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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자식이지만 정말 힘드네요

답답합니다 조회수 : 4,608
작성일 : 2012-09-11 23:24:55

초등6학년 큰아들때문에요

사춘기라고 반항을 하기 시작해서 그러는건지

이 나이 또래 친구들이 원래 그러는건지... 도대체 적응할 시간을 안주고 뻥뻥 터트리네요

 

우린 맞벌이를 하고 있고 그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충분히 자신을 건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믿었기에 결정했었지요.

문제는 저와 아이아빠가 아이들보다 훨씬 일찍 출근하니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나야한다는데서 시작되네요

제가 업무중 몇번씩 전화해서 깨우고

미리 준비해둔 아침을 챙겨먹으라 당부하고

옷차림등등도 같이 얘기하구요

 

근데 큰아이가 부쩍 지각이 늘었고

지각을  질병등으로 변명하는 버릇이 생겼고

그 과정에 저나 선생님께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어제도 (꾀병임을 알았지만) 감기에 걸려 학교못가겠다는걸

일단 학교가서 선생님 뵙고 정 힘들면 양호실 가던지

근처 병원으로 가서 진찰받으라고 했는데

선생님 전화는 받지 않고 제게는 학교에서 조퇴한걸로 거짓말을 했더라구요

 

말투도 부쩍 거칠어지고 욕도 섞어 하기 시작했고

친구와의 사소한 다툼이 많아지고 한대씩 때리거니 맞거니 하는 일이 잦아지구요

핑계, 변명, 불만으로 이어지는 대화때문에

그러한 일들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고 꼭 저와의 다툼으로 이어집니다

진심에서 우러난 반성도 물론 없지요.

 

아이가 싫어해서 학원 안보냅니다.

두 과목 해오던 방과후학습도 오늘 끊었습니다.

운동하고 싶다해서 원하는 운동 결정하고 이야기하라 했습니다.

이 와중에 공부욕심내는건 저의 사치이구요

그나마 자신이 각성하기 전에는 공염불일테니까요.

 

작년에 이 학교로 전학오면서 교우관계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작년 아이들은 올해 별 부딪힐 일 없이 마무리되었는데

올해는 작년과는 다르게 새로운 양상으로 어려움이 생기네요

작년에는 일방적으로 당하고 와서 힘들어했는데

올해는 우리애또한 원인제공을 하는 일이 심심치않게 일어나서

이젠 선생님께 하소연 하기도 어렵습니다.

머리큰녀석을 데리고 전학을 결심한것부터 실수였겠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할지 정말 기운이 빠지네요

 

오늘도 사건이 있어 선생님께 다녀왔는데

제가 얼굴을 들지 못할만큼 부끄러운 시간이었어요.

다른 아이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바쁘게 지내는것같고

이녀석만 외딴 섬에 있는듯해 화도 났구요

도대체 어쩌다 여린 아이가 이지경까지 되었는지 미칠것만 같습니다.

 

 

 

 

 

 

IP : 122.34.xxx.16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9.11 11:28 PM (110.14.xxx.164)

    이럴때 잘 잡아주셔야 하는데...
    직장을 쉴수없으면 방과후 도우미라도 구해보세요

  • 2. j....
    '12.9.11 11:32 PM (114.29.xxx.187)

    부모의 관심이 약일거 같아요
    어린시절 보호받지 못하고 방치 되었던 저를 보는거 같아 씁쓸하네요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를 안가고 길거리를 배회하면
    다음날 약한 마음에 혼날까봐 면목없어서 또 안가고
    그랬어요.. 처음엔 엄마 몰래 ..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와는 멀어졌죠 ..지금 어려우시더라도 직장보다는 아드님을 돌보셔야 할거 같아요 .. 여기서 본 말인데 한번 자란 아이는 다시 작아지지 않는 답니다....

  • 3. 힘드시죠 ㅠ
    '12.9.11 11:34 PM (14.52.xxx.59)

    제가 들은 말 한마디만 할게요
    우리애 반이 문제아 반이었어요
    학교에서 제일 세다는 체육선생님 반이었죠
    그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엄마가 포기하는 순간 아이는 끝이래요
    어느 순간에도 아이 포기하면 안된다고 ,,,끝까지 자기 아이 믿고 지켜보라고,,당장 안좋은 말 들려와도 선생님 전화 다 받으시고...
    학교에서 오라면 다 가세요
    선생님 자주 뵙고 상담 하시구요
    아이에게 엄마가 끝까지 붙잡을 거라는걸 인식시켜 주세요

  • 4. 아들녀석
    '12.9.11 11:38 PM (183.98.xxx.192)

    이떄가 많이 중요한 시기인데 공교롭게 맞벌이를 하시게 되었네요.
    씩씩하게 일 잘하는 여자가 그만두게 되면, 대개는 사춘기 맞는 아이 때문일 겁니다.
    겉으론 다 커보여도 아직도 어려요. 또 그 불균형을 본인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고요. 부모님의 따뜻한 관찰과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간섭이 아닌 보살핌이요.

  • 5. 원글이...
    '12.9.11 11:45 PM (122.34.xxx.163)

    답글주신분들 감사드려요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되네요

    저와 아이에게 필요한 말씀 많이 해 주세요
    내일은 답글 달 상황이 안되지만 늦더라도 꼭 읽겠습니다.

    아이는 제가 직장에 나가게 된걸 오히려 반기는 눈치입니다.
    집에 잔소리하는 엄마가 없기 때문이래요 ㅜㅜ
    오늘도 학교에 다녀오는길에 슬쩍 일을 그만둘까 고민하듯 말했더니
    그러지말라고 하더군요

    방과후 끊는 대신에 같이 성당 다시 다니자고 권했더니 일단은 그렇게 하겠다합니다만
    요즘 이녀석 하는 걸로 봐서는 서너번 다니고 안간다고 할것같아요.
    저라도 꾸준히 나가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와야겠어요

  • 6. ....
    '12.9.11 11:47 PM (119.201.xxx.145)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보니 이런저런 경우를 많이 접하는데요..
    아예 아이가 어릴때부터 엄마가 직장에 다니는 아이들은 이미 어린이집 유치원 등등 다닐때부터 적응이 잘되어서 초등고학년이건 중학교건 별 문제 없이 자기 생활 제대로 하는데요.
    문제는 애 이제 다 컸다고 생각하고 초등 3~6사이에 엄마가 전업에서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는 경우에 여자아이들은 오히려 엄마가 직장 다니는거 자랑스러워하고 자기 앞가림 잘하는데 남자아이들이 문제가 되더라구요.왜 그런지 저도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거짓말이 늘고 학원에 빠지는 일이 많아지고 나태하고 게을러지고 등등...원래 그랬던 아이도 아니고 넘 순하고 착했던 애가 엄마가 직장에 다니자 눈에 띄게 변하니 저도 당황스럽더군요..엄마에게도 거짓말 학원 선생님에게도 거짓말..심하면 도벽까지 생기고..엄마가 집에없으니 거짓말해도 모를거라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엄마가 집에 없자 심리적으로 좀 불안해진것이 여러가지 행동으로 나타난건지...암튼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보다 보호감독 관찰이 더 필요해요..여자아이는외부의 위험 상황으로부터 보호가 중요한데 남자아이들은 본인 내부 감정의 변화에 주목을 해야겠더라구요.학원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 혼자 있게 하지마시고 아침에 애들 아침밥 먹여 학교보내줄 도우미라도 알아보세요...

  • 7. 이러니
    '12.9.11 11:58 PM (223.62.xxx.231)

    맏벌이 지속하기 힘들라는 거죠하루 어데를 가야해 몸은 지하철 안에 있어도 초 정신은 아이 아직 안일어나고잠들었을까 핸펀,집전화,아이전화,다 울려봐도 예상대로 먹통 결국경비아저씨께 부탁드려 문 두들겨 깨웠다는 고딩딸 택시를 잡아타고 갔다는데또 불안해 학교샘과 통화해 등교확인 ! 진땀을 뺀적이 있어요매일이라면 폭삭 늙을듯 중딩이면 한참 삐뚤어질테야하는 말안통하는 그야말로 거친입담과 미친호르몬이 몸속에 출렁출렁 넘실대는 때예요.전업주부로 같이 있어도 나아지지 않고 충돌만 더해 역효과더군요.어찌보면 시간이 가야하는 경우로 있어요. 고딩올라와 정신차리고공부해요 . 수학과학 영어 기본으로 앞서가면 공부는 고등에서 따라잡을 수는 있어요.
    유해환경 차단하시고 주말에 손잡고 밖으로 나가시구요 .뮤지컬이나 영화보여주시고 그러면서
    소통하세요,

  • 8. 과감하게
    '12.9.12 12:04 AM (210.216.xxx.159)

    정말로 절실하게 그만둘수없는 생계형이 아니라면
    사표 권합니다
    님 아들이자 대한민국의 아들이에요
    지금 보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실지 몰라요
    좋은 사회구성원이 되느냐 안되느냐는 지금의 선택에 달린것 아닌가 싶습니다

  • 9. ....
    '12.9.12 12:12 AM (114.203.xxx.104)

    당분간이라도 직장 쉬시면서

    아이 곁에 계셔야할듯 하네요

    중학교 가면 더 힘들어질수 있어요

  • 10. 처음이 중요한데
    '12.9.12 12:12 AM (223.62.xxx.231)

    지각을  질병등으로 변명하는 버릇이 생겼고
    이거는 해결방법으로 인식하게 되버린것 같아요.
    알몸시계를 줘 스스로를 통제하도록 습관들이세요.
    잔소리는 최저로 당연한 행동이어도 자주 잘했다 해주시고
    6학년이면 중학생으로 봐야할듯 엄청 예민하고 찌질해질때
    죠 복도에서 어깨만 부딪혀도 싸움나고 오래쳐다봐도 일벌어지는 때예요. 아이들과 어울림 요령없이 융통성없고
    단순할 수록 본인이 힘는데 시간 좀지나, 중2지나고
    나아지기도 해요. 고딩때 그러는 것보다는 낫긴하구요.

  • 11. 오차수정
    '12.9.12 12:14 AM (223.62.xxx.231)

    오차수정 알몸시계아녀요! 알람시계네요 .
    스맛폰맘대로네요.

  • 12. 당장 일 그만두심
    '12.9.12 12:28 AM (223.62.xxx.231)

    님도 그 스트레스 엄청나요, 안그래도 싸우신다는데
    학교에서도 힘든데 너무 다그치지마세요. 아이가 샌드위치!
    조금있슴 중학교가는데 그동안만이라도 관리잘하시구요.
    아침 이른시간에 깨워주고 가는거 체크해주는 알바 급한대로 경비아저씨께든 부탁드림 안될까요? 아이기분 최대한
    기분전환시켜주시고 그 방과후도 친한아이들끼리 같이하고 그럴거예요. 과외는 어떨까요! 대치동도 요새는 사향길에 소수과외로 돌아서는 추세라네요. 동네교습소요,

  • 13. 당장 그만두기보다
    '12.9.12 12:32 AM (78.225.xxx.51)

    차라리 애들을 일찍 깨워서 님 출근할 때 학교 앞에 데려다 주고 나가세요. 그 수밖에 없어요...외국 직장맘들 다 그렇게 해요. 거긴 애들을 집에 어른 없이 두면 잡혀 가기 때문에 스쿨버스 안 타는 애들은 무조건 엄마 아빠 출근할 때 같이 학교 가요.

    네가 자꾸 학교 빠지고 거짓말하고 나태하게 살아 가면 나는 네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방관할 수 없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 두고 집에서 널 볼 것이다, 이렇게 애한테 얘기를 하시고 일단은 같이 출근/등교를 하세요. 그리고 애가 성실성을 보이고 잘 따라 오면 그 다음부턴 믿고 먼저 출근을 하고 애를 좀 더 자게 내 버려 두더라도 지금은 같이 출근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사실 저 나이애가 부모가 없는데 알아서 일어나 밥 차려 먹고 옷 입고 씻고 학교 가는 것 자체가 의지가 필요한 일이에요. 까딱하면 가기 싫고 귀찮고 감시하는 사람도 없겠다 변명이나 거짓말하기 좋은 환경이잖아요. 대신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학원도 줄이셨다니까 일찍 자게 하세요. 10시 전에 자면 6시에 일어나서 엄마랑 같이 등교해도 8시간은 자는 거라 수면 시간 충분하고요. 공부하기 싫어 학원도 끊고 운동하고 싶다 해서 운동도 정하라 해 줬고 자율권을 많이 주셨으니 수면 시간, 기상 시간 정해서 등교 같이 하기 정도는 부모의 권위로 당연히 정해 줄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만약 아이가 운동부 활동같은 걸 하게 되면 아침에 어차피 일찍 일어나서 연습하러 나가야 될 수도 있으니 지금은 과도기라 생각하고 조금 참고 버티면...근데 하나 걱정되는 건 운동부도 부모가 열심히 뒷바라지를 해 줘야 한다는데....계속 님이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아이가 운동을 해도 손이 많이 갈텐데 그게 걱정이네요.

  • 14. 대범함
    '12.9.12 9:07 AM (211.219.xxx.200)

    남일 같지 않아서요 엄마가 애태울수록 아이는 더더 안하려고 하는게 있어요
    전 좀 느긋해지고 대범해지려고
    애쓰고 있고 실제로 어느정도 내려놓고 여유롭게 아이를 대하니 아이가 조금 나아졌어요
    잔소리 거의 안하구요 아침엔 지가 좋아하는 음악 가요위주로 좀 크게 틀어놓으면 자연스레 일어나더라구요
    전날아이한테 신청곡도 3개정도 받아놓고 인터넷에서 찾아서 틀어줘요 원래는 맨날 지각하는 애였어요
    일어나라 소리도 한번정도만 하구요 다그치고 닥달하지 않고 지금 모든 생활에서 자율권을 줘보려구요
    쉽지않죠 당장이라도 속에선 천불이 날것 같은데 제가 조금씩 변하니 아이도 적극성이 살짝 보여요
    사춘기 비슷하게 오면서 무기력해지고 목표도 없는 아이였거든요 친구관계도 힘들어하고..
    그리고 애정표현도 많이 해주시구요 아직은 몸만컸지 아이에요 미성숙한 아이더라구요

    어느정도 자율적이 되면 전 파트타임이던 작은거라도 일시작 하려구요 아이한테 전적으로 매달리지 않기
    위해서요 그리고 나면 잔소리도 줄어들것 같고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워 보고 싶어요 일을 당장 그만두시는것보단 아이에게 생활전반의 주도권을
    넘겨주는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 15. 원글
    '12.9.12 8:13 PM (122.34.xxx.163)

    주옥같은 말씀들 감사드려요
    곰곰히 읽어보니 저도 답은 알고 있었던것도 같고....
    아이와 멀어지지 않도록 제 마음을 다잡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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