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이 시스터즈 키퍼랑 하우스 희생 에피소드

영화 조회수 : 919
작성일 : 2012-09-08 23:16:07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영화 보신 분들 계신지 모르겠지만

아픈 딸을 위해 맞춤형 아기를 낳아서

그 아기로부터 끊임없이 아픈 딸에게 이식을 하죠.

결국 신장을 이식해야겠다고 결정하자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딸이

언니를 위해 내 삶을 포기할 수 없다고 소송을 걸어요.

 

미드 하우스를 보는데 오늘 희생적인 삶에 대한 에피가 나와요.

앞엔 잘 못 봤는데

몸이 아픈 오빠를 위해 계속 희생하며 살아온 딸이 병이 걸려요.

폐를 이식해야 하는데 장기기증센터에선 더 받을 수 없는 상황이구요.

유일한 가능성은 오빠로부터 폐 절반을 이식받는 거에요.

오빠는 아프기 때문에 만약 폐를 이식해 주면 몇 개월 살기 어렵고

죽을 때도 산소호흡기를 쓰기 어려워진다고 해요.

 

-----------------

두 에피 보면서 과연 '부모'의 사랑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프다'고 할 수 있을가 싶었어요.

영화에서는 아이 엄마가 자식들을 사랑하긴 하는데 온 정신은 다 아픈 딸에게만 가 있어요.

그 딸을 위해 맞춤형 아기를 낳았고, 고통스러운 골수이식 같은 것도 아기때부터 뽑아가요.

그리고 이제 초등학생 나이에 언니를 위해 신장이식을 해줘야 하는데

신장이식을 해준다고 그 언니가 건강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보증도 없어요.

잠깐의 언니의 목숨 위험한 걸 넘기기 위해 둘째는 건강한 자기 신장을 하나 떼어줘야 하는 거죠.

그래서 그 둘째딸이 엄마에게 그러죠.

앞으로의 자기 학교생활과, 나중에 임신하고 아기를 낳는 모든 삶을 언니를 위해 다 포기해야 하냐구요.

 

미드 하우스에서도 그 부모는 아들의 생명을 위해 딸을 포기해요.

그러자 하우스가 막 뭐라고 하죠.

고작 몇 달 더 살 수 있는 아들을 위해 몇 십 년 더 살 수 있는 딸을 포기하느냐구요.

 

개인적으로, 계속 아프기만 했던 형제가 있었던 저로서는 보기가 참 힘들었어요.

저희 부모님도 아픈 오빠에게만 신경을 썼거든요.

 

한번은 제가 인후염에 걸려서 삼일동안 물도 못 삼켰지만 부모님 어느 분도 그걸 몰랐어요.

그때 오빠가 십이지장 염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거든요.

삼일째 되던 날 다 죽어가는 얼굴로 학교에 앉아 있자(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절 보시고 끌고 학교 앞 병원으로 가셨어요.

의사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을 제 엄마로 아시고는 막 야단을 치시면서

애가 이 꼴이 되도록 뭐하고 있었냐고, 인후염에 탈수증상에 빈혈에 난리도 아니라고 그러셨었어요.

주사맞고 약 가지고 나오면서 담임선생님이 부모님께 연락드렸어요.

두 분 다 제가 그 정도로 아프다고는 생각 안 하셨다고 하더래요.

 

만약 그때 제 장기를 떼어서 오빠를 줘야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면

아마 제 부모님은 절 마취해서 강제로 납치해서라도 장기를 뜯어내셨을 거에요.^^

IP : 218.238.xxx.11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죠
    '12.9.8 11:24 PM (211.207.xxx.157)

    아픈 자식의 경우, 주파수가 엄청 강해서 그럴 거예요,
    저도 아이가 심장이 덜 막힌 채로 태어났는데 수술 해야 되냐 말아야 하냐 결정하는
    2 주간 온신경을 바늘 끝으로 찌르는 느낌 받았어요.
    그런 거 보면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 무한정이 아니예요,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다보니 다른 자식 배려할 여유가 없는거죠, 그럼 절대 안 되는데.....
    아이니까 사랑 받아야 하는데 나머지 형제에게 당연히 미묘한 트라우마 생기죠.

  • 2. 까페디망야
    '12.9.8 11:28 PM (219.255.xxx.221)

    너무 슬프네요.. 담담히 글을 쓰셨지만, 그 마음 어떨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아요...
    저는 엄마와 요즘 각을 세우고 있어요.. 엄마에게 쌓인 응어리가 왜이리 풀리지 않을까요..
    저는 늘 엄마의 샌드백 이었던 것 같아요.. 집안의 심부름꾼, 도우미 아줌마 정도..
    그냥 잊고 지내다가도, 엄마가 작은 편애만 하셔고 제가 제어가 안되고 폭발을 하는 듯해요.
    엄마에게 쏟아내지는 않지만, 보기가 싫어요.. 구구절절 내가 이랬다 설명해도 이해해줄 엄마도 아닌걸 아니까요..
    정말 엄마와의 관계때문에 너무 세상 살 맛이 안나요.
    엄마 맘에 대못 박기 위해 먼저 죽고 싶단 어리석은 생각까지 드니까요..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원글님도 힘내세요. 우리 같이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깨우쳐보아요..

  • 3. ..
    '12.9.8 11:56 PM (121.167.xxx.114)

    책 말미에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ㅠ.ㅠ. 다 읽고 큰 아이가 아파서 작은 아이에게 신경 못 써주는 친한 엄마에게 권해줬어요. 그 엄마와 작은 아이가 같이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하더군요.
    원글님 경우는 응어리를 푸셔야 해요. 아픈 아이와 안 아픈 아이를 똑같이 대한다면 그것 또한 차별이거든요. 어쩔 수 없이 신경이 갈 수 밖에 없어요. 토닥토닥...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565 일본 지도 교수님 선물 뭐가 좋을까요? 6 ... 2012/09/18 2,533
153564 제주도 여행중에 제주도 2012/09/18 890
153563 여권 발급 어디가 제일 빠를까요.. 도움 절실ㅠㅠ 7 민브라더스맘.. 2012/09/18 1,848
153562 그... 저... 은밀한 부분에 대한 궁금증...-,,- 18 ... 2012/09/18 17,323
153561 밤에 미싱 돌리면 시끄러울까요? 10 머쉰 2012/09/18 4,860
153560 김하늘보니 연예인하기엔 넘 여린성격같아요 76 힐링캠프 2012/09/18 32,341
153559 맥주는 무슨 맛으로 먹나요? 11 ㄹㄹ 2012/09/18 2,878
153558 냥이가 잠자는 주인을 깨우는건.. 밥달라고 그러는거죠? 3 ,,, 2012/09/18 2,265
153557 당신의 52페이지 5번째 문장은? 국제도서주간 댓글놀이 하실래요.. 238 깍뚜기 2012/09/18 9,965
153556 너 정말 짱이다~ 야옹이 2012/09/18 1,031
153555 답변감사해요~ 6 질문 2012/09/18 1,586
153554 맥주마셔요 소세지안주랑 6 맥주 2012/09/18 1,555
153553 덜 해롭고, 갖고 다니기 편한, 좀 덜 단 과자 있을까요?^^;.. 14 엄마 간식 .. 2012/09/18 3,175
153552 김하늘의 29살 헤어진 사람이 44 혹시 2012/09/18 46,772
153551 남해여행 패키지도 있을까요? (부모님) 4 mine 2012/09/18 2,302
153550 생일이었는데 기분이 그러네요 10 기분이 꿀꿀.. 2012/09/17 1,827
153549 밥에 명란젓 올리고 조미김으로 싸서... 20 존심 2012/09/17 5,139
153548 정말 궁금한데. 4 그레이스쑥 2012/09/17 1,077
153547 박정희 딸... 11 아찔 2012/09/17 2,339
153546 조언해주세요 3 점포월세를 .. 2012/09/17 660
153545 탈모샴푸 좀 제발 추천해주세요 25 2012/09/17 6,637
153544 초2가 할수 있는 집안일이 뭐가 있을까요? 25 2012/09/17 2,643
153543 새누리당 얼마나 멘붕일까나... 16 ... 2012/09/17 7,919
153542 왜 이런 말을 자꾸 할 까 6 기분 상한 .. 2012/09/17 2,119
153541 퓰리처급 사진하나 나왔네요.jpg 펌)))) 13 감동 2012/09/17 5,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