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이 아프네요 스멀스멀 올라오는게
나이 50에 그 동안 내가 자각하지 못했던 울분이 이제서야
나를 힘들게 하는지요
나보다 힘든 시절을 보낸 사람도 많을텐데..
어릴적 엄마가 집안을 꾸려 가는 여성 가장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막내인 제가 아주 어릴때 부터 집안일을 도우며 살게 되었죠
위로는 오빠만 세명이었구요
할머니 부모님 세명의 오빠와 저 이렇게 살면서 온갖 심부름에 밥하고 설거지..
겨울에 야상. 패딩 이런걸 세탁기 없이 찬바람 부는 마당에서 고무 다라이라고 하죠
그런걸 있는대로 꺼내 놓고 물 먹어 들지도 못할 정도의 무게인 옷들을 빤다고
그때 초등학교때 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해 왔는지 모르겠어요
엄마를 엄마 이전에 한 인격체로 바라 보면서 짠한 마음이 컸기 때문에
힘 들다 소리 못하고 했었고 오빠들 한테 도와 달란 말도 못해본 정말 어리석은 아이 였어요
그래서 그 나이에 누려야 할 사소한 기쁨도 없었고 일찌감치 웃음을 잃어 버린 멋 없는 여자가 되어
지금도 남편으로 부터 참 무뚝뚝하다는 소릴 가끔 듣구요
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
인문계 다니며 아침에 식구들 식사 준비 다 해놓고 학교 갔어요
친구들이랑 놀아본 기억도 별로 없고 ...
의식 않고 살아 왔는데 잠재되어 있었나 봐요
얼마전 부터 이렇게 울컥하네요
아직도 친정의 대소사에 제가 없으면 안되는 상황이구요
비 오는 창 밖을 보며 여러가지 일 들이 자꾸 떠 오르면서
누구에게도 못한 지난 일들을 적어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