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십수년전에도 그냥 중위권이었어요.
한 명이라도 서울대 가면 플랙카드 붙이는 정도.
잘난 애가 없어서 그렇지 그리 꼴통학교도 아닌 그런 학교였어요.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무슨 필을 받으셨는지 갑자기 선생님 한 분을 데려왔어요.
아니, 모셔온 거죠.
서울대 사범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어쩌고~~
지방고등학교 출신이셨는데 '국민학교'부터 사범대학까지 단 한 번도 1등이라는 걸 안 놓쳤다고..
물론 서울대 입학할 때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단과대 1등이셨다네요. 사범대...
아무튼 그런 선생님을 모셔다 놓았는데 이 선생이!(님자 붙이기도 싫다!)
자기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어떤 걸 '모를 수도 있다'는 걸 이해를 못해요.
그리고 자기 설명을 '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는 걸 이해 못하구요.
처음엔 좀 가르치는 느낌이더니 시간 좀 가면서 말끝마다
'몰라? 이걸?'
'이해가 안 된다고? 왜?'
이러더니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까 뭘 설명하려고 하다가
'됐다. 설명한다고 알겠냐, 너희들이?'
누가 질문하면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질문은 뭐하러 하니?'
결국 육성회장이랑 기타 등등 극성맞은 학부형 덕분에 어디론가 휙~ 사라졌어요.
계속 성공하거나, 실패를 전혀 안 해 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