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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외국사는 혼혈아이들 언어

백수 조회수 : 2,649
작성일 : 2012-09-05 23:53:55

게시판에 자존감 2편 보고 제가 어떻게 살아왔나 되돌아 보게 되는군요.

유학하고 결혼하고 일하고 애낳고 세월지나보니 나도 이제는 아줌마 인게 참 충격이더라구요. 전혀 느낄기회가 없다가 20대외국애들이랑 얘기하다보면 내가 세대가 틀린게 느껴지고 젊어지고싶은 맘도 없는게 더 황당했어요.

 

언젠가 혼자 애들 데리고 수영장에 갔거든요.

저는 외국살면서 애들한테 저랑은 꼭 한국말로 대화해야한다고 가르쳤는데요. 수영장에서 작은애 데리고 쉬고있는데 큰애가 큰수영장에서 놀다가 울면서 뛰어오더라구요. 한국말로 어떤 아저씨가 자기 미끄럼틀에서 빨리 가라고 등을 쳤다는데 그게 그렇게 충격이었는지 꺽꺽대면서 한국말을 하더라구요. 당연한거지만 주위 그나라사람들 아무도 못알아듣고 저만 황당해서 누구냐 무슨상황이냐 물어봤는데 주위에 반응이 다 듣고있으면서 시큰둥하길래 어... 하다가 아... 한국말.

조금은 억울한 상황이었네요. 보통 어린애들 이런일 있으면 자기일처럼 챙겨주는 게 당연한 이곳 (유럽) 인데 못알아들으니 반응이 없죠. 그렇다고 이나라말로 다시 얘기하라고 애한테 부탁해도 누구였는지 그 큰 수영장에서 찾아서 따지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해도 상황이 썩 바뀌지는 않을거고.

그래서 애한테 그런사람있으면 있는자리에서 울고 화내라고 했어요.

그럼 주위사람이 상황보고 그 어른을 혼내던지 애를 달래던지 할테니까.

 

삼천포로 흘러갔지만 그래도 여기 외국살면서 2세 한국어문제로 고민하시는분 많으실거 같아서 혹시나 공감하실까 적어봐요.

 

이런저런 상황이 2개국어 쓰는 애들한테는 생기겠지만,

한국가서 한국말  못알아듣고 힘들어하는거보다는 이런거 겪어가면서 양쪽언어 연마하는데 길게보면 애들한테도 좋겠지요?

 

주위에 한국사람있는 환경이 아니니 저랑 한국말 쓰도록 유지하기가 힘드네요.

저도모르게 애들이 이쪽말쓰는거 듣고도 숙지못하기도 하고요.

나이가 드니 반응이 느리네요. ㅎㅎ

그냥 간만에 끄적여봅니다.

 

IP : 86.168.xxx.1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속상
    '12.9.6 12:13 AM (149.135.xxx.66)

    저도 주변에 한국친구도 사람도 별로 없고
    6살 아이가 한국어 아는 것이..배고파, 배안고파, 멍멍이, 안녕..요정도에요..
    오늘 아파, 안아파 알려줫더니 곧잘 따라하긴 하네요.
    전 그냥 영어 올인 할려고 해요. 수영장에서 때렸단 남자분 신고해도 처벌 가능?
    얼마전 옆집아이 뺨 때린 할아버지 법정 갔다고.. 아이가 계속 와서 초인종눌르는 장난을 했다죠.

  • 2. yawol
    '12.9.6 12:16 AM (121.162.xxx.174)

    미국에서 태어난 조카들이 처음에는 우리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혼혈은 아니고요.
    집에 있는 엄마도 원래 영어를 잘해서 영어로만 대화했었습니다.
    그런데 '가을연가' 열풍이 불면서 한국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고,
    미국 백인 친구들도 한국계인 아이가 한국말 못한다고 놀리더랍니다.
    그래서 바로 엄마한테 와서 이제부터 한국말로 대화하자고 했답니다.
    지금 대학생인데 한국말 잘하고 맞춤법에 맞춰서 한글도 잘 씁니다.

  • 3. 모국어
    '12.9.6 12:19 AM (112.152.xxx.174)

    제가 일하는 분야가 그쪽과 살짝 관련이 었어요...

    주제넘게 몇마디 드리자면

    일단 어느 하나의 언어는 아이에게 모국어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학계에서도 모국어가 두개가 될수는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아무리 어려서부터 bilingual 로 자라난다고 하더라도 둘중에 하나는 분명이 더 편한 언어가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모국어가 하나가 완전히 자리 잡는 것이 왜 중요하냐면.. 결국은 모국어의 깊이와 사이즈가 한 인간이 평생동안 쌓을수 있는 총체적 지식 즉 교양의 사이즈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제 2외국어도 결국은 모국어가 가지고 있는 테두리를 결코 넘어서서 형성될수 없습니다.


    예전에 같이 일하던 직장동료 중에 한국에서 초등학교까지 나오고 미국에서 중-고-대 과정을 마치고 한국에서 취업한 사람이 있었어요 (제 직속 부하직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같이 일하면서 제가 받은 느낌은... 영어도 우리말도 어느하나 완전히 마스터하지 못했다는 거였습니다.. 영어도 (물론 우리와는 비교할수 없지만 ) 그냥 좀 많이 잘하는 한국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고

    우리말로는 조금 수준이 있는 문서 같은 것은 만들지 못했고 어려운 단어같은 것은 알아듣지 못해서 일일이 설명을 해주어야 했습니다. 직장내의 미묘한 분위기 파악도 못했던 것은 당연지사고요..

    이 사람의 경우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목적으로 한국어가 완전이 자리를 잡아야할 중요한 시기를 놓쳐서.. 한국어도 깊이가 없고 영어도 깊이가 없는 그렇게 되어버린 케이스였던것 같아요 (물론 제가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 짐작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


    즉.. 일단은 어느 하나의 언어를 택하셔서 그것이 완전한 모국어가 될수 잇도록.. 그래서 그 언어로 사고할수 잇는 수준까지 만들어 주셔야 한다는것입니다.

  • 4. 모국어
    '12.9.6 12:27 AM (112.152.xxx.174)

    아 그리고

    부모의 언어가 다를 경우에

    아빠는 아빠의 언어로 아이에게, 엄마는 엄마의 언어로 아이에게 말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즉 그 언어를 쓰는 부모한테서 그 언어에 대한 양질의 입력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영어, 엄마가 한국어 인경우

    엄마는 한국어를 써야 하는 것이죠..

    물론 가정에서 공용으로 쓰이는 언어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 엄마와 아빠가 영어로 대화할경우에는 영어가 공용어가 되겠죠) 아이의 모국어가 결정될 확률이 크겠죠..

    핵심은 비록 한국어가 제 2언어가 되더라도 그 입력 만큼은 한국어가 모국이인 엄마에게서 잘 받아야 되는 것이죠..

    엄마에게서 어설픈 영어로 입력을 받으면 안된다는 것이죠..

  • 5. 백수
    '12.9.8 4:12 AM (86.168.xxx.13)

    다행히 윗님말씀은 제가 가고자하는 방향이에요.

    아이때문에 예전부터 남편이랑 언어에관한 연구를 많이했는데, 윗님 결론과 같이 나왔어요.

    어린아이들은 언어를 어느나라언어라고 생각하는것이아니라 상대방과의 표현방법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이와 항상 한국어로 대화합니다.

    주위에 엄마아빠 다 언어 다르고 사는것도 다른나라에 사는사람들도 있는데, 그들도 일단 자기는 자기나라언어로 아이와 대화하고 다른사람들과있으면 상대방이 편한 언어를 선택하는데, 일단 부모가 확고한 언어하나로 소통하는게 젤로 중요하다고 해요.

    남편나라 사는 지금은 남편언어가 모국어가 되죠.
    하지만 저는 항상 아이와 한국말로 하려고 노력하고 이나라 언어를 쓸때는 저를 고쳐달라고 하고 한국말과 이나라말 같이 해봅니다. 그러면 아이가 이나라 언어를 저에게 바르게 가르쳐줍니다. 이런말은 이렇게 해야한다고. 7살인데 일부로 틀리게 해도 알아서 미묘한것까지 체크해서 알려주네요. 일단 모국어는 확실한거 같아요. 이 방법으로 한국어도 정확히 가르칠수도 있겠더라구요. 아이는 선생님 나는 학생.ㅎㅎ

    여기서 다른 외국엄마들이 이나라말로 간단히 언어표현하는거 들으면 정말 아이에게 확실한 표현이 아니면 안하니만 못하게 되더라구요. 편하단이유로 섞어서 쓰는 사람들도 많이 보는데 일단 아이가 알아들을지라도 이나라 언어의 바르지 못한 표현에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아이의 모국언어감각도 둔해질거라는 생각도 들고요.

    결론은 내가아는것은 저의 상황에서 힘들어도 확실히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전수해야하는거죠.
    집에서도 확실히 학교수업 책일기 모국어 언어표현은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제2언어는 애들이 그리 흥미가 업어하죠. 그래서 일단 대화는 모두 한국어지만 아직 읽고 쓰기는 저 멀리랍니다. 벌써 제성격대로라면 애들 잡아 두고 싫다고 해도 시키고싶은데 윗님말씀대로 이나라 언어가 아직 확실히 읽고쓰기가 안된 나이라서 좀 있다 해야할거 같아요.

    이래저레 엄마는 정말 다들 박사학위 줘야하는거 아녜요? 애들땜에 별의별 연구를 다 한답니다. 재미있지만 끝이 없지요.

  • 6. 백수
    '12.9.8 4:16 AM (86.168.xxx.13)

    제가 오타가 많네요.
    책읽기
    없어하죠. 저도 한국 떠난지 18년 되가닌 한국어쓸일도 별로 없고 여기에 글올린것도 보면 많이 모자른게 보이눈군요. 한국말 어렵다는거 새삼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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