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피에타를 봤는데 아직도 먹먹해요

피에타 조회수 : 4,172
작성일 : 2012-09-09 13:29:27

    어제 저녁에 영화를 보고 여운이 가시지를 않아 인터넷을 켰는데 좋은 소식이 있군요.

수상소식은 정말 좋은 일구요 그것과 별개로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철저하게 세상으로부터 버려져 유리된 채 살아온 한 인간이 얼마나 밑바닥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말할 수 없이 처참한 슬픔(슬픔조차 사치인)을 안고 세상을 견뎌가는지를 봤어요.

제가 지금까지 봐온  영화를 통해 접했던 사례 중 가장 가련한 인간상이었다고 생각해요.

굶주리고 가난한 어떤 극한 상황에서조차도 인간의 온기를 느끼고 살았다면 그보다는 덜 불쌍할 것 같은 생각이요.

어제는 안 그랬는데 오늘 갑자기 관련 자료를 뒤적이며 먹먹하기도 하고 눈물이 주르륵 떨어지네요.

 

그런 사람을 길에서 본다면 난 여전히  피해서 다니겠지만

그런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해요.

 

내가 해 줄수 있는게 너무나 없네요.

 

김기덕의 영화를 개봉관에서 본 건 첨이예요.

82에서 평이 좋아 용기를 내서 봤는데 잔인한 장면은 소리만 들었네요.

저렇게까지 극한 상황을 연출한 감독은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아온 걸까.

첨으로 김기덕의 삶이 궁금해졌네요.

인간성이 어떻다는 둥 이런 소문들은 차치하고 

청계천에서 노동을 하며 살며 느꼈던 그가 바라본 아픈 세상의 모습이 저에게도 아프게 다가옵니다 ㅠㅠ

하필 청계천이라 정말 떠올리기 싫은 누군가가 참 떠오르네요.

 

이정진의 연기도 생각보다 괜찮았어요.간혹 말투가 어색하다고 느꼈지만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자연스러움이 있더군요.

 

내가 아는 세상만이 아닌 또다른 세상에 공감하는 것.그래서 관용하는 것.

그리고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야 하는 존재이고  그 빚을 지고 있으므로 

거창하지 않아도 작은 역할이나마 사회나 인간에게 직업을 통해서든 무엇을 통해서든 작은 봉사를 하는 정도의 의무는

세상을 살게 되면 지고 있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 기억하며 사는 것.

또 누군가에게  낯선 타인에게 최소한 친절까진 아니어도 무의식적으로라도 무시하거나 업신여기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도리이고 의무라는 것...이게 제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이네요ㅠ

 

암튼 영화 강추합니다!!! 잔인한 장면은 저처럼 눈가리고 지나가세요ㅋ .

IP : 124.195.xxx.41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기덕
    '12.9.9 1:32 PM (118.217.xxx.32)

    파란대문 너무 잘 본 사람이예요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요

    악어와 섬은 제대로 본 적이 없고요
    파란대문만 제대로 봤는데

    음악, 느낌들이 오래가는 영화였어요

  • 2. 어제
    '12.9.9 1:45 PM (180.70.xxx.203)

    말씀하신 부분이 그것이 알고 싶다 내용과 일맥상통하네요
    사회의 무관심속에서 괴물이 된 살인자들 얘기요

  • 3. 원글님 말에 뭉클 특히
    '12.9.9 2:44 PM (121.125.xxx.149)

    그런 사람을 길에서 본다면 난 여전히 피해서 다니겠지만
    그런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해요.
    내가 해 줄수 있는게 너무나 없네요.
    --------------------

    아 뭉클했어요. 저도 그래요.
    그래서 저는 못해도 더불어 살수 있는 사회안전망 그런거를 해줄 사람을 찾아요.
    이번 대선에는

  • 4. 토실토실몽
    '12.9.9 2:46 PM (180.68.xxx.154)

    파란대문보고 굉장히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을 느꼈구요 섬보고서는 토했어요

    김기덕감독 작품 다시는 볼 용기가 안나네요

  • 5. 38
    '12.9.9 3:09 PM (182.214.xxx.128)

    막달 임산부 혼자 가서 봐도 될까요?
    임신기간내내 영화많이 봤오요
    담요두르고 잔인한 장면 피해서 보면 괜찮겠죠?

  • 6. ..
    '12.9.9 8:20 PM (125.177.xxx.31)

    아~ 원글님이 말씀해주시는 것..저도 그런 느낌이었어요..뭔가 점 점 더 미안해지고 잘못한 거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말투 몸짓 나의 생활태도에서부터 뭔가 미안하고 또 미안해지는 그런 느낌요..
    맞아요~ 원글님..
    딱 그 말이예요..
    오늘 낮에 영화 보고나와서부터 내~내~~
    원글님이 쓰신 그 말 ..그게 바로 저도 하고픈 말이었어요..
    말씀 잘 해주셨어요 ^^
    저 대신 정리를 넘 잘 해주셔서 고마워요~~

  • 7. ..
    '12.9.9 8:23 PM (125.177.xxx.31)

    참, 그리고 막 내리고 의자에서 일어나면서...그러니까~~~올 연말 대선 투표 잘해야하는거다~~라고 맘속으로 ..

  • 8. 나의소감
    '12.9.10 6:12 PM (118.34.xxx.160)

    김기덕감독 작품에 대해 관심은 있었으나 거부감만 있었었죠.
    그러다가 요며칠 그에 대해 폭풍검색해서 읽고 드디어... 그의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빈집 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오늘 봤어요.
    일단 단발마 한 번 지르고...
    "천재다"
    인생 살아가면서 (저 꺾어진 90!) 엄청난 재능이라든가 뭔가 비범함을 목격하게 될 때
    같은 인간으로서의 경외감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질투도 바로 따르죠. 혹시 나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비교해서 죄송하지만, 저는 변** 감독의, 영화를 보지 않은 오랜 팬이었었습니다.
    그와 동시대, 같은 지역, 같은 코드를 공유한 소위 강남 8학군 세대로서
    그의 천재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화차" 한 번 보고 좀 실망했었거든요.
    변감독에겐 미안하지만, 아니 저에게도 마찬가기죠, 강남8학군 세대들이 누린 혜택과 풍요(지식, 감성 등??) 에 비해 결과물의 스펙이 좁게 느껴졌어요. 오히려 그로 인한 한계랄까?
    변감독애 대한 제 평가는 나름, 저에 대한 평가이기도 해서 저 또한 제 인생을 점검해보며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었습니다.
    인생을 안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내가 과연 인생을 철저하게 살고 있는 걸까?
    적어도 영화감독은 범인들이 갖지 못한 스펙트럼을 훨씬 초월해야 하는 걸텐데...
    직접 부딪히건 아니면 간접적으로라도 다 꿰뚫어보거나..

    아직 좀 정리가 안되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ㅡ.ㅡ

    그래서 내일 피에타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모자르트와 살리에리의 확실한 대비를 느끼고 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네요.
    천재를 확인하는 전율과 함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502 한심한 게임하다가 멘붕날리깁니다 4 제리 2012/09/28 1,553
158501 세림의원 아직 있나요? 1 세림 2012/09/28 1,163
158500 버버리 코트 추천 해 주세요~ 2 버버리 2012/09/28 1,995
158499 추석-일요일 1 큰며느리 2012/09/28 1,379
158498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박근혜 후보님의 장점 36 2012/09/28 4,045
158497 장준하 선생 천도재 1 천도재 2012/09/28 1,605
158496 4학년 1학기빨간펜교재구할수있을까요(사용한것도 가능해요) 탱글이 2012/09/28 1,252
158495 지난번 운동장 여학생 최근 근황 전해드립니다..^^ 13 해피추석 2012/09/28 4,925
158494 투표율 낮은 게 유권자 때문? 천만의 말씀! 세우실 2012/09/28 1,067
158493 얼마짜리 옷 사입어요들? 2 .. 2012/09/28 2,455
158492 압구정에 청나라풍 중국집 공을기 아시는 분~ 7 .. 2012/09/28 1,762
158491 축의금 질문이욤...ㅡㅡ; 2 나라냥 2012/09/28 1,051
158490 쁘띠프랑스 근처 가평맛집 정보 부탁드립니다. 궁금해요 2012/09/28 4,318
158489 단호박 맛나게 먹기 2 별이별이 2012/09/28 1,698
158488 71년생인 분들 몇살에 결혼하셨고 애들은 현재 몇살인가요^^ 40 저도궁금 2012/09/28 6,394
158487 김태호 터널 디도스 떠뜨린 양반.. 2 에잉 2012/09/28 3,691
158486 산밤을 주워왔는데요 6 밤 ㅠ 2012/09/28 1,850
158485 귀향길 차안에서 들을 신나는 노래 추천해주세요. 4 소금광산 2012/09/28 1,213
158484 추석때문에 다들 분주하실텐데 ㅠㅠ 다른22 2012/09/28 1,030
158483 장하진, 장하성, 장하준, 장하원 가계도 5 2012/09/28 14,328
158482 안철수 네거티브 이겨내길~ 2 2012/09/28 1,008
158481 남편을 육아휴직 시키려 합니다. 29 고민되네요... 2012/09/28 6,217
158480 그네언니는 그냥 노인당 하나 만들어서 2 도전 2012/09/28 959
158479 양현석씨를 보면서 느끼는게~ 42 .. 2012/09/28 14,700
158478 안철수 vs 박근혜 17.3%p 차로 격차 확대 10 호박덩쿨 2012/09/28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