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갑사장. 너 진짜 웃긴다.
왜 거래처 와서 업무 회의 시간에 니 마누라 욕을 하냐?
무능력하다고?
그래서? 거래처 여직원들이 같이 욕해 달라고?
아니면 니네 집 쳐들어가서 마누라 머리끄댕이라도 잡아달라고?
갑사장. 우리가 모르는 줄 아는 모양인데
니 마누라 7급 공무원이잖아.
니가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처고모네가 사놓은 아파트라는 거 다 알거든?
어떻게 아냐고? 니가 예전에 떠들었잖아. 쥐머리냐, 까먹게?
그래. 남자들 중에 뻥세고 실속 없는 인간들은
마누라 욕하믄 지 주가가 올라간다고 착각하는 인간들 있더라.
술 쳐먹고 마누라 무능하다고 비웃는 변호사도 봤으니까 그건 내 넘어가주마.
야, 니가 오늘 와서 한 건 '회식'이 아니라 '업무회의'였거든?
나, 우리 대리, 그리고 직원 세 명 합쳐서 4시간이면 시간당 임금이 얼만 줄 알아?
니가 그 돈 줄거야? 엉?
무능력해서 사업도 세 번이나 날려 먹어서 마누라 처고모 댁에 얹혀사는 인간이
남의 금쪽 같은 시간 빼앗아서 한다는 짓거리가 니 마누라 욕이냐?
돈 벌어다 주고, 돈 모아 사업자금 대 주고
남편 기 죽을까봐 거래처 회식자리 와서 남편 열심히 띄워주던 니 마누라 까먹었냐, ㄷㅅ아?
그런 마누라 욕을 거래처 여직원들 앞에서 하고 싶은 그 머리통 속에
오늘 인쇄한 진행보고서 꾸겨서 쳐넣어주고 싶더라 진짜.
마누라 욕하는 니 그 주둥이는 옆에 있던 편집용 거대 스테플러고 꼭꼭 찍어주면 참 좋겠더라!
그리고
허세에 뻥만 쎈 거 니가 '을회사'에 와서 그 짓 하는 건 우리가 어쩔 수 없어.
니가 갑이니까 참아줄께.
근데, 왜 니가 '을'인 주제에 니 거래처 '갑회사'에 가서 허세 부리고 뻥치는 건데?
그리고 왜 우리 회사에 와서 징징거리며 니 갑회사에 하청업체인 우리보고 전화해달라고 하는 건데?
그게 바로 니가 무능한 거잖아! ㄷㅅ아! 이 말미잘항문으로 빠져나온 내장같은 인간아!!!!
나 경고하는데
오늘 사장님께 너 쓸데없는 소리하는 거 못 참겠다고 보고드렸거든?
사장님이 너 실속 없는 거래처 갑이라고 정 안 되면 정리하신다고,
회의시간 길어진 거 다 인건비로 청구하시겠다고 하셨거든?
아마 우리 착한 싸장님, 아마 인건비 청구는 못하시겠지만, 마누라 욕 계속하면 너 조만간
갑에서 을 중의 을로 떨어질 줄 알어.... 안 본단 이야기야... 알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