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집과 비교하면 친정부모님이 측은하게 느껴진 적이 꽤 있어요.
그런데 제 남편이 가끔
'니가 다 옳아서, 시부모 결정에 반발하더라도, 나이 든 시부모에게 측은함은 좀 가지면 좋겠다'
그런 말 하면 저는, 아들셋에 딸 둘 두시고, 작은 도시라 딸 둘은 바로 3분 거리에 두고 사시는 분들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남편만큼의 측은함을 느낄 수가 없었어요.
적어도 제게 그분들은 원하시는 걸 요구 못하는 분들은 아니니까요.
반대로 제 남편은 장인장모에게 별로 측은함을 못 느끼는 눈치예요.
시부모님에 비해 운동으로 단련된 몸에, 직업도 있으시고, 유쾌한 성격이시라 친구 친척도 많고 그런 외피만 보겠죠.
제가 느끼는 측은함에 별로 동조 못해요.
제 눈엔 며느리도 없고 아들도 없는데다
딸 사위에게는 최최최소한의 기본적인 요구도 못 하시고 늘 사양만 하시는 안타까운 분들인데 말이죠.
지금은 친정부모님에게 측은함을 아주 엷게 느껴요. 측은지심에서 벗어나서
그분들의 행복을 조금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나 봐요.
82에서 거리, 만나는 횟수 얘기 보면, 2중적인 계산법이 측은지심유무에 따라 다르게 나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