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엄마와 딸.

에호 조회수 : 1,033
작성일 : 2012-09-10 10:54:49

전 친정에서 딸이 하나밖에 없는 고명딸이에요.

주변에 친구들 보면 딸들이 많아서 친정엄마 근처에 살면서

친정엄마 많이 챙겨 드리기도 하고 살펴 드리기도 하는데

저는 먹고 산다고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명절,생신,제사, 기타 시간 여유될때 한두번 다녀오는 정도라서

옆에서 잘 챙겨드리진 못해요.

 

아들들이 많긴 하지만 다 떨어져 살고

가까이 살아도 그게 또 다르더라고요.

 

그냥 항상 엄마가 안쓰러워요.

혼자서 힘들게 농사지으시며 사시는 것도 그렇고

자식들 챙기겠다고 힘들어 죽겠어도 그 많은 농산물 다

챙기시는 것도 대단하고.

아무리 말려도 평생 농사 짓고 사신 분이라

쉬는 법, 노는 법을 몰라 가만히 있지 못하시는 분이고요.

 

시골에서 사시는 분들이라도 참 다르죠.

내 땅이 있어도 그냥 남에게 빌려주고 적당히

텃밭에 채소만 기르면서 편히 지내시는 분도 계시고

그래서 쉴 줄도 알고 꾸밀 줄도 아는 분도 계시고요.

 

헌데 엄마는 그런 걸 못하시니

항상 일만 하시고 그래야 본인 스스로 안정을 느끼시나봐요

늘 흙에서 떨어지지 않는 몸이다 보니

꾸미는 것도 못하시고요

 

어제 친구 딸 결혼식이 있어 제가 사는 곳 근처 예식장으로 오시길래

가서 엄마를 만나고 왔는데

엄마 친구분도 몇분 뵈었는데

친구분들은 꾸미시기도 하고 멋도 내실 줄 알고 그리 오셨는데

엄마는 꾸미지도 못하시고  손은 어찌나 거칠고 까맣게 타고

살거죽만 붙어 있는 듯한 일만 한 손이 너무 안쓰럽고

 

한때는 얼굴에 화장도 잘 받으셨는데

이제는 검버섯과 까맣게 탄 피부 때문에 얼굴 화장도

잘 안받는 엄마 얼굴을 보니 가슴이 아팠어요.

 

엄마가 원래 피부가 정말 하얀 분이시거든요.

속피부는 정말 하얀데 일하시느라 그렇게 되시고.

 

제가 근처에 살면 엄마 챙기면서 일도 도와드리고

귀찮게 하면서 팩이든 맛사지든 자주 해드리고

제가 꾸며 드릴텐데..

 

시댁은 시부모님 두분 다 계셔도 농사 딱 먹을 만큼만 하시고

그렇게 자식들에게 퍼주고 챙겨주고 안하시거든요.

그냥 명절때나 만날때 뭐 이거저거 한두가지 챙기는 거 외에는

일절 안챙기세요.

 

첨엔 참 정없다. 싶었는데  지내면서 친정엄마와 비교하다 보니

차라리 그게 낫다.  본인 몸 편하고 쉬면서 놀줄도 아는게 낫다 싶었어요.

시어머니는 친정엄마처럼 농촌에 사시고 농사도 지으시지만

일 잘 안하시고 그냥 집안에서 쉬시고 꾸미는 거 좋아하시고

치장 잘 하시고..

 

시누이가 근처에 살면서 자주 친정에 다니다보니 그런것도 좋아 보이고...

 

어제 엄마의 손과 얼굴이 생각나서 마음이 참 아프네요

 

IP : 124.63.xxx.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1084 케빈에 대하여 라는 영화 어떻게 이해 하셨나요. 5 복잡복잡 2012/09/11 2,143
    151083 퇴사할때 급여랑 퇴직금 정산은 언제 해주나요? 3 궁금 2012/09/11 5,189
    151082 수학 심화문제 하나만 풀어주세요~ 10 정답은몰라요.. 2012/09/11 1,754
    151081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고민 2012/09/11 790
    151080 디지털펌하고 3개월 볼륨매직 1 머리 상할까.. 2012/09/11 2,553
    151079 빵에 넣어 먹을 샐러드 속 어디다 보관하면 오래보관할까요? 2 아지아지 2012/09/11 1,100
    151078 대한초등학교반장선거(펌) 7 카톡으로도는.. 2012/09/11 1,780
    151077 하루에 전화 몇 통 와요? 12 아줌마히키코.. 2012/09/11 2,840
    151076 꿈이 너무 이상해요 3 무서워 2012/09/11 1,200
    151075 침대나 소파아래 계단 사주신분께 문의요 7 강아지 2012/09/11 1,156
    151074 집주인이 연락이 안되는 경우 1 전세 2012/09/11 1,322
    151073 이런 파마는 뭐라고 부르나요(질문방 중복)? 1 파마 2012/09/11 1,499
    151072 사교육이란? 8 인세인 2012/09/11 1,782
    151071 정준길 헙박전화들었다는 택시기사 이야기 4 ㅁㅁ 2012/09/11 3,052
    151070 목숨을 건 무단횡단 2 이런이런 2012/09/11 933
    151069 응답하라 1997 3 ㅋㅋㅋㅋㅋㅋ.. 2012/09/11 2,174
    151068 샤넬백 8 샤넬 백 2012/09/11 3,751
    151067 박인희를 아시나요? 14 밤눈 2012/09/11 3,983
    151066 매직블럭으로 설겆이하는거 괜찮나요? 8 ㅇㅇ 2012/09/11 5,346
    151065 안하느니만 못한 속풀이가 되었군요. 34 저 이혼해야.. 2012/09/11 17,105
    151064 스마트폰55요금제인데 데이터사용량경고나오는데요 2 궁금 2012/09/11 2,383
    151063 참 생각 없이 말하는 동네 아줌마 1 여름이야기 2012/09/11 2,227
    151062 “성폭행범 집단 탈옥했다” 알고보니… 1 자부리 2012/09/11 1,314
    151061 영어학원 안가고 집에서 책만 읽겠다는 초3...휴~ 3 잠수네가입?.. 2012/09/11 2,110
    151060 인터넷면세점쇼핑 문의드립니다 2 인생의봄날 2012/09/11 1,1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