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은 참 평범?해요. 농구, 자전거, 게임, 골프.. 두루두루 발을 담그지만 특별히 잘하는건 없어요.
뭐랄까..,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잘해보이게 받쳐주는 스타일이죠 ㅋㅋㅋ 자기말로 그래요 ㅋㅋ
직업도 평범한 중소기업 블루칼라.., 외모는 물론 제 눈엔 꽤 잘나보이는데 남들보기엔 뭐 그닥이라고
혹은 못생겼다고도 하더라구요?-_-??ㅋ
여튼 그런 남편이 특별히 두드러진 장점이 있는데
남의 말을 무지 재미있게 들어준다는 거에요 ㅋㅋㅋ
아무리 재미없는 시시한 얘기, 별 내용없는 얘기, 엉뚱한 얘길해도 매우 흥미있게 들어주고
반응해줘요. 여기서 쿵하면 저기서 짝 하고 받는 느낌?
근데 원래 성격이 그런거같기도 해요., 정말 재미없는 영화보러간적있었는데
옆에서 어찌나 재밌게 깔깔거리며 보던지........흠..
무튼 그래서인지 남편은 친구들이 무지무지 많아요~ 결혼식때 하객으로 온 친구들이 서로 놀랐다고..
얘가 이렇게 친구많은 애였나? 하고요.
예전에 연애할때 한번 헤어진 적이 있었는데
하두 심난해서 냉장고정리를 맘먹고 했어요. 하고나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졌는데
이걸 얘기할 사람이 없는거에요 ㅡㅡ;;;;;;;
아... 냉장고 정리했다고 얘기하면 분명히 우와 대단하다고 잘했다고 진심으로 칭찬해줄텐데...
헤어져있는 상태니 얘기도 못하고..
그렇다고 갑자기 뜬금없이 친구에게 전화해서 "나 냉장고 청소했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좀 그렇고..
무지 답답하고 허전하고 이상했던 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네요 ㅎㅎㅎㅎ
요즘엔 하루종일 아기랑 집에 있다보니 넘 심심한데 얘기꺼리가 생길때마다
이건 꼭 얘기해야지!!!하고 엄청 기억해놔요.
그래봤자, 산책하다 본 태풍에 쓰러진 나무 이야기, 82쿡에서 읽은 이야기,
이번주엔 미용실에 가겠다.. 뭐 요런 얘기들이지만요 ㅋㅋ
저의 이상형이 화악~ 폈다가 지는 꽃나무 말고, 상록수처럼 늘 변함없는 남자였는데 얼추 맞는것같아요.
연애때도 이벤트 한번 해준적없고, 프로포즈도 없었고, 마구 열정적으로 불타는 사랑을 표현하고 그렇진않았지만
(사랑한다는 말도 제가 찔러서 네이트온메신저로 딱 한번 들어봤네요.-_-;;ㅋ)
늘 한결같이 옆에 있어주고 얘기들어주고 했던게
결혼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거같아요.
저처럼 남편이랑 이야기하고 대화하는게 재미있으신 분들 있으신가요?
얘기좀 풀어봐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