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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김수철, 김길태' 전국민을 분노케 한 악몽 같은 사건이지만 이 사건 이후에도 아동 성범죄는 매년 천 여건 이상 발생해 정부와 경찰의 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것이냐는 비판이 거세다. 더욱이 저항능력이 없는 아동을 고문이나 다름없는 성폭행을 저지르면서 범죄은폐를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등 갈수록 포악해지는 양상이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만 12세 미만의 아동들의 성폭력 피해 건수는 2008년 1,207건, 2009년 1,007건, 2010년 1,179건, 2011년 1,054건, 2012년(6월 현재) 411건으로 집계됐다. 아동 성범죄 처벌과 대책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범죄발생은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08년 등교 중이던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와 경찰은 성범죄자 전자발찌 부착 기간 연장, 성인 성도착증 환자에 대한 이른바 '화학적 거세' 등 대책을 서둘러 내놓았지만 범죄 억지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오히려 조두순의 경우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징역 12년 형을 선고 받으면서 '솜방망이 처벌'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처벌이나 대책이 허술하다 보니 아동 성범죄는 단순히 성폭력에 그치지 않고 살인과 시신 유기에까지 이르는 등 잔혹함을 드러내는 사건들이 이어졌다. 2010년 부산에서 발생한 '김길태 사건'은 성폭행에 그치지 않고 여중생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 7월 경남 통영에서 성범죄 전과자가 이웃집 10세 초등생을 납치,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
현재 경찰이 관리하는 아동ㆍ청소년 성범죄 전과자는 모두 4,118명(올 3월 현재). 경찰은 이들에 대해 파출소나 지구대에서 담당직원이 매월 한차례 신상정보의 변경 여부나 형식적인 동향파악 정도만 하고 있을 따름이어서 과연 범죄 억지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실제로 강간과 강제추행 등 전체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07년 1만3,396건에서 2008년 1만5,017건, 2010년 1만8,256건, 2011년 1만9,498건으로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강간 등 성범죄의 2010~2011년 증가율은 6.7%로, 5대 주요 범죄(살인ㆍ강도ㆍ강간ㆍ절도ㆍ폭력) 가운데 가장 높다. 더욱이 2011년 칼이나 공구, 유리병 등 흉기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500건으로 집계되는 등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관대한 처벌이 악마를 키우고 있습니다..