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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발톱에 상처난 저더러 애들이랑 물에 들어가라던 남편은..

싫어진거지 조회수 : 1,737
작성일 : 2012-09-09 21:28:02

그런 남편은.. 저에게 아무런 좋은 감정이 없는걸까요?

 

지난 초 여름에 호텔에 묵을 일이 생겨서 네살 두살 아이들 수영복이랑 다 챙겨서 간 적이 있어요.

처음엔 남편도 신나게 놀아준 것도 같은데.. 한 30분 놀고 큰애가 배고파해서 감자튀김을 시켜먹다가

큰애가 포크를 떨어트렸는데 그만 제 엄지발톱으로 떨어졌어요. 발톱과 살의 경계 그 부분에요.

피가 많이 났어요. 수영장이라 물기가 있어서 그렇기도 했겠지만 제 발이 딛는 부분에 핏물이 고일정도로요.

마침 직원이 지나가다 발견하고 응급처치 비슷하게 소독하고 붕대감고 지혈이 금방 됐었죠.

 

그런데 그 과정을 남편도 다 지켜봤는데 아이가 감자튀김 다 먹고 또 물에 들어가고 싶어하니

이번엔 저더러 애들이랑 놀으랍니다. 이제 막 지혈됐는데 들어가도 될까..? 하니 남편은 괜찮대요.

별걸로 다 호들갑이라는 듯 자기는 피곤하니 저더러 네살 두살 애들 밀어도 주고 끌어도 주고 놀아주랍니다.

남편은 1년 365일 중에 360일은 늘 피곤한 사람이라 저도 더 길게 말하기 싫어 그냥 수영장에 들어갔어요.

좀 노는데 다친 부분이 아린달까.. 안되겠길래 큰애한테 잘 설명하고 다독여서 수영장에서 그냥 철수했죠.

 

그게 종종 생각이 나요. 남편과 사이가 안좋은 요즘은 더더군다나 더 생생히 기억이 나요.

 

그 후에 휴가로 또 물놀이를 갔는데 그 땐 아예 자기는 물에 들어가지 않겠다며

저만 큰애랑 수영장에서 '잠깐' 놀고 오라고, 역시 또 피곤한 그 몸은 밖에서 그냥 저희 지켜보구요.

늘 피곤한 아빠 체력에 맞춰 어딜가도 제대로 못 노는 큰애 생각해서 제 모든 힘을 다해

큰애랑 즐겁게 놀아주다보니 이 사람이 이제는 막 짜증을 내더군요. 뭘 그렇게 오래 노느냐구요.

고작 30분 놀았었나.. 그랬어요.

 

그 후로는 어디 놀러갈 일이 생기면 아예 남편은 빼고 저희 셋만 다른 식구들과 같이 다녀와요.

놀러간답시고 들떠서 기분 좋게 갔다가 남편 피곤하단 소리 듣고 남편 안색 살피는거 지쳐서요.

작은애는 이제 갓 돌쟁이라 뭘 잘 모르지만 대충 눈치가 있는 큰애도 그러겠거니 해요.

아빠랑 같이 노는게 좋기는 하지만 처음에만 반짝 재밌다가 결국엔 아빠 짜증내는 모습을 쭉 봐 왔으니까요.

 

체력이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서 저도 웬만하면 남편 기분 맞춰주고

어딜 가더라도 너무 과하지 않게 미리 잘 조절하는 편이에요. 애들하고 논들 반나절을 놀겠어요 종일 놀기를 하겠어요.

그런데 자주 아이들과 밖에 나갈 일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그 잠깐 조금만 애써주는게 그렇게 피곤할까요.

 

 

지금까진 아이들이 어려서 주로 제가 늘 그 화살받이였는데

이제 큰애가 좀 커서 말귀도 알아듣고 눈치도 빠르고 하니 큰애한테까지도

본인 피곤하고, 본인 기분 안좋고, 본인은 싫다는걸 화살로 막 쏘네요.

조만간 작은애도 크면 작은애 한테도 그럴테죠.

 

아. .저게 돈 버는 유센가 싶어요.

맞벌이로 비슷하게 돈 벌 땐 그런 적이 없었는데

출산 - 육아 - 둘째 임신 출산 - 육아의 연속으로 제가 전업이 되고 보니 저렇네요.

그래도 엄마 손에 크는게 낫지 싶어 작은애 최소한 세돌은 될 때까지 제가 키우고 싶은데

남편은 하루하루 점점 더 포악해지고 짜증만 늘어가고 식구들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안해주니

그 돈 받아쓰는게 더러워서 이제 탈탈털고 원래 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점점 늘어나네요.

IP : 121.147.xxx.22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기엄마
    '12.9.9 10:00 PM (1.237.xxx.203)

    저기요,
    우리 남편이 두 집 살림하나, 왜 그 집에 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놀러가면 애들이랑 저는 신나게 놀고 있는데, 항상 뒤쪽에 앉아있다 가자고 짜증내고,
    놀다가 밥 때가 좀 늦으면 온갖 신경 예민해져서 저랑 애들한테 막 퍼붓고,
    낮에 신나게 놀아서 지친 애들이랑 저는 숙소 가면 자고 싶은데, 티비 밤중까지 켜 놓고 술마시고 기타 등등.
    저도 이번 여름휴가 갔다 오는 길에 남편한테 말했네요.
    애들 크면 우리들만 놀러 가겠다고, 당신이랑은 도저히 같이 못다니겠다고.

  • 2. ??
    '12.9.9 10:23 PM (112.149.xxx.111)

    근데 둘째 임신 전에는 남편의 성향 몰랐나요?
    여자가 남편 도움 포기하고 맞벌이하면서 애들 치다거리할 때,
    하나랑 둘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거든요.
    그럼에도 애한테 형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면 어쩔 수 없지만.

  • 3. 네.
    '12.9.9 10:27 PM (121.147.xxx.224)

    둘째 임신 전엔 집안 일도 제법 도와주고 육아도 오히려 참여했었죠.
    그 땐 남편이 월급쟁이 생활할 때 였고,
    둘째 출산 무렵에 사업 시작해서 지금은 오너에요.
    저렇기 시작한게, 그러니까 모든 일을 다 넘기고 짜증을 드러내기 시작한게 그 무렵이에요.

  • 4. ??
    '12.9.9 10:33 PM (112.149.xxx.111)

    그렇담 이왕 드러운 거 조금 더 참아서 둘째 세 돌까지 기다려요.
    어린애 원에 보내는 거 정말 안좋아요.
    남편도 사업 잘 풀리면 예전처럼 돌아올 수도 있구요.

  • 5. ...
    '12.9.9 11:21 PM (110.14.xxx.164)

    어머 여기도 ,,,있어요
    자긴 평소 혼자 죽어라 운동하면서 공원에 정말 오랜만에 셋이 산책갔더니...
    자기 힘들다고 앉아있을테니 둘이 돌라고....
    거의 이런식이라 애랑 둘만 다녀요. 이젠 해외여행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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