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돌된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에요.
신랑과 저 둘다 대기업 회사원이에요. 둘이 합쳐 월급여 실수령액은 800이 좀 넘지만, 아직 자기 집 없고 경기도 신도시에 전세 살고 있는 입장입니다.
딸은 시부모님이 키워주고 계시고, 육아비는 처음에 드렸었는데 극구 돌려주셨어요. 내 손녀 내가 돌보는데, 남처럼 돈받고 돌보는 게 되는것 같아 싫다며...;;
그래서 그냥 두분 용돈만 한달에 5,60만원 정도 드리고 있는 정도구요.
친정은 아직 친정아빠가 직장생활 하고 계셔서 따로 생활비 보태거나 하지 않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신랑이 너무 이상한데서만 알뜰한 척?을 하려고 해서 스트레스 받아서요..
친정엄마가 어제 우리 딸 추석빔으로 한복을 맞춰주시겠다고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그래서 그 얘길 신랑한테 했는데 신랑이 너무 못마땅해하는거에요.
"그냥 어머니께 **(아기 이름) 책이나 다른 거 사달라고 하면 안되나?"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이제 추석 다가오면 아이 어린이집에서도 송편빚기 이런것도 하고 한복 입혀 보내주세요~하기도 한다고 말했더니 막 신경질 내요.
그런 게 어디 있냐는 거에요. 어린이집에서 애 한복 사라고 강요하는거라면서;;
조카 보니까 어린이집에서 명절 전에 한복입혀서 사진도 찍고 하더라...라고 얘기했더니, 만약 우리 딸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그렇게 얘기하면 자기한테 말하래요. 자기가 따진대요.
헐...그게 따질 일인가요?
아니, 저도 기본적으로 금방 크는 아기 옷보다는 책 한권 더 사주고, 장난감 사주고 하는게 더 좋아요.
근데 신랑은 그 정도가 심해요.
우리 딸 태어나서 여태껏 내복부터 외출복까지 아빠가 사준 옷이 단 한벌도 없네요. 전부 친정조카, 시부모님 아파트의 다른 아기엄마, 제 친구들.....선물 받거나 물려받은 것들 뿐이에요. 하다못해 신발도 그렇구요.
좀 심할 정도로 아기 옷이나 신발 사는걸 아까워해요.
책이나 아기 자전거 같은건 몇십만원짜리 비싼 것도 턱턱 잘 사면서 유난을 떨어요.
저희집이 비록 내 집은 없고 돈 모으는 중이지만, 그래도 아기 옷 하나 못 사줄 정도로 빠듯한 수입은 아닌 것 같거든요.
하도 간섭 심하고 아기 옷 사주고 싶다 그러면 난리 법석, 금방 크는 애 뭘 자꾸 사주냐고 난리 치고, 집에 애 옷 많은데 왜 사겠다고 하냐고 해서 저도 울 딸 브랜드 옷 한번 못 사줘 봤어요.
저도 다른 일부 아기 엄마들처럼 유모차는 스토케, 아기옷은 버버리나 빈폴, 폴로여야 된다...뭐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실제로 그런거 엄마 허영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근데 아기 한복 한 벌 있어도 되지 않나요?
막말로 어린이집에서 한복 입혀 보내주세요~라고 하면, 우리 딸은 보내지 말아야 하나요? 아님 혼자만 티셔츠에 바지 입혀 보낼 순 없잖아요.ㅠㅠ
아, 진짜 외모에 뭐 관심이 없는 남자라서 그렇다 이것도 아니에요.
제 외모엔 아주 지나치게 집착을 해대서 예전에 여기다 글 올렸던 적도 있었어요. ㅠㅠ 여자는 무조건 예뻐야 한다 는 주의고요. 저 사는 동네가 신랑 회사 근처라 마트 갈때도 츄리닝 못 입게 해요. 직장 동료들 보면 안된다고....;;
아무 것도 아닌 흰 블라우스 한 벌에 오십만원 하는 것도 자기 눈엔 엄청 이쁜지 턱하니 선물하는 스타일이에요.
근데 왜 딸내미한테는 옷 한 벌 사는걸 벌벌 떠는지 모르겠어요.
딸 바보 소리 들을만큼 무지무지 이뻐하긴 해요.
기본적인 공감은 있어요. 금방 크는 아기 비싼 옷 별로 소용없다는 것도 저도 공감하고 있구요.
근데 너무 애기 옷, 신발 이런거에 유난 떠니까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요.
한복 한번 입혀보려다가 밤에 두시간 동안 설전했네요. ㅠㅠ
우리 신랑 성격 왜 이런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