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아이 둘 있는 직장맘이예요

직장맘 조회수 : 1,757
작성일 : 2012-09-03 18:48:06

저... 아래, 엄마가 일 안하고 집에있었으면 좋았겠다라는 글 보고 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희 엄마도 일을 하셨어요. 자영업이라서... 공휴일에도 나가셨고, 명절 딱 하루만쉬셨어요. 물론 주중에 쉬는 날이 있었지만 전 학교에 가니... 함께 쉴 날이 얼마  없었어요. 그래서 그 흔한 가족여행도 많이 못가보고...

 

엄마가 집에 계시는 날엔 맛있는거 먹는날... 맛있는 음식을 손수 해 주셨거든요.

 

그나마 전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엄마가 일을 하셔서 별다른 감흥이 없는데... 엄마가 일을 하셨던 시기가 초등학교 일학년이었던 동생은... 많이 외로웠나봐요.

 

이제 나이를 먹고 아이를 낳고 보니, 초등학교 일학년 짜리를 집에 두고 일을 나갔던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짠 했을지... 짐작이 가요. 저희 아이들은 돌봐주시는 분이라도 있지만, 어렸을적 제 동생은 혼자 있었거든요....

 

근데요...

 

저도 지금 일을 하는데... 일을 하는게 너무 좋아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사정이 있어 남편도, 저도 직장을 다니지 못하고 한정된 돈으로만 생활을 해야 했는데요... 아이 학교에서 준비물이 있으면 마음이 아팠어요. 항상 가장 저렴한걸로 준비를 해 줘야 했거든요. 아이 먹는 간식도 몇번을 들었다 놨다... 아이 옷가지도 얻어 입히고... 외식은 정말 어쩌다 한번 벼르고 별러서... 교통비도 아까워 걸어다니기도 했고요 친구들도 잘 안만났어요. 만나면 커피값, 점심값 내야 하니까... 변변한 옷, 가방 도 없어 초라 해 보이니까...

 

그런데요, 지금은 남편도 저도 직장을 다니고, 일을 하니 너무 좋아요.

 

아이들 준비물 원하는거 척척 사 줄수 있구요, 아이들 먹고 싶은거 사 먹이고, 철마다 옷이며 신발이며 새로 사  줄수 있고, 주말이면 바람쐬러 나가고, 외식도 하고...

 

저는요... 저희가 경제적으로 궁핍할때 아이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날... 학교에 행사가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복장을 하고 등교를 하는 날 이었거든요. 다른 아이들은 십만원 가까이 하는 정말 멋진 옷을 입고 자랑스러워 하는데, 우리 아인 슈퍼마켓에서 파는 만원짜리 옷을 입고 있었거든요. 부러워 했어요. 멋진 캐릭터 복장을 한 친구를...

 

아이가 창피해한다거나, 사달라고 떼를 썼다면 밉기라도 했을 텐데... 그냥 부럽게 쳐다만 보더라구요.

 

전요... 지금 큰 부자는 아니어도, 그래도 아이가 원하는거 해 줄 수 있고, 어린이날이며 크리스마스에 근사한 선물을 사 줄수 있는 지금이 너무 좋아요.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돈은 중요한것 같아요.

 

아이 옆에서 엄마가 돌봐주면 좋지만, 그게 항상일 필요는 없잖아요.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 늦게 들어가기도 하지만, 때론 출장때문에 며칠씩 얼굴을 못보기도 하지만...

 

함께있을때 최선을 다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저희 둘째는 제가 출장가면 유치원에 가셔 은근히 자랑하기도 해요. 처음 들어보는 도시이름 몇번을 묻고 외워서는 유치원에 가서 우리엄마는 지금 어디어디에 갔다고 이야기를 한대요.

 

그런거 보면... 전 제가 일을 할 수 있는 지금 상황이 너무 감사해요.

 

모두다 처한 상황이 다르겠지만... 단지 직장에 다니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낙담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감정에 격해 너무 횡설수설 했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211.187.xxx.24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은여기에
    '12.9.3 6:52 PM (112.158.xxx.69)

    아니에요
    님 마음 잘 전해지네요
    돈도 중요하지만 뭐랄까 뭔가에 쪼들리지않는다는거
    그거 아닐까요
    사람마다 그 부분이 달라서 누군가에겐 함께있는 시간이 될수도 있겠지요
    암튼 아이가 자랑스러워한다니 성공이신거에요
    ㅎㅎ

  • 2. 맞아요
    '12.9.3 7:01 PM (223.62.xxx.82)

    다들 입장이 다른건데 왜그렇게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들인지
    전 지금은 전업인데요 애들이 엄마가 집에 있는걸 원해서요
    전 연봉도 많은 직장이었는데 돈보다는 애들과의 시간을 택했어요
    애들마다 다 다르니까 뭐가 맞다고 할수는 없는거 같아요
    저희 아이들은 지금도 얘기해요
    엄마가 집에 계셔서 좋다고
    중학생인데도 그러네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죠 어떻게 다 가지겠어요
    어느 길로 가든 후회는 다 남을거예요^^

  • 3. 전업이지만
    '12.9.3 7:04 PM (59.5.xxx.130)

    직장맘들 너무 존경스러워요......화이팅..

  • 4.
    '12.9.3 9:09 PM (218.232.xxx.238)

    영어강사여서 학교 학부모 초청 강의할때 영어 특강도 해주었어요. 제 딸이 무지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더군요. 제 딸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542 애들 침대에 전기요나 전기매트 깔아주고 싶은데, 어디서 구입하나.. 7 애들 방이 .. 2012/10/31 3,495
171541 발을 따뜻하게 할만한 아이템은 뭐가있을까요? 5 발난로 2012/10/31 1,454
171540 전대사... 1 성당다니시는.. 2012/10/31 620
171539 문재인 "공공기관 민영화 전면 재검토 6 ..... 2012/10/31 1,387
171538 베스트글의 드라마같은 얘기,의 결말이...우리집에선 안좋아요.... 1 내가쓴? 2012/10/31 1,581
171537 어떤사람이 제글을 마음대로 사이트에 올렸는데 2 검색 2012/10/31 974
171536 6살딸아이...어떡하죠?? 10 어찌해야할지.. 2012/10/31 2,754
171535 티아라 이야기를 들으니 멤버들이 문제많은애가 많다네요 7 ㅁㅇ 2012/10/31 4,126
171534 혹시 지금 국민은행 홈페이지 들어가지나요? 3 뱅킹 2012/10/31 939
171533 허리케인 샌디 생방송중 ....이거 보셨나요? 3 말춤 2012/10/31 2,069
171532 T맵 이벤트 참여해보신분~~~!!?? 더니엘리 2012/10/31 426
171531 이명박이 특검에 수사비를 안 준다네요....ㅠ.ㅠ 2 -_- 2012/10/31 1,195
171530 MTS + 정안침 딱 5회 한 결과 4 피부미용 2012/10/31 3,879
171529 박근혜 "투표시간 연장에 100억드는데 가치 있나&qu.. 17 세우실 2012/10/31 2,124
171528 아..정말 걱정입니다! 1 민망 2012/10/31 829
171527 오래된 아파트,,사람사는 정이 느껴져요. 3 2012/10/31 2,053
171526 얇고 따듯한 장갑 추천해주세요 장갑 2012/10/31 757
171525 6개월아기 뭐 먹여야하나요? 2 가르쳐주세요.. 2012/10/31 897
171524 여기 의사나 약사 선생님 계신가요? 3 .... 2012/10/31 1,249
171523 아들 결혼하는데 새엄마가 1억전세 얻어줄 정도면 대단한건가요? 6 고민 2012/10/31 3,563
171522 산부인과 질환때문에 골치예요..잘아시는분 계신가요?? 4 산부인과 2012/10/31 2,579
171521 실비보험, 보통 어떻게 설계하세요? 기본만 해도 될까요? 5 2012/10/31 1,309
171520 동네에 작은 홈플익스프레스 캐셔 월급이 얼마인가요? 8 사람을구한다.. 2012/10/31 8,864
171519 직장인 8년차 영어 고민... 17 san 2012/10/31 2,641
171518 집주인이 보증금 미루는 경우 6 세입자 2012/10/31 1,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