012/11/20 4,521
179920 김장 4 나일론 2012/11/20 1,233
179919 웨딩촬영 안한사람, 저뿐인가요. 37 저요 2012/11/20 5,732
179918 행정사 시험 어떨까요? 10 궁금 2012/11/20 3,719
179917 현재 문 안 협상 상황(펌) 3 ... 2012/11/20 1,418
179916 안후보 안 되면 박후보 뽑겠다는 이 사람들은 정상임??? 7 ㅋㅋ 2012/11/20 889
179915 문재인 지지자들의 특징 11 ..... 2012/11/20 1,225
179914 파마한지 3개월 안됐는데 또 파마해도 될까요? 3 땡글이 2012/11/20 2,188
179913 세상천지 이해가 안되는 선거협상중. 2 .. 2012/11/20 750
179912 둘하는꼬라지보니....... 2 피부에양보할.. 2012/11/20 1,148
179911 유산균배양해서 먹고 싶은데 아시는분...... 무한낙엽 2012/11/20 1,368
179910 박근혜가 답입니다. 11 ㅇㅇㅇ 2012/11/20 1,158
179909 90년대 초반 하얀 국물 라면 생각나세요? 10 처음처럼 2012/11/20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