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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난하던 시절....

............ 조회수 : 2,718
작성일 : 2012-09-06 20:15:22

양 많은 걸로 폭식했다는 님의 글을 회사에서 읽고..

울컥했어요.

그리고 퇴근해서 지금까지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저도 지긋지긋하게 가난해서 힘든시절..그 시절 기억이 하나  나서요.

우리아이들은 남들 3년씩 유치원다닐때..1년..반년 밖에 못 다녔었어요.

그땐 오전 외출은 안했어요.

아이들이 유치원 갈 나이인데 나랑 다니니 너는 유치원 안가니 이런 소리듣고..

애는 왜 안가요 뭐 이런 소리 늘 듣고..그러니 아에 오전엔 안나가는거죠.

집에서 책읽고 종이접기 뭐 이런거 하고..그림그리고..

 

남편이 2년동안 월급없는 생활을 하게 했거든요.

정말 그땐 울음까지도 아끼고 살아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 구질구질 한건 참아도 아이들까지

너무 아기끼게 해야 하니 맘이 아프더라구요.

아이들에게 옷을 물려주던 이웃이 있었는데..

저는 그 집아이가 좋은 옷을 입어서 그 옷 물려 입어 좋았어요.

다음번엔 안주 면 어쩌나 싶기도 했구요..코트 바지..뭐 골고루..

그 엄마가 옷가지러 오라고 전화하면..

그냥 가기 뭣해서 늘 무엇을 사가지고 가곤했어요.

저도 안 먹어본 화과자..수제 초콜렛..한 2만원 선에서..

그리고 한번씩은  그 집 아이 옷도 사갔어여.

당시 코코리따 에서 원피스랑 블라우스를 사서는 포장해서 집에 두고는

아이들에게 참 미안하더군요..

그리고 그 옷을 다시 우리아이가 물려 받았을 때...

울컥했어요.

너무 늦게 줘서 입지도 못하게 작아진 거죠..

전 그 새 옷을 남에게 선물하면서

내 아이가 입은 예쁜..모습을 생각했었거든요..

많이 울었어요..그냥 눈물이 났어요.

그리고 나중에 좋은 것 사주지뭐..

다 어릴때는 그렇게 키우는 거야..하며 위로를 했구요.

지금 아이들 많이 컸네요...

털털 하고 너무 밝은 아이들..고맙죠..

그렇게 아낀게 옷..음식..뭐 많았죠.

그렇게 인고의 세월을 어찌어찌 보내고 나니..

지금은 빚도 없고 정기예금 찾는 경우도 생기고 하네요.

지금도 많이 아끼고 살아여.

두 아이 각각 대학 들어가면 첫 여름 방학에 배낭여행도 보내주고..하려구요.

뭐 이런 소소한 꿈을 담아서..

오늘도 알뜰히 삽니다.

한번씩 터지는 스트레스..어떤때는 감당하기 힘들지만요...........

IP : 58.235.xxx.15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12.9.6 8:17 PM (182.218.xxx.169)

    아, 진짜....ㅠ.ㅠ

  • 2. ..
    '12.9.6 8:21 PM (175.113.xxx.8)

    알뜰하게 성실하게 착하게 살아오셨네요.^^
    가끔씩은 원하는거 한번씩 하시면서 스트레스 푸세요. 먹는 걸로든, 입는 걸로든, 보는 걸로든.

  • 3. 공주병딸엄마
    '12.9.6 8:23 PM (211.60.xxx.115)

    저도 옛날 생각 나네요...

    돈은 정말 무서운거에요.

  • 4. ...
    '12.9.6 8:27 PM (220.70.xxx.151) - 삭제된댓글

    옆집에 저와 동생 터울의 남매가 살았었어요. 전 그 언니 옷, 동생은 그 오빠 옷 물려 입었죠.

    '어? 너 내 옷 입었네...' 소리 진짜 듣기 싫었는데...

    울 엄마도 같은 마음이셨겠지요... ㅜㅜ

  • 5. 죄송해요
    '12.9.6 8:30 PM (211.234.xxx.53)

    비교하기님
    댓글슬프게읽으며안타까워하다
    나중에반전 ㅋㅋㅋㅋㅋ웃었습니다.

  • 6. 옛생각
    '12.9.7 3:04 PM (121.88.xxx.151)

    연년생 아들 딸인데 (지금 계란한판이 넘은 나이들입니다.) 운동화는 길거리 좌판에서 구입하고
    딸아인 유치원다닐때까지 오빠옷 물려입었었어요
    지금도 유치원사진보면 다른아이들 이쁜원피스입은옆에 딸아이 오빠바지 물려입고 찍은 사진 있어요.

    결혼당시 시동생이 고2였는데
    그 시동생 대학보낼때 저희하고 의논도 없이 등록금 융자받아내고 통장 보냈더군요.

    아뭏든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들었는데
    그렇게 자란 아이가 잘 자라서 저(저는 꾸미는거 잘 못합니다.)보다 훨씬 잘 꾸미고 옷도 잘 입고
    시장표도 소화잘하고 아뭏든 남들에게 칭찬받는 아이로 잘 자라주었어요.

    딸아이 책상에 어릴적 사진이 하나 있어요.
    온 가족이 산에 가서 찍은 사진인데 그렇게 살았던 시절이지만 애들과 저희부부
    활짝 웃고 있네요.

  • 7. 옛생각
    '12.9.7 3:05 PM (121.88.xxx.151)

    그때 언니들에게 조카옷 물려받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넘 부러웠어요
    저는 물려받을 곳이 없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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