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차.
번듯한 직장에 대단한 부자는 아니어도 큰 부족함 없는 경제력에 가정적이기까지 한 남편.
저와 코드도 잘 맞고 대화도 잘 통해서 좋아하는 음악, 영화, 드라마까지 비슷합니다.
그 어떤 친구보다도 남편과의 대화가 저는 가장 즐거워요.
그런데 무슨 문제가 있냐구요.
결혼 10년동안 부부생활 없은지 6년이 되었어요.
둘째 갖고 나서 그 이후로는 한번도 없었어요.
남편은 신혼시절에도 관계에 큰 흥미를 보이지는 않았어요.
눈만 마주쳐도 한다는 신혼시절에도 남편이 적극적이지 않아 좀 의아하긴 했지만
제 성격이 부끄럼을 많이 타기도 하거니와 저도 관계에 큰 집착이 없던지라 그냥저냥 지냈지요.
아이가 생기고 나니 육아에 지쳐 저도 아예 생각이 없어졌는데 애들이 점점 자라면서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갑자기 가슴 한켠 휑하니 쓸쓸함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남편에게 저는 여자로서의 매력은 없는걸까.
그래도 남자인데 가끔씩이라도 밀려오는 본능적인 욕구는 어찌 해결할까 궁금하기도 하구요.
저희 부부는 스킨십도 없어요. 아이들 키우면서 어느 순간 모닝키스도 없어져버렸지요.
가끔씩 남편이 손을 잡아주곤 했는데 서로 너무 신체적으로 접촉이 없다보니 이제 손잡는것 마저 소원해졌어요.
일찍 결혼해서 아직도 내 나이는 창창한데.......밖에 나가면 애 엄마 같지 않다는 소리 듣고 사는데
이렇게 가슴 한켠 외로움 간직한채 늙어가야하는건가 싶어 서글픕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부끄러워말고 제가 먼저 다가서라구요.
한번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농담반 진담반 남편에게 물어봤어요. 안하고 사는데도 괜찮냐고.
자기는 관계갖는 것에 큰 관심이 없대요.
신혼초에 남편이 저와 관계를 갖고 나면 피곤하다는 말을 종종 했었는데 저는 그게 참 상처였어요.
즐겁고 행복해야할 관계가 저 사람에게 피곤한 작업일 뿐이구나 싶어 서운함이 크더군요.
그런 말을 들으니 저도 움츠러들게 되었구요.
대화가 잘 통하는 착한 남편, 그렇지만 사랑받는다는 감정이 들지 않는다는 건 부부생활의 문제 때문일까요?
굳이 관계가 아니더라도 따뜻하게 날 안아주기라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에 가끔식 외로움이 사무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