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9월 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68
작성일 : 2012-09-04 05:22:07

_:*:_:*:_:*:_:*:_:*:_:*:_:*:_:*:_:*:_:*:_:*:_:*:_:*:_:*:_:*:_:*:_:*:_:*:_:*:_:*:_:*:_:*:_:*:_

나도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때로 여울로 굽이치며
노래하는 강물이고 싶다
새들 날아오르고 내 몸의 실핏줄마다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떼들의 힘찬 지느러미 소리 귀 기울이는 강물이고 싶다
강물이고 싶다 농부들의 논과 밭에 젖줄을 물리며
푸른 생명들 키워내는 어미의 강물이고 싶다

한때 나도 강이었다
이렇게 가두어진 채 기름띠 둥둥 떠다니며
코가 킁킁 썩어가는 악취의 물이 아니었다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의 대명사를 뒤집어쓰며 버려진 강이 아니었다
발길이 없는 손님을 부르며
목이 쉰 채 뽕짝 거리던 호객행위마저 끊긴 눈물의 부두가 아니었다
애물단지 관광유람선 싸게 팝니다
고소영, 강부자 얼씨구나 몰려들이 땅 떼기하던
운하 부동산 헐값에 세 놓습니다
빛바랜 현수막들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내가 언제 생각이나 했던가 꿈이나마 꾸었던가

아니었다 나는 살고 싶다 살아 흐르고 싶다
이제 나는 범람할 것이다
무섭고 두려운 홍수로 넘칠 것이다
막힌 갑문을 부술 것이다 굴을 뚫은 산을 허물어 산사태로 덮칠 것이다
모든, 그 모든 나를 막는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이명박표 운하를 해일처럼 잔재도 없이 파괴할 것이다

물푸레나무 푸른 물로 흐를 것이다
그리하여 내 곁에서 빼앗아간 아이들의 웃음소리 다시 찾아와
물장구치며 퐁퐁퐁 물수제비 뜨는 푸른 강물로 흐를 것이다
유년의 색동 종이배를 접어 소원을 띄우는 꿈꾸는 강이 될 것이다
먼 바다로 흐르는 생명의 강으로 살아날 것이다


   - 박남준, ≪운하 이후≫ -

_:*:_:*:_:*:_:*:_:*:_:*:_:*:_:*:_:*:_:*:_:*:_:*:_:*:_:*:_:*:_:*:_:*:_:*:_:*:_:*:_:*:_:*:_:*:_

※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그림마당
[김용민 화백 휴가로 ‘그림마당’은 당분간 쉽니다]

2012년 9월 4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09/03/20120904_jang.jpg

2012년 9월 4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0904/134667082756_20120904.JPG

2012년 9월 4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09/03/alba02201209032019150.jpg

 

 


한숨이 나오는 건 시간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
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790 (방사능) 러시아폭발 버섯구름 5 녹색 2012/10/10 2,320
    162789 김어준총수처럼 사람 보는 눈을 가지려면 29 ... 2012/10/10 4,191
    162788 이니스프리 파데 괜찮네요. 1 ... 2012/10/10 1,846
    162787 창의적 교육의 최종 목표는 뭔가요? 3 ㅇㅇ 2012/10/10 1,179
    162786 김장훈, 싸이가 아니라 이런놈을 까야합니다. 6 개자식 2012/10/10 3,792
    162785 공복혈당 103 이면 괜찮나요? 안좋은가요? 6 .... 2012/10/10 19,337
    162784 방송인 류시현 결혼하고 출산했나요? 5 궁그미 2012/10/10 8,110
    162783 나 요거만큼은 잘한다는거 있으세요? 18 질문... 2012/10/10 2,794
    162782 초4남자아이 선물추천~야구글러브,야구모자? 1 친구아들줄려.. 2012/10/10 1,230
    162781 삼광유리 화났다 "락앤락은 거짓말쟁이" 14 .. 2012/10/10 5,493
    162780 월남쌈을도시락으로쌀때요붙지않게하려면 4 ^^ 2012/10/10 11,579
    162779 그 넘의 스마트폰, 스마트폰.. 4 폰이.. 2012/10/10 1,910
    162778 스카프색깔추천해주세요 2 2012/10/10 997
    162777 강사님들!!! 초등 학원 취업, 어떻게 해야할까요? 5 구직자 2012/10/10 1,210
    162776 지방 대학생 한달 용돈 14 .. 2012/10/10 3,740
    162775 아무잘못없다고 소리치더니 변호사 세운다니.. 2 .. 2012/10/10 1,763
    162774 캣맘분들한테 여쭤보고싶은게 있어요2 8 만두통통 2012/10/10 1,180
    162773 적금,예금 이율 높은곳 알려드릴께요.. 8 den 2012/10/10 3,992
    162772 샤워만 하면 피부에 하얗게 뭐가 일어나서....... 7 피부가문제야.. 2012/10/10 2,282
    162771 이번 주말 설악산은 무척 붐비겠지요? 2 서울촌년 2012/10/10 1,058
    162770 샤워 오랫동안 안해보신 분? 14 깁스 2012/10/10 6,855
    162769 홈쇼핑 광고ᆢ꾸여꾸역 먹는것보니ᆢ 6 루비 2012/10/10 1,998
    162768 조선·중앙·동아일보 지국 ‘신문고시 위반율 100%’ 2 0Ariel.. 2012/10/10 950
    162767 G마켓에서요 147원 마일리지랑 스탬프 1개 어느게 더 유리할까.. 5 쇼핑노하우 2012/10/10 1,422
    162766 요즘 치과 금니 씌우는데 얼마인지요? 6 알아보고해야.. 2012/10/10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