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세집 이사를 앞두고 머리가 아파요 ㅠ.ㅠ

세입자 조회수 : 2,736
작성일 : 2012-09-11 23:55:39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세째도 생기고 아이들이 어릴때 주택생활을 해보자.. 싶어서 이사를 결심했어요.

 

급한 성격 탓에 아파트를 많이 싸게 팔고, 집 근처에 눈여겨보았던 타운하우스로 전세계약을 했지요.

주인은 미국에 계시고 동생분이 사시다가 올해 초에 전세로 내어 놓은 집이었어요.

집을 보러 갔는데, 구석구석 아직 동생분의 짐들이 많이 남아 있더라구요.

그리고 오랫동안 비어 있던 집이라 먼지며.. 여러가지로 깨끗하지는 않았어요.

집 주인이 미국에 있으니, 도배랑 장판 같은 건 안해주는 대신 시세보다 싸게 내어놓는다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사는 아파트에서 43평이나 51평 아파트전세가 2억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는데, 여기는 60평인데 1억 8천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도배랑 장판은 우리가 하더라도.. 한번 살아보자 결심을 하고 계약을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계약하러 갔더니 그쪽에서는 1억 8천이라고 이야기 한 적이 없다고 하고, 부동산에서는 그랬다고 하고..

그것부터 실랑이가 시작되더니 결국 1억 9천에 계약을 하기로 했는데, 보일러 같은 것에 문제가 생기거나 해도 집주인은 고쳐주지 않겠다고, 그걸 꼭 계약서에 넣어달라고 하는 거예요.

어차피 도배랑 장판도 하는데, 그것까지 우리가 하는 걸로 하기로 하고 결국 계약서를 썼어요.

 

그리고 이사 2일전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걸로 이야기를 하고, 동생분 짐은 그 전에 다 빼주시기로 하셨어요.

사실 저는 하는 김에 도배랑 장판도 하고, 페인트칠도 새로하고, 욕실도 손을 좀 보고 깨끗하게 들어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주인 측에서 할거면 좋은 걸로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괜히 이것저것 손댔다가 돈은 돈대로 들고, 나중에 말은 말대로 날것 같아서 가장 시급한 장판만 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청소도 제가 수시로 가서 좀 하고 싶었는데 잔금전에 집에 왔다갔다 하는 것도 싫다고 하셔서.. 뭐.. 주인 입장에선 그럴거라고 생각해요.. 그냥 이사청소를 부르기로 했어요.

 

어제 주인 동생분이 전화를 하셔서 본인들이 쓰시던 소파를 우리 반지하방에 두면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저희는 소파가 없어서, 그럼 그냥 거실에서 쓰겠다고 하고 두고 가시라고 했지요.

동생분께서는 패브릭 커버링이 되어 있지만 속은 가죽소파라 커버를 벗기고 써도 될거라고 하셨어요.

 

오늘 장판을 까는 날이라 오전에 갔었는데, 짐들이 완전히 정리되지는 않았더라구요.

붙박이장에 옷걸이들이 잔뜩 걸려 있고, 벼루랑 먹물도 있고.. 침대메트리스도 있고..

그래서 그냥 정리를 시작했어요.

그때 그 동생분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어제 짐 정리하다 소파에 시계를 두고 오신 것 같다고.. 마침 소파옆에 있어서 살펴봤더니 없더라구요.

그리고는 2층방에 문갑을 치우지 못하셨는데, 좀 치워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어요.

전화를 하게 된 김에 메트리스도 버리시는 거냐고 여쭈었더니 아니라고, 그건 반지하 창고에 넣어달라고 하셨어요.

반지하에 큰 방이 하나 있고, 그 옆에 창고로 쓸수 있는 방이 두개 있어요.

어차피 저희는 창고를 쓸 일은 없으니까.. 닫아두고,

큰 방을 아이들 놀이방으로 만들어서 미끄럼이랑 트램폴린도 두고 장난감도 다 여기에 몰아 넣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지요.

 

아무튼 무거운 매트리스를 끌고 창고방을 열었는데,

창고방에 그분들의 짐들이 가득하더군요. 오래된 책들이며 교자상도 있고, 직조기 같은것도 있고,

스키며 바베큐그릴이며... 아.. 알수도 없는 짐들이 가득했어요. 오래된 곰팡이 냄새도 나구요.

이건뭐지.. 하다가.. 어차피 우리가 안쓸거니까 닫아두자..하고 닫고 올라왔어요.

 

그리고는 거실에 있던 소파를 어떻게 할까 보다가..

일단 패브릭으로 된 커버링은 좀 빨아야 할 것 같아서, 커버링을 벗겼는데...

아..

까만 가죽소파가 하얗게 보이도록 먼지가 끼어 있었어요.

그래.. 오래 비워둔 집이었으니까.... 워낙 두터운 먼지라 일단 물걸레로 닦고, 마르도록 세워두었어요.

하나씩 벗겨가며 열심히 싹싹 닦아서 세워두었는데,

모두 끝내놓고 보니.. 여전히 가죽소파 사이사이에 두터운 먼지들이 그대로 있더군요.

또 닦았어요.

그리고, 소파의 커버링도 벗겨냈지요.

아.. 소파 바닥쪽에는 알 수 없는 벌레의 사체들이 널부러져 있었어요.

청소기가 없어서 일단 빗자루로 쓸었어요.

그리고, 또 소파 쿠션과 방석을 보았지요.

먼지가 아직도 있어요.

아.. 이건 뭘까.. 내가 뭘하고 있지.. 싶은 마음에 베란다로 나갔는데...

바퀴벌레가 기어가고 있는거예요.

일단 잡았어요.

 

장판을 까는 가격은 70만원이었어요.

아저씨들이 돌아가고, 일단 저도 집으로 돌아왔어요.

 

오래된 집인 것도 알고, 주인이 고쳐줄 의사가 없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 동생분도 소파가 이런 상태인 걸 모르셨겠지요.

하지만.. 점점 이 이사가 잘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내일은 아침일찍 이사청소를 하러 오신다는데,

거실에 있는 소파는 어떻게 할지..

또 창고에 있는 짐들은.. 어떻게 될건지.. 머리가 아파오네요.

왜 소파를 받는다고 해서.. 쓸데없는 일을 벌인건지.. 내 자신도 싫어지구요.

청소를 한다고 벌레의 사체가루가 묻어 있는 소파에 우리 어린이들과 함께 앉아도 되는 건지... 걱정도 되고..

묵은 짐들이 가득한 창고에서 바퀴벌레나 곰팡이균이 나와서, 어린이들의 놀이방을 놀이방이 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그 전에는 보지 못했는데, 반지하방 구석 벽지에 곰팡이도 살짝 펴 있었어요.

 

이 와중에 이사를 적극 추진하며, 힘든일은 자기가 다 하겠다던 남편은

회사일이 너무 바빠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구요.

 

아.. 혼자서는 머리가 너무 아파..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긴 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 112.153.xxx.195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머리 아프시겠어요,
    '12.9.12 12:05 AM (99.226.xxx.5)

    일단 날짜 기록해서 구석구석 다 사진을 찍어서 증거로 남겨두시구요, 부동산에 전하시고, 원글님도 갖고 계세요.(확인해놓는겁니다.)
    곰팡이 방지제 같은 것들 있으니까, 좀 뿌려두시구요, 건물 다루시는 분들 한 번 오시라해서 구석구석 좀 살펴달라고 하세요.
    원래 주택들은 관리가 잘 안되면 습기도 차고, 좀 그렇습니다.

  • 2. 음..
    '12.9.12 12:06 AM (116.33.xxx.136)

    세를 주면 당연히 짐 치워야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요.
    그리고, 창고방에 있는 물건들 때문에 나중에 골치아플 일도 생길 것 같아요.

  • 3. 바람
    '12.9.12 12:07 AM (112.153.xxx.195)

    네. 일단 사진은 찍어 두었어요.
    곰팡이 방지제는 내일 사서 뿌려두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음.. 잔금 치르는 날에 창고짐도 빼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도 될까요?

  • 4. 그렇죠
    '12.9.12 12:11 AM (99.226.xxx.5)

    짐이 너무 많아서 창고짐은 빼달라고 하세요.
    만약 안된다고 하면 잔금에서 일부를 빼달라고 하세요(강하게 나가시는게 좋습니다!)
    그건 원글님의 권리예요.
    원래 군짐들이 나중에 아주 골치아파요.

  • 5. 세입자
    '12.9.12 12:34 AM (112.153.xxx.195)

    네. 고맙습니다. ^^
    2년동안 그 짐과 함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하더라구요.

  • 6. 헉...
    '12.9.12 12:36 AM (124.53.xxx.156)

    창고짐 다 빼가라고 하세요...
    님이 창고를 쓰건 안쓰건.... 그러는거 아니예요...
    괜히 그거 맡아두었다가는... 그짐에대한 관리책임까지 생겨요...
    괜히 엉뚱하게 맡아줬다가 물어죽 책임까지 생긴다구요...
    소파고 짐이고 다 가져가라 하세요

  • 7. 세입자
    '12.9.12 12:45 AM (112.153.xxx.195)

    아.. 그렇군요. 짐에 대한 책임까지느 생각지도 않았네요.

    소파는 사용하다가 버려도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냥 재활용센터에 연락해서 수거해 가라고 할까 해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 몰랐는데,
    여러님들의 조언 덕분에 길이 보이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8. 근데
    '12.9.12 2:07 AM (121.137.xxx.199)

    이사 들어가시기 전에 바퀴벌레 퇴치작업을 하고 들어가셔야 할것 같아요.
    바퀴벌레가 눈에 보이면 안보이는 곳에도 있다고 들었어요.

  • 9. ....
    '12.9.12 1:28 PM (218.52.xxx.71)

    짐은 무조건 알아서 이사 전에 미리 빼라고 강력하게 얘기하세요. 나중 짐 처리하는 것도 다 돈이고 혹시라도 문제 생기면 골치 아파지잖아요.
    그리고 페인트칠 하기 전에 곰팡이 방지 기능 있는 거 있어요. 매즈인가? 그런 걸로 한번 싹 바르고 역시 곰팡이 방지 기능 페인트로 덧바르면 웬만한 곰팡이는 다시 안 핀다더라고요. 페인트 가게에서 다 팔아요.
    그리고 바퀴벌레는 업체 한번 불러서 싹 잡고 들어가세요. 살면서 바퀴 나오면 삶의 질 팍 떨어지고 우울해집니다. 특히나 애가 있으면 더더욱요.
    지금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건 돈을 쓰고 큰 소리를 좀 내서라도 원천 제거하고 들어가셔야지, 안 그러면 들어가서 집에 정도 안 붙고 계속 신경 쓰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2487 밥할 때 다시마 넣었더니, 신세계 @.@ 30 찰밥 2012/09/14 39,966
152486 4학년 남아 키 봐주세요 8 언제클지 2012/09/14 2,450
152485 빅3 병원으로 가야할까요? 3 병원 2012/09/14 1,436
152484 히트레시피 간장게장 1 .. 2012/09/14 1,350
152483 제가 이런 마음가지는게 나쁜 며느린가요? 12 나래 2012/09/14 3,936
152482 朴, 역사적 평가는 미룬 채 "사과했다" 5 세우실 2012/09/14 1,185
152481 한국->밴쿠버, 하와이->밴쿠버 국제우편비 많이 차.. 1 똘이엄마 2012/09/14 1,180
152480 응답하라 배우들 보니까 닮은 꼴이 절로 생각나요... 18 응답쿵쿵 2012/09/14 3,227
152479 a,an 에 대해서 질문할게요 the에 관해서두요 15 영어 2012/09/14 1,861
152478 점심으로 된장반, 김치반 (된장국+김치찌개) =섞기미찌개 ? 2 맛나네요! 2012/09/14 1,067
152477 배추에 작은점같은 벌레...데치면될까요?? 도와주세요~ ... 2012/09/14 1,136
152476 플래시 동요를 갤럭시S로 옮겨서 보려면? 4 뒷북 2012/09/14 930
152475 한국신용등급 올랐네요.. 가카 빠는분들 박수소리 여기까지들리네 8 ... 2012/09/14 1,007
152474 미국에서 돈을 푼다는 말이 뭔가요? 6 무식녀 2012/09/14 2,010
152473 드디어....김치냉장고를 사야되는데...어느제품을.. 2 잭클 2012/09/14 1,132
152472 오만발광을 해도 낮지않던 허리가 등산가서 벌 한방에~~ 11 가을하늘 2012/09/14 3,136
152471 박근혜 23년 전 “5·16 아니었으면 공산당에 나라 먹혔을 것.. 13 2012/09/14 2,051
152470 이거 보셨어요? 문재인 스타일 8 문제일 2012/09/14 3,774
152469 출산3회-박정희경제, 신화는 없다가 올라왔어요 1 나는꼽사리다.. 2012/09/14 904
152468 점뺀후 빨간자국 2 아카시아 2012/09/14 4,858
152467 빵 터지는 게시물 1 요미 2012/09/14 1,133
152466 영작 좀 도와주세요~~ 3 mangos.. 2012/09/14 914
152465 양적 완화 인플레가 걱정되면 금은을 사야죠 1 금과 은 2012/09/14 1,326
152464 미국 영화나 드라마는 우리나라처럼 따귀 때리는 장면이 별로 없죠.. 5 ........ 2012/09/14 1,927
152463 4-50대 전문직 여성들은 캐쥬얼복장으로 뭘 입으시든가요? 1 주변에 2012/09/14 2,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