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아이 둘 있는 직장맘이예요

직장맘 조회수 : 1,746
작성일 : 2012-09-03 18:48:06

저... 아래, 엄마가 일 안하고 집에있었으면 좋았겠다라는 글 보고 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희 엄마도 일을 하셨어요. 자영업이라서... 공휴일에도 나가셨고, 명절 딱 하루만쉬셨어요. 물론 주중에 쉬는 날이 있었지만 전 학교에 가니... 함께 쉴 날이 얼마  없었어요. 그래서 그 흔한 가족여행도 많이 못가보고...

 

엄마가 집에 계시는 날엔 맛있는거 먹는날... 맛있는 음식을 손수 해 주셨거든요.

 

그나마 전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엄마가 일을 하셔서 별다른 감흥이 없는데... 엄마가 일을 하셨던 시기가 초등학교 일학년이었던 동생은... 많이 외로웠나봐요.

 

이제 나이를 먹고 아이를 낳고 보니, 초등학교 일학년 짜리를 집에 두고 일을 나갔던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짠 했을지... 짐작이 가요. 저희 아이들은 돌봐주시는 분이라도 있지만, 어렸을적 제 동생은 혼자 있었거든요....

 

근데요...

 

저도 지금 일을 하는데... 일을 하는게 너무 좋아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사정이 있어 남편도, 저도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한정된 돈으로만 생활을 해야 했는데요... 아이 학교에서 준비물이 있으면 마음이 아팠어요. 항상 가장 저렴한걸로 준비를 해 줘야 했거든요. 아이 먹는 간식도 몇번을 들었다 놨다... 아이 옷가지도 얻어 입히고... 외식은 정말 어쩌다 한번 벼르고 별러서... 교통비도 아까워 걸어다니기도 했고요 친구들도 잘 안만났어요. 만나면 커피값, 점심값 내야 하니까... 변변한 옷, 가방 도 없어 초라 해 보이니까...

 

그런데요, 지금은 남편도 저도 직장을 다니고, 일을 하니 너무 좋아요.

 

아이들 준비물 원하는거 척척 사 줄수 있구요, 아이들 먹고 싶은거 사 먹이고, 철마다 옷이며 신발이며 새로 사  줄수 있고, 주말이면 바람쐬러 나가고, 외식도 하고...

 

저는요... 저희가 경제적으로 궁핍할때 아이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날... 학교에 행사가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복장을 하고 등교를 하는 날 이었거든요. 다른 아이들은 십만원 가까이 하는 정말 멋진 옷을 입고 자랑스러워 하는데, 우리 아인 슈퍼마켓에서 파는 만원짜리 옷을 입고 있었거든요. 부러워 했어요. 멋진 캐릭터 복장을 한 친구를...

 

아이가 창피해한다거나, 사달라고 떼를 썼다면 밉기라도 했을 텐데... 그냥 부럽게 쳐다만 보더라구요.

 

전요... 지금 큰 부자는 아니어도, 그래도 아이가 원하는거 해 줄 수 있고, 어린이날이며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선물을 사 줄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돈은 중요한것 같아요.

 

아이 옆에서 엄마가 돌봐주면 좋지만, 그게 항상일 필요는 없잖아요.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가기도 하지만, 때론 출장때문에 며칠씩 얼굴을 못보기도 하지만...

 

함께있을때 최선을 다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저희 둘째는 제가 출장가면 유치원에 가셔 은근히 자랑하기도 해요. 처음 들어보는 도시이름 몇번을 묻고 외워서는 유치원에 가서 우리엄마는 지금 어디어디에 갔다고 이야기를 한대요.

 

그런거 보면... 전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지금 상황이 너무 감사해요.

 

모두다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단지 직장에 다니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낙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감정에 격해 너무 횡설수설 했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11.187.xxx.24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은여기에
    '12.9.3 6:52 PM (112.158.xxx.69)

    아니에요
    님 마음 잘 전해지네요
    돈도 중요하지만 뭐랄까 뭔가에 쪼들리지않는다는거
    그거 아닐까요
    사람마다 그 부분이 달라서 누군가에겐 함께있는 시간이 될수도 있겠지요
    암튼 아이가 자랑스러워한다니 성공이신거에요
    ㅎㅎ

  • 2. 맞아요
    '12.9.3 7:01 PM (223.62.xxx.82)

    다들 입장이 다른건데 왜그렇게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들인지
    전 지금은 전업인데요 애들이 엄마가 집에 있는걸 원해서요
    전 연봉도 많은 직장이었는데 돈보다는 애들과의 시간을 택했어요
    애들마다 다 다르니까 뭐가 맞다고 할수는 없는거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지금도 얘기해요
    엄마가 집에 계셔서 좋다고
    중학생인데도 그러네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죠 어떻게 다 가지겠어요
    어느 길로 가든 후회는 다 남을거예요^^

  • 3. 전업이지만
    '12.9.3 7:04 PM (59.5.xxx.130)

    직장맘들 너무 존경스러워요......화이팅..

  • 4.
    '12.9.3 9:09 PM (218.232.xxx.238)

    영어강사여서 학교 학부모 초청 강의할때 영어 특강도 해주었어요. 제 딸이 무지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더군요. 제 딸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7701 시어머니가 사용하실 통장을 남편 명의로.. 10 통장명의 2012/09/03 3,098
147700 헤라 화장품 보통 어디서 사는게 싸나요? 2 질문 2012/09/03 2,486
147699 모바일투표 신청했어요 ㅋㅋㅋ 13 누구땜시 2012/09/03 1,787
147698 대전 둔산 아파트 추천해주세요 15 대전 2012/09/03 4,348
147697 봉사활동 시작...어떻게들 하셨어요? 5 봉사활동 2012/09/03 1,798
147696 아들 육아서 추천 좀 해주세요 7 아들엄마 2012/09/03 1,812
147695 [축하해주세요] 드디어 학자금 대출금 상환 완료입니다 5 ........ 2012/09/03 1,680
147694 전체관람가영화중 감명 깊은 영화좀 추천해주세요 15 영화 2012/09/03 4,788
147693 뇌수막염 결석처리 3 아이 2012/09/03 2,296
147692 유산균 캡슐..이거 꾸준히 먹어도 될까요? 2 ,,, 2012/09/03 5,703
147691 변비에 좋다길래 6 달팽이 2012/09/03 1,781
147690 대문 등골 오싹글읽고 저도 소름끼쳤던 경험 14 ㅇㅇ 2012/09/03 5,933
147689 내일 벼세우기하러가는데..ㅜㅜ 1 ?? 2012/09/03 1,011
147688 포도잼? 딸기잼? 어떤게 더 몸에 좋을까요? 1 iconoc.. 2012/09/03 1,397
147687 길거리에 부쩍 이상한사람들 2 ㅁㅁㅁ 2012/09/03 1,917
147686 성형외과 아무데나 가서 보톡스 맞아도 될까요? 2 압구정 2012/09/03 1,978
147685 시계이름이 뭔지 알고 싶어요 4 똘이엄마 2012/09/03 1,567
147684 선택이지만 실제로는 근거리인 고교.. 고민 2012/09/03 862
147683 후진주차 중 쿵!!! 스리슬쩍 도망가던 아줌마 4 주차중 2012/09/03 3,371
147682 나가수 새멤버 보셨나요? 으허허헉! 19 깍뚜기 2012/09/03 7,360
147681 우리 아이는 왜 이럴까요? 2 고니 2012/09/03 1,394
147680 70年生을 기준으로 작은키의 기준이 얼마인가요? 24 왜 나보다 .. 2012/09/03 4,833
147679 스마트폰 분실했는데 폰이 하루만에 중국 갔나봐요.ㅠㅠ 6 대처불가 2012/09/03 4,255
147678 탤런트 이기선씨,박순애씨억하세요?? 16 이기선 2012/09/03 20,604
147677 햄버거 안에 든 패티같은 고기만들려는데 재료좀요~ 6 함박 2012/09/03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