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소개로 신랑을 만나서 든 생각 '이사람은 2시간 짜리 밥먹고 얼른 일어나야지"
제 스타일이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상대의 집안과 잘아는 우리 부모님은 성실하고 좋은 남편감이라며 결혼을 적극 추천 하셨죠.
사랑하지는 않지만 화목한 집안, 안정적인 직장,성실한성격 좋은남편이 될것 같고, 좋은 아빠가 될것 같아서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선 본후 3개월 후에 결혼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눈에 불똥튀며 사랑해서 하는 결혼식이 아닌 어영부영 등떠밀려 하는 결혼
그런데 문제는 제게 있었습니다.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거든요.
근데 집안환경이 너무 어렵고 안좋아 그래서 이별을 선택했고 그사람이 아닌 이상 이놈도 저놈도 다 똑같은 놈이라는 생각에 자포자기 하고 아무나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한 후 선을 보고 결혼까지 오게 되었죠.
결혼식을 하면서 옆에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 아니기에 펑펑울고 신혼여행지 바닷가에서도 펑펑 울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울고 신혼여행을 마치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가야 하는데 눈이 팅팅 부어서 다음날에야 갔답니다.
우리의 결혼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죠
착하고 자상하고 내가 부탁하는 것은 다 들어주고 우리 부모님께도 잘하고 좋은 남편이죠.
넝굴당인가에 나오는 방귀남...우리 남편이 그렇게 잘해줘요
저도 잘해보려고 노력한답니다.
지금은 임신한지 9주차 입덧이 있기는 하지만 신랑이 모든가사일을 다 도와줘서 물한방울 안묻혀요.
출근할 때 뽀뽀하며 잘다녀와 인사도 잊지 않죠 시부모님께도 안부인사 드리러 가는것도 한달에 1,2번 제가 챙겨서 갑니다. 부부관계는 의무방어전.. 남편이 다가오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죠
그런데 신랑이 그러더군요 "당신은 나를 사랑하는 것 같지 않아 아내로써 잘해주기는 하지만 말야 당신이 나를 사랑하도록 만들겠어" 저는 신랑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본적이 한번도 없거든요. 거짓으로 할 수는 있지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평생 같이 가야할 사람이니 사랑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잘 안되더라고요.
때로는 아이도 지우고 짐싸들고 도망갈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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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계속 불같은 사랑없이 결혼한것도 아쉽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것처럼 남편을 봐도 설레거나 막 두근거리고,
부부관계할때도 너무 흥분되거나 그렇지 않아요.
그냥 편안하고, 가족같고 그런데 이게 정상인지 이게 올바른 부부인지 모르겠어요
원래 남들은 대부분 불꽃같이 사랑해서 결혼하잖아요
그래서 가보지 못한길에 대한 아쉬움이 큰거 같아요
지금 남편보다 못해줘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랑
살아보고 싶기도 하구요..두근두근 설레는 사랑
저한테 잘해주는 사람인데 저를 쳐다보면 부담스럽고 임신 후 병원의사 선생님이 성관계는 하지말라는 말이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3개월이 다되서 아기가 괜찮아지면 그때가 두렵습니다. 지금도 남편이 제 배를 만질라고 하면 움찔하며 피한답니다.
제가 스킨쉽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닌데 남편의 손길은 피하고 싶습니다.
남편의 모습이 싫어지고 미워집니다. 볼록나온 배도 싫고 짤막한 팔다리도 싫고 땀냄새도 뻐드렁니도 걸음걸이 조차도.
걸어갈때 주머니에 손찔러 넣고 갑니다. 신랑이 오죽하면 저에게 팔짱을 끼더라구요. 미안한 마음에 팔짱을 바꿔끼웠죠.
사랑없는 결혼생활4개월째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는 않고 태어날 아이만 바라보며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요?
제가 마음 다잡을 수 있도록 따끔한 충고 부탁드립니다. 결혼 선배님 인생선배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