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614
작성일 : 2012-09-10 06:21:59

_:*:_:*:_:*:_:*:_:*:_:*:_:*:_:*:_:*:_:*:_:*:_:*:_:*:_:*:_:*:_:*:_:*:_:*:_:*:_:*:_:*:_:*:_:*:_

그녀의 본적은 산이다
골짜기 박차고 나와
강의 이름으로 들과 도시 가로질러
장단완급으로 걷다가 마침내 생이 끝날 때
바다로 열리는 그녀의 생은 뫼비우스 띠처럼
처음과 끝이 없어 유장하구나
물고기들 밥이 되고 집이 되어 살다가 다시
하늘의 부름을 받고 산으로 가서 신생을 사는
그녀는 거듭 순환과 부활을 반복하는 영원히 죽지 않는 여자다
태어난 이래 늙을 줄 모르는
하늘이 목숨 점지한 이래
이 나라 대지의 통 큰 어머니로 살면서
뭇 생명들 주린 입에 젖 물리는 것을
은근한 자랑과 소명으로 여겨온 그녀
낮에는 산과 마을 으스러지게 끌어안고
밤이면 별과 달 담아 흐르면서
출렁출렁, 한결 같은 보폭으로
유사 이래 이 나라가 걸어온 그 많은,
파란만장과 우여곡절과 요철의 세월
만백성과 더불어 울고 웃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해다오
멀쩡히 살아있는 육신
수술대에 올려놓고 함부로 재어 절단하지 말아다오
그녀는 가봉하기 위해 세탁소에 맡긴 옷이 아니다
책상에 놓인 공작의 도구가 아니다
그녀가 앓으면 우리가 앓고 그녀가 죽으면 우리가 함께 죽는다
지난 80년대 시멘트 댐으로
사족 묶어놓은 이래
그녀는 갖은 질병 앓아왔다
관절염 앓으며 절뚝거렸고
폐결핵으로 붉은 피 쏟기도 했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자궁 드러내고 팔다리 잘라내고
얼굴 깔아뭉개 어찌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날이 온다면 그녀는 이미 죽은 목숨이다
죽은 몸으로 어찌 우리들 주린 입에
젖 물릴 수 있겠느냐
그녀로 하여금 구리 빛 근육으로 싱싱하게 노동하게 해다오
그녀는 그냥 홀몸이 아니다
물이 죽고 땅이 죽고 하늘이 죽어
죄 없는 그녀의 자식들 ― 새와 꽃과 풀과 나무와 구름과 달과 바람과 벌레와 물고기와 소와 염소와 영희와 철수 등속
죽어가는 것 차마 어미로서 어찌 눈 뜨고 볼 수 있겠느냐
운하 건설은 온갖 쇠붙이 불러들여
그녀의 몸 파헤쳐 찢고
더럽고 무거운 기름때 끌고 와 오장육부 마구 휘저어
그녀의 몸은 안팎으로 검퍼렇게 녹슬 것이다
그녀를 더 이상 슬프게 하거나 노엽게 하지 말아다오
그녀가 우리를 버리지 않게 해다오
하늘이 분노하지 않도록 해다오
하늘이 우리를 떠나지 않게 해다오
사랑으로 세상을 흐르게 하고
풍요로 세상을 넉넉히 적시게 해다오
오, 그녀의 사랑하는 자식들아
그녀의 몸에 함부로 칼 대지 말아다오
고통으로 그녀를 울리지 말아다오
참다 참다 못 견뎌
그녀가 목숨 끊는 날이 오지 않게 해다오
치수가 나라의 살림이다
우리 살림을 우리 스스로 거덜 내지 말아다오


   - 이재무, ≪오, 그녀의 자식들아, 그녀를 죽이지 말아다오≫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8일 경향장도리
[박순찬 화백 잠깐 휴가였던 모양이네요 ^^]

2012년 9월 8일 한겨레
[토요판이라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2012년 9월 8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7/alba02201209072013430.jpg

 


2012년 9월 10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10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9/20120909_jang.jpg

2012년 9월 10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10/134719119364_20120910.JPG

2012년 9월 10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9/alba02201209092014260.jpg

 

 

 

이미 애저녁에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졌어야 할 니네들의 그 "옛날"이 아직 꽤 남아있지 않나요? 여기엔?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848 아이여권신청서에키를잘못기재하고왔는데 1 네스 2012/11/12 656
    175847 금귀걸이 안 하는 것 어떻게 하세요? 1 2012/11/12 1,294
    175846 이번 아이유 사태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던 리플.. 27 ... 2012/11/12 19,844
    175845 문재인, “세 후보 공통 공약 최우선 예산 반영” 2 뚜벅뚜벅 2012/11/12 786
    175844 초4 수학 과외 교재 뭐가 좋을까요?(심화와 경시대비) 1 과외 2012/11/12 2,347
    175843 베이킹 하시는 분들!!! 빵 쫄깃하게 하려면~~~ 홈베이킹 2012/11/12 1,033
    175842 화장용브러쉬세척어떻게 하세요? 4 날개 2012/11/12 1,294
    175841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 12일(월) 일정 2 세우실 2012/11/12 831
    175840 82자게 분위기 넘 이상하네요 12 no 2012/11/12 2,877
    175839 여행 칠순 2012/11/12 593
    175838 [급질]생리양이 너무 많은데 줄일 방법은 없나요?? 6 괴로워 2012/11/12 4,717
    175837 어그부츠가 6 어글리 2012/11/12 1,143
    175836 아이허브 이용법 문의요, 급해요.. 1 i- her.. 2012/11/12 1,122
    175835 딸아이가 핸드폰으로 죽은 쥐를 찍어왔어요. 7 초6 2012/11/12 1,697
    175834 댁의 자녀라면 어디를? 17 고3선택 2012/11/12 2,973
    175833 답변좀~ 부탁드립니다. 영어질문 2012/11/12 432
    175832 신랑이 너무 어리석어 보여요. 9 ㅇㅇ 2012/11/12 2,603
    175831 요즘 교육은 왜 이렇게 리더쉽 강조하나요? 4 우문 2012/11/12 1,241
    175830 아이 학습지 시키는분 계세요. 3 인나장 2012/11/12 761
    175829 초등1학년 침구 어디서 살까요? 3 예비 초등 2012/11/12 688
    175828 싸이 MTV EMA 베스트비디오상 수상했어요. 3 규민마암 2012/11/12 1,564
    175827 요리재료 알뜰하게 활용하는 팁 나누어요. ^^ 2 나눔 2012/11/12 1,181
    175826 로드샵 저렴한 눈썹 펜슬 어디 것이 괜찮나요? 5 로드샵 화장.. 2012/11/12 2,813
    175825 11월 1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1 세우실 2012/11/12 780
    175824 택시 2 띠어리 2012/11/12 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