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37
작성일 : 2012-09-10 06:21:59

_:*:_:*:_:*:_:*:_:*:_:*:_:*:_:*:_:*:_:*:_:*:_:*:_:*:_:*:_:*:_:*:_:*:_:*:_:*:_:*:_:*:_:*:_:*:_

그녀의 본적은 산이다
골짜기 박차고 나와
강의 이름으로 들과 도시 가로질러
장단완급으로 걷다가 마침내 생이 끝날 때
바다로 열리는 그녀의 생은 뫼비우스 띠처럼
처음과 끝이 없어 유장하구나
물고기들 밥이 되고 집이 되어 살다가 다시
하늘의 부름을 받고 산으로 가서 신생을 사는
그녀는 거듭 순환과 부활을 반복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여자다
태어난 이래 늙을 줄 모르는
하늘이 목숨 점지한 이래
이 나라 대지의 통 큰 어머니로 살면서
뭇 생명들 주린 입에 젖 물리는 것을
은근한 자랑과 소명으로 여겨온 그녀
낮에는 산과 마을 으스러지게 끌어안고
밤이면 별과 달 담아 흐르면서
출렁출렁, 한결 같은 보폭으로
유사 이래 이 나라가 걸어온 그 많은,
파란만장과 우여곡절과 요철의 세월
만백성과 더불어 울고 웃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해다오
멀쩡히 살아있는 육신
수술대에 올려놓고 함부로 재어 절단하지 말아다오
그녀는 가봉하기 위해 세탁소에 맡긴 옷이 아니다
책상에 놓인 공작의 도구가 아니다
그녀가 앓으면 우리가 앓고 그녀가 죽으면 우리가 함께 죽는다
지난 80년대 시멘트 댐으로
사족 묶어놓은 이래
그녀는 갖은 질병 앓아왔다
관절염 앓으며 절뚝거렸고
폐결핵으로 붉은 피 쏟기도 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자궁 드러내고 팔다리 잘라내고
얼굴 깔아뭉개 어찌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날이 온다면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
죽은 몸으로 어찌 우리들 주린 입에
젖 물릴 수 있겠느냐
그녀로 하여금 구리 빛 근육으로 싱싱하게 노동하게 해다오
그녀는 그냥 홀몸이 아니다
물이 죽고 땅이 죽고 하늘이 죽어
죄 없는 그녀의 자식들 ― 새와 꽃과 풀과 나무와 구름과 달과 바람과 벌레와 물고기와 소와 염소와 영희와 철수 등속
죽어가는 것 차마 어미로서 어찌 눈 뜨고 볼 수 있겠느냐
운하 건설은 온갖 쇠붙이 불러들여
그녀의 몸 파헤쳐 찢고
더럽고 무거운 기름때 끌고 와 오장육부 마구 휘저어
그녀의 몸은 안팎으로 검퍼렇게 녹슬 것이다
그녀를 더 이상 슬프게 하거나 노엽게 하지 말아다오
그녀가 우리를 버리지 않게 해다오
하늘이 분노하지 않도록 해다오
하늘이 우리를 떠나지 않게 해다오
사랑으로 세상을 흐르게 하고
풍요로 세상을 넉넉히 적시게 해다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고통으로 그녀를 울리지 말아다오
참다 참다 못 견뎌
그녀가 목숨 끊는 날이 오지 않게 해다오
치수가 나라의 살림이다
우리 살림을 우리 스스로 거덜 내지 말아다오


   - 이재무, ≪오, 그녀의 자식들아, 그녀를 죽이지 말아다오≫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장도리
[박순찬 화백 잠깐 휴가였던 모양이네요 ^^]

2012년 9월 8일 한겨레
[토요판이라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2012년 9월 8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7/alba02201209072013430.jpg

 


2012년 9월 10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1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9/20120909_jang.jpg

2012년 9월 10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10/134719119364_20120910.JPG

2012년 9월 10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9/alba02201209092014260.jpg

 

 

 

이미 애저녁에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어야 할 니네들의 그 "옛날"이 아직 꽤 남아있지 않나요? 여기엔?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5124 엘지통돌이 vs 대우 클라세공기방울 3 15키로 세.. 2012/10/16 1,513
    165123 땡감을 우렸는데 실패했어요..ㅠㅠ깎아서 감말랭이해도 될까요? 2012/10/16 1,010
    165122 3월5일 이사면 언제쯤 주인한테 말하나요 2 전세이사 2012/10/16 817
    165121 남편이 동서 이름을 부르는데요. 33 ㅠㅠ 2012/10/16 12,560
    165120 보~옹 댄스,,에휴 3 원숭이 똥짜.. 2012/10/16 862
    165119 점빼기로 했는데요 화장 세수 다 못하나요? 2 이뻐질고에요.. 2012/10/16 3,209
    165118 어제 열펌했는데 2 아고~~미치.. 2012/10/16 1,455
    165117 렌즈오래끼고 라식안한 40대이상 분들은 다 안경쓰고 다니시나요?.. 3 .. 2012/10/16 2,398
    165116 싸이 출국했네요? 해외 일정 스케쥴이 ㅎㄷㄷ 합니다. ^^;; 7 규민마암 2012/10/16 2,952
    165115 '정수장학회'로 드러난 박정희,박근혜의 불법성 샬랄라 2012/10/16 869
    165114 사랑니가 충치라니.. 13 어쩔까요. 2012/10/16 2,432
    165113 초등학생 시험직전 학원보내나요? 2 ^^ 2012/10/16 775
    165112 고어텍스등산복 세탁 방법 좀 알려주세요 3 ^^ 2012/10/16 2,686
    165111 요즘 난독증이 심해졌어요 2 늙었구나 2012/10/16 1,325
    165110 당일 여행코스로 괜찮은 곳은?? 1 여행 2012/10/16 6,482
    165109 고양이 궁금한게 있는데요~ 7 궁금 2012/10/16 1,114
    165108 헐 벌써 해외로 뛸준비하시네.. 3 .. 2012/10/16 1,782
    165107 초등고학년 아직도 레고에 빠져 살아요. 18 레고 2012/10/16 2,381
    165106 여자를 좋아하는 마음과 돈씀씀이가 비례한다고 생각하세요? 13 남자들은 2012/10/16 5,449
    165105 스포티지 급발진 데이타 조작? 믿을놈없네 2012/10/16 805
    165104 ZEDEN 이라는 브랜드 아세요?? 3 ... 2012/10/16 7,762
    165103 박정희 여자 200명 중 한 기구한 운명의 여배우 3 무섭 2012/10/16 5,159
    165102 건강검진후 간에 결절이 있다고 CT찍어야 한답니다 ㅠㅠ 6 간에 결절?.. 2012/10/16 15,816
    165101 ..이런거 참 부끄러운데요...나이가 먹으니..몸매가..이쁘지 .. 3 부끄부끄 2012/10/16 2,894
    165100 pet촬영하고 아이참 2012/10/16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